vendredi 31 août 2007

그즈렁빅쓰 (Gueuselambix)

bras (팔) 과 연관된 또다른 단어 brasser 는 « 팔로 휘젓다, 섞다 » 라는 뜻의 동사인데, 애초에는 특별히 맥아를 휘젓는 행위만을 뜻했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옛 불어 단어 중 brais (맥아) 라는 말이 있었는데, brais 를 bras 로 휘저어 가며 맥주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두 단어의 모양과 발음이 비슷했기 때문에, 아주 초기부터 (12세기 이전) braisbras 사이에 혼돈이 생겨, brasser 라는 동사를 낳았습니다. 좁은 의미의 brasser 는 맥주를 만드는 여러 과정 중 맥아를 물에 불리면서 섞어 주는 과정만을 뜻하지만, 뜻이 확장되어 맥주를 만드는 전체 과정을 다 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brasseur/brasseuse 라 하면 « 맥주를 만드는, 또는 파는 사람 (남/녀) » 을 뜻하고, brasserie 라 하면 « 맥주를 만드는 장소, 공장 », 그리고 또한 « 맥주만 전문적으로 팔던 술집 » 을 뜻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brasserie 라고 하면 « 큰 식당 » 을 뜻합니다.)

맥주 소비에서 독일을 능가한다는 벨직에는 두말할 나위 없이 맥주의 종류가 엄청 다양합니다. 그 중 오로지 벨직, 그것도 브뤼쎌 근방에서만 만드는 렁빅 (lambic) 이라는 유형의 맥주는 효모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공기 중 떠도는 세균과의 접촉을 통해 자연스럽게 발효시킨 맥주입니다. 렁빅이 브뤼쎌의 특산물이 된 이유는 바로 이 자연 발효를 일으키는 세균이 오로지 브뤼쎌 근방의 공기와 물에서만 살기 때문이랍니다.

렁빅은 또다시 여러 종류로 세분되는데, 그 중 그즈 (gueuse) 는 맛과 햇수가 다른 여러 렁빅을 혼합한 후, 유리병에 담아 재발효시킨 맥주입니다. 아직 발효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젊은 렁빅이 나이든 렁빅을 만나면 두번째 발효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유리병에 담겨 밀봉되었으므로, 이 발효에서 일어난 가스는 밖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즈에는 마치 셩빠뉴 (champagne) 처럼 뽀글뽀글, 입안에서 탁탁 튀는 방울이 가득합니다. 사실 그즈를 만드는 방법 자체가 실제로 셩빠뉴를 만드는 방법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즈는 때때로 맥주의 셩빠뉴 (champagne de la bière) 라 불리기도 합니다.

아스떼릭쓰 만화 중에는 그즈렁빅쓰 (Gueuselambix) 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두말할 나위 없이 gueuse lambic 에서 왔으며, 벨직사람들의 두목입니다. 쥘 쎄자르가 벨직사람들이 골사람들보다 더 용감하다는 말을 하는 바람에 (쎄자르는 실제로 그의 골 전쟁기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매우 자존심이 상한 아브라라꾸르씩쓰는 아스떼릭쓰와 오벨릭쓰를 데리고 그즈렁빅쓰와 싸우러 벨직으로 떠납니다.

그즈렁빅쓰

samedi 25 août 2007

아브라라꾸르씩쓰 (Abraracourcix) 와 팔 (bras)

아브라라꾸르씩쓰아스떼릭쓰가 사는 마을의 우두머리 (chef) 로, 그는 촌장으로서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 항상 두 사람의 부하가 떠받드는 방패 위에 서서 이동을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아, 툭하면 방패에서 떨어지는 봉변을 당하곤 하지요. 그는 또한 뤼떼쓰 (현재의 빠리) 에 가서 살고 싶어하는 아내, 본민으로부터 상당히 괄시를 받지만, 로마인들과 싸울 때는 나름대로 씩씩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의 이름도 à bras raccourci 라는 표현에 x 를 붙인 것으로 « 매우 격렬하게 » 라는 뜻이지요. 이 표현을 직역하면, « 짧아진 팔로 » 라는 뜻인데, 이것은 싸움시 상대방을 힘있게 때리기 위해서 팔을 뒤로 접는 행위를 묘사한 것입니다. 그러면 팔이 짧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다음에 주먹이 나가면, 뻣뻣한 긴 팔로 때리는 것보다 훨씬 아프니까요.

방패에서 떨어지는 아브라라꾸르씩쓰
(4 cases extraites du Grand Fossé)

반대로, avoir le bras long (긴팔을 갖고 있다) 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 말은 누군가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 있다거나 높은 자리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

bras (팔) 이 들어간 불어 숙어와 표현은 그 외에도 상당히 많은데, 그 중 bras de fer 는 직역하면 (=강철의 팔) 뜻이 모호합니다. 이 말은 사실은 « 팔씨름 » 을 뜻합니다.

les bras en tombent à qn. = « 팔이 떨어져 나간다 » 라고 하면 매우 놀랍거나 어처구니가 없다는 뜻.

중세에 여자들이 입던 brassière 라는 옷은 팔과 어깨, 가슴 부위를 꼭맞게 조이는 옷이었습니다. 이 말이 영어로 건너가 가슴을 받쳐주는 여자용 속옷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정작 현대 불어 brassière 에는 전혀 이런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아기에게 입히는 옷을 뜻합니다. 프랑쓰어로 이 역할을 하는 옷은 soutien-gorge 라고 합니다. 즉 « 목 (gorge) 지탱 (soutien) ». 옛날 불어에서는 가슴 (poitrine) 을 대놓고 poitrine 이라고 부르는 것을 수줍어하여, gorge 라는 말로 대체했었습니다.

embrasser 라는 동사는 « 입맞추다 » 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원래의 의미는 « 팔 (bras) 로 안다 » 라는 뜻이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원뜻이 여전히 쓰이고 있어서, 때때로 embrasser 라고 하면 껴안았다는 건지 입을 맞추었다는 건지 불확실할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거의 두 행위가 함께 이루어지지만요. 또 je t'embrasse/je vous embrasse 라고 말하면, 반드시 행위가 수반되지 않아도, 헤어질 때 서로 마음을 주고 받는 인사 표현으로 쓰입니다. 대개는 실제로 얼굴을 보지 못할 때, 주로 전화나 편지 등의 끝에 하는 말이지요. 이 표현은 연인관계의 남녀 뿐 아니라, 친하기만 하다면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jeudi 23 août 2007

오르드랄파베틱쓰네 가족들 (famille d'Ordralfabétix)

오르드랄파베틱쓰 (Ordralfabétix) 는 마을의 물고기 장사 (poissonnier) 인데, 그가 파는 물고기 (poisson) 는 신선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는 늘 생선 냄새를 풍기며 다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핀잔을 받지만, 특히 대장장이 쎄또또마틱쓰 (Cétautomatix) 가 그를 가장 못참아 하지요. 그래서 두 사람은 틈만 나면 싸웁니다. 그들이 유일하게 힘을 합치는 때는 로마인들과 싸움을 할 때이지요. 오르드랄파베틱쓰의 이름은 ordre alphabétique (알파베 순) 이라는 표현에서 온 것이나, 그의 직업이나 성격과는 별 관련이 없는 듯.

오르드랄파베틱쓰의 부인인 옐로쒸브마린 (Iélosubmarine) 은 오히려 물고기와 조금 더 관련이 있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이름은 « 노란 잠수함 » 이란 뜻이니까요. 이것은 물론 비틀즈의 노래 Yellow Submarine 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그녀가 만화 속에 처음 등장한 것이 1969년인데, 같은 해에 비틀즈의 노래가 큰 히트를 쳤기 때문. 재미있는 것은, 영어판에서 그녀의 이름은 Bacteria 로 번역되었다고 합니다. (신선하지 않은 물고기 때문에 ?)

Monsieur et Madame Ordralfabétix


오프딸몰로직쓰 (Oftalmologix) 는 오르드랄파베틱쓰의 아버지로, 그 역시 마을의 물고기 장사였던 것으로 나옵니다. 같은 직업을 아들이 물려 받은 것이지요. 그의 이름은 ophtalmologique (안과의) 라는 뜻입니다.
볼꺄닉쓰 (Volcanix) 는 오프딸몰로직쓰의 손자이자, 오르드랄파베틱쓰와 옐로쒸브마린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그 이름은 volcanique (화산의) 라는 단어에서 왔지요. 그는 마을의 어린이들 중 대장 노릇을 합니다.

  • 프레네틱쓰 (Frénétix) = frénétique « 열광적인 »
  • 쉴퓌릭쓰 (Sulfurix) = sulfurique « 황산의 »
  • 파띠딕쓰 (Fatidix) = fatidique « 숙명적인 »
  • 브레꼴릭쓰 (Vrécolix) = vraie colique « 진짜 말썽장이 »
  • 에꼴라익쓰 (Ecollaïx) = école laïque « 공립 학교 »

는 모두 볼꺄닉쓰의 부하 노릇을 하는 마을의 어린이들.

mercredi 22 août 2007

아쥬꺄노닉쓰 (Agecanonix)

아쥬꺄노닉쓰빠노라믹쓰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은 노인으로 아스떼릭쓰가 사는 마을에서 가장 연장자입니다. 하지만 그는 아흔세살이라는 나이값을 못하고 좀 촐싹대는 기질이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여전히 젊고 팔팔하다고 믿고 있으며, 여기저기 사사건건 참견하고, 화도 잘 내고 투덜도 많이 합니다. 그는 자기보다 훨씬 젊은 여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이 여자는 다른 여자 주인공들과는 달리 만화 속에서 이름이 밝혀져 있지 않으며, Madame Agecanonix 라고만 불립니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여겨지는 아쥬꺄노닉쓰 부인은 나이든 남편을 항상 어린애 다루듯 하고, 비록 그를 사랑하긴 하지만 질투심과 허영심이 많아 부부싸움이 잦습니다.

Monsieur et Madame Agecanonix


Agecanonix 라는 이름은 âge canonique 이라는 숙어에서 왔는데, 직역하면 « 교회법의 나이 » 라는 뜻인 이 표현은 사실상으로 « 매우 나이가 많다 » 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 표현은 두말할 나위 없이 canon 이란 단어에서 비롯되었지요. canon 은 좁게는 « 교회법 », 넓게는 « 누구나 지켜야 할 규칙, 규범, 원칙 » 이란 뜻입니다. 따라서 canonique 이란 형용사는 « 교회법과 관련된, 법에 합당한 », 또는 « 규율을 정하는, 모범의, 원형의 » 등등의 뜻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âge canonique 을 « 남의 모범이 될 수 있는 나이 » 또는 « 법을 정할 수 있을 만큼 큰 권위를 지닌 나이 » 라고 해석하여, 나이가 많다는 뜻으로 이해하는데, 사실은 전혀 다른 기원을 갖고 있습니다.

애초에 âge canonique 은 사제관의 가정부가 가져야 할 최소 나이였습니다. 너무 젊은 여자는 순결을 맹세한 남자들의 정신을 어지럽힐 염려가 있으므로, 신부님의 식사와 청소 등 이런저런 살림살이를 돕는 여자는 어느 정도 나이가 지긋해야 했던 것입니다. 이 나이는 교회법상 40살로 정해져 있었다고 합니다 (여전히 그런지는 의문). 하지만 이것은 최소의 나이일 뿐, 실제로는 더 나이 많은 아줌마들, 할머니들이 주로 사제관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âge canonique 에 달했다고 하면 나이가 많이 먹었다는 뜻이 된 것입니다.

한편 canon 은 음악에서 « 돌림노래기법 » 을 뜻하기도 하는데, 왜냐하면 모든 성부들이 하나의 정해진 선율을 « 원칙 » 으로 삼아 그것을 엄격하게 모방하기 때문이지요.

mardi 21 août 2007

빠노라믹쓰 (Panoramix)

빠노라믹쓰는 아스떼릭쓰가 사는 마을의 드뤼이드로, 역시 모든 알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드뤼이드 (druide) 란 쎌트족의 사제 (prêtre) 로, 빠노라믹쓰는 나이가 많고, 긴 수염을 기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엄청난 지식을 가지고 있지요. Panoramix 란 이름은 형용사 panoramique 에서 왔는데, 필경 그의 지식이 다방면에 걸쳐 방대하기 때문일 것이라 해석됩니다. 지금까지 본 이름들이 모두 -isque (astérisque, obélisque, odalisque, risque) 로 끝나는 단어들을 변형시킨 것이라면, Panoramix 의 이름처럼 -ique 로 끝나는 말을 변형시킨 이름들도 무성합니다.

빠노라믹쓰의 해박한 지식 중에서도 그는 마술약 (potion magique) 을 만드는 비법을 알고 있는데, 이 마술약을 마시면 누구라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골 (Gaule) 전체가 로마에게 정복을 당했지만, 아스떼릭쓰네 마을은 여전히 지탱할 수 있는 것도 빠노라믹쓰의 이 마술약 덕분입니다. 로마인들과 싸워야 할 때 마을 사람들은 모두 마술약을 한국자씩 마시고 싸움에 나가 로마인들을 때려눕힙니다. 다만 오벨릭쓰만은 아무리 마술약을 마시고 싶어도 그럴 자격이 없는데, 그는 어렸을 때 마술약 솥단지에 빠졌었기 때문에 마술약을 마시지 않아도 힘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마술약을 만드는 법은 로마인들에게는 물론 다른 드뤼이드들에게도 극비로 숨겨져 있지만, 기 (gui) 라는 식물을 주재료로 하는 점만은 알려져 있습니다. 기는 기생식물 (parasite) 로서, 다른 큰 나무들의 몸통과 가지에 부풀은 공 모양을 이루며 얹혀 사는데, 빨리 해치우지 않으면 원래 나무를 죽일 정도로 무성하게 번식합니다. 프랑쓰에서는 이 기가 아주 골칫거리로, 이것들을 죽이느라고 노력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주 옛날에 쎌트인들에게 기는 신성한 식물로 여겨졌습니다. 아스떼릭쓰 만화 속에서도 빠노라믹쓰는 마술약에 쓰는 기를 딸 때는 반드시 금낫 (serpe d'or) 만 사용하지요.

금낫을 허리에 차고 마술약을 만드는 빠노라믹쓰

dimanche 19 août 2007

risque 에서 비롯된 이름들

아쒸렁쓰뚜릭쓰 (Assurancetourix) 아스떼릭쓰의 모든 알범에 절대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등장하는 인물 중의 하나로, 마을의 바르드입니다. 바르드 (barde) 란 쎌트 문화에서 시인이자 음악가를 일컫는 말로서, 아쒸렁쓰뚜릭쓰 역시 늘 손에 작은 리르 (lyre) 를 들고 다니며 틈만 나면 노래를 부르려 들지요. 하지만 그는 노래를 끔찍히도 못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싫어하며, 특히나 대장장이 (forgeron) 쎄또또마틱쓰 (Cétautomatix) 는 그가 노래만 부르려들면 때려 눕히거나, 입에 재갈을 물려 나무에 묶어 둡니다. Assurancetourix 라는 이름은 보험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assurance tout risque 라는 말에서 온 것입니다. 즉 모든 (tout) 위험 (risque) 에 대한 보험 (assurance). 하지만 왜 그에게 이런 이름을 주었는지는 의문...

이름이 이와 비슷한 인물로 구뒤릭쓰 (Goudurix) 가 있습니다. 이 말은 « 위험의 맛, 위험에 대한 취미 » (goût du risque) 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이름과는 정반대로 이 인물은 겁이 많은 청소년입니다. 그는 마을의 두목인 아브라라꾸르씩쓰의 조카로, 뤼떼쓰 (현재의 빠리) 에 사는 도시 소년인데, 그의 아버지인 오쎄아노닉쓰 (Océanonix) 가 아들의 담력을 키우고자 삼촌인 아브라라꾸르씩쓰의 마을로 보냅니다. 아스떼릭쓰의 마을에 도착한 구뒤릭쓰는 겁이 무엇인지를 배우려는 노르멍들에게 납치되었다가, 결국은 그가 용감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됩니다. 구뒤릭쓰는 또한 아쒸렁쓰뚜릭쓰의 노래를 좋아하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께스꽁릭쓰 (Keskonrix) 는 구뒤릭쓰보다 어리지만 더 용감한 꼬마입니다. 그의 이름은 Qu'est-ce-qu'on risque ? (무슨 위험이 있겠어 ?) 라는 문장을 축약시킨 것이지요. 그는 화살로 아기 멧돼지들을 사냥하던 중, 아쒸렁쓰뚜릭쓰가 로마인들에게 납치되는 것을 목격하게 되어, 재빨리 아스떼릭쓰에게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samedi 18 août 2007

오달리스크 (odalisque)

오달리스크란 오또멍 제국 (Empire ottoman) 에서 황제의 후궁들의 시중을 들던 여자 노예인데, 한때 서양 미술에서 즐겨 다루어진 주제이기도 합니다. 특히 유명한 작품은 앙그르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의 누운 오달리스크 또는 큰 오달리스크 (Odalisque couchée ou La Grande Odalisque).

앙그르의 누운 오달리스크, 1814

이 그림은 발표시 큰 물의를 빚었는데, 그 이유는 나체나 에로틱한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이 여자의 등이 비정상적으로 길었기 때문이랍니다 (À ce propos, consulter la remarque de G. Vigne ici). 아무튼 이 작품을 비롯하여 오달리스크를 주제로 한 대부분의 그림들은 주로 동양적 분위기가 나는 배경 속에서 나른하게 누워 있는 젊은 여자의 나체를 그린 그림들입니다 (오달리스크 그림 모음집).


그런데 같은 단어가 아스떼릭쓰 만화에서는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둔갑하기도 했습니다. obélisqueObélix 가 되었듯이, odalisqueOdalix 라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오달릭쓰아스떼릭쓰와 오벨릭쓰가 사는 마을의 주민은 아니고, 그들이 골 일주 여행을 떠났을 때, 아기눔 (현재의 아쟝) 에서 만난 사람으로, 비록 골인이지만 로마인들에게 매수된 요리사였습니다. 그는 아스떼릭쓰와 오벨릭쓰를 로마인들에게 팔아 넘길 심산으로, 그들을 자기 여인숙에 초대하여 수면제를 섞은 멧돼지 고기를 먹이려다가, 영리한 아스떼릭쓰에 의해 오히려 자기가 잠들게 됩니다.




한편 오벨로달릭쓰 (Obélodalix) 라는 인물도 있는데, 그는 다름아닌 오벨릭쓰의 아버지입니다. 이 이름은 « ô belle odalisque (오, 아름다운 오달리스크) » 라는 뜻이지요. 그는 마을을 떠나, 꼰다떼 (현재의 렌) 에서 아스떼릭쓰의 아버지인 아스트로노믹쓰 (Astronomix) 와 함께 골동품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vendredi 17 août 2007

오벨릭쓰 (Obélix)

아스떼릭쓰 만화에서 재밌는 것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입니다. 주인공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름에는 숨겨진 뜻이 있습니다. 사실 숨겨진 뜻이 있다는 것은 과장된 말이고, 불어와 프랑쓰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금방 눈치챌 수 있는 단어들입니다. 예를 들어, 아스떼릭쓰와 한날 한시에 태어난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며, 이 만화 연작의 두번째 주인공인 오벨릭쓰의 이름은 obélisque 로부터 온 것입니다. 오벨리스크는 에집트 건축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돌기둥이지요 (빠리 꽁꼬르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오벨릭쓰의 이름이 오벨릭쓰가 된 것은 만화 속에서 그의 직업이 메니르 배달꾼이기 때문입니다. 메니르는 쎌트 건축에서 발견되는 거대한 돌기둥이지요. menhir 라는 말도 브르따뉴어 (쎌트어족) 에서 온 단어로, « 서있는 돌 » 이라는 뜻입니다. 쎌트족의 일파인 골인들 덕택에, 프랑쓰에는 메니르와 돌멘 (누운 돌) 기념물들이 곳곳에 많습니다.

메니르를 나르는 오벨릭쓰


obélisque 라는 단어는 그리쓰어 obel (바늘, 삔) 을 어원으로 하는데, 오벨리스크가 바늘처럼 길고 뾰족한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벨은 주를 달 때 사용하는 작은 삔 모양의 명칭이기도 합니다 († 또는 ‡). 이것은 주로 옛날 문서에서 사용되던 기호이고, 요즘은 대부분 별표 (*) 를 사용하거나, 주를 여러개 달아야 때는 별표와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결국 아스떼릭쓰와 오벨릭쓰, 두 주인공의 이름은 모두 문장 기호에서 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필경 저자의 한 명인 르네 고씨니가 인쇄 분야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Obélix 라는 이름은 또 형용사 obèse (뚱뚱한) 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오벨릭쓰는 매우 뚱뚱한 인물입니다. 그는 항상 멧돼지 잡아 먹을 궁리만 하지요. 하지만 누가 오벨릭쓰 보고 뚱뚱하다고 하면 삐져서 말도 잘 안 합니다.

구운 멧돼지 앞에서 입맛을 다시는 오벨릭쓰
(mes collections)



메니르도 한 손으로 척척 들고, 멧돼지도 주먹 한 방에 죽일 만큼 오벨릭쓰는 힘이 센데, 그 이유는 어린 시절 빠노라믹쓰가 만든 마술약 솥에 퐁당 빠졌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멧돼지와 로마인들을 때려 치우는데 선수인 오벨릭쓰도 예쁜 여자들강아지 앞에서는 한없이 순해집니다.

jeudi 16 août 2007

아스떼릭쓰 (Astérix)

르네 고씨니 (René Goscinny) 의 줄거리와 대사에 알베르 위데르조가 그림을 그려 창조시킨 아스떼릭쓰 만화 (bande dessinée) 는 로마의 골 (현재 프랑쓰 땅에 해당하는 옛 지명) 정복과 골인들 (Gaulois) 의 저항, 그리고 결국 후자의 패배라는, 어찌보면 무거운 역사적 소재를, 코믹하게 다룬 이야기입니다. 1959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수십권이 출판된 이 만화에서 매 에삐조드마다 반복되는 주제는 골 전체가 쥘 쎄자르 (Jules César) 에게 정복당했는데, 다만 북서쪽 끝 (현재의 브르따뉴 지방) 에 있는 작은 마을 하나 만이 끝끝내 버티면서 로마인들을 계속해서 골탕먹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아스떼릭쓰는 실제로 쎄자르와 맞서 싸운 골인들의 두목, 베르쌍제또릭쓰 (Vercingétorix) 로부터 영감을 받아 창조되었습니다. 다만, 두 명의 저자는 자신들의 만화 주인공에게 A 로 시작되는 이름을 주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책방이나 도서실 등에서 만화책을 정리할 때 자신들의 책이 가장 앞 쪽에 놓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A 로 시작되는 재미있으면서도 새롭고, 골 분위기가 나는 이름을 찾다가, astérisque 라는 단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astérisque 는 주 (note) 를 달 때 쓰는 기호 (*) 의 이름이지만, 원래의 뜻은 « 작은 별 » 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눈표라고도 하는데, 가만 들여다 보면 별 보다 눈송이와 더 닮은 것이 사실입니다.) 아스떼릭쓰는 키가 작지만 총명하고 반짝이는 마을의 « 별 » 이기 때문에, 이 단어는 그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음절을 Vercingétorix 의 마지막 음절과 닮도록 살짝 바꾸어, astérisqueAstérix 가 되었습니다.

아스떼릭쓰는 다른 나라 말로도 많이 번역되었지만, 프랑쓰에서는 정말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고씨니가 죽고 난 후, 위데르조 혼자 계속해서 출판하여, 지금도 여전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스떼릭쓰 씨리즈 중 여러 권이 만화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실제 배우를 쓰는 영화로도 두 편이 이미 발표되었고, 곧이어 세번째가 나올 예정입니다. 또 빠리 근교에는 Parc Astérix 라는 놀이 공원도 있으며, 프랑쓰가 발사한 (1965년) 최초의 인공위성의 이름 역시 Astérix 라 명명되었습니다. 이것은 이중의 의미가 있지요. 만화 주인공 아스떼릭쓰를 기념하는 것이자, 인공위성이 일종의 작은 별이니까요.

mercredi 15 août 2007

위데르조 (Uderzo)

본명은 알베르 위데르조 (Albert Uderzo) 이지만, 대부분의 만화가들이 그러하듯 흔히 성으로만 불리는 위데르조는 프랑쓰의 만화가 (dessinateur) 로, 특히 아스떼릭쓰 (Astérix) 연작이 매우 유명합니다.

위데르조가 직접 그려준 아스떼릭쓰

mardi 14 août 2007

Sarah Chang

Sarah Chang joue le concerto pour violon en ré majeur, op. 35, de Tchaïkovsky, avec l'Orchestre National de France , dirigé par Kurt Masur, le 22 novembre 2006, au Théâtre des Champs-Élysées, Paris.




S. Chang et K. Masur sous des applaudissements et des bravos


Sarah Chang m'a signé un autographe après le concert

dimanche 12 août 2007

개미 (fourmi)

abeille, bourdon, guêpe, frelon 등등을 총칭하여 hyménoptères 라고 합니다. 이 말은 고대 그리쓰어에서 파생된 접두사 hyméno- (막) 와 접미사 -ptère (날개) 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말로, « 얇은 막처럼 생긴 날개를 가진 동물 » 이란 뜻이지요. 이메놉떼르에는 fourmi (개미) 역시 포함된다고 합니다. 비록 오늘날 알려진 대부분의 개미 종류들은 날개가 없지만요.

프랑쓰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Bernard Werber) 라는 사람은 개미를 주제로 한 삼부작 소설 (Les Fourmis, Le Jour des fourmis, La Révolution des fourmis) 을 써서 일약 유명해졌지요. 그는 프랑쓰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유명하다는 소문이 있지만, 프랑쓰에서도 상당히 유명합니다. 개미 삼부작 외에도 다른 많은 소설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으며, 텔레비젼에서도 자주 볼 수 있고, 최근에는 영화감독 (Nos amis les terriens) 으로 데뷔했는데, 별로 큰 호응은 얻지 못했습니다.

베르베르에게 직접 얻은 자필 서명과 그가 그려준 개미

vendredi 10 août 2007

포 부르동 2 (faux bourdon 2)

불어 명사 bourdon 에는 크게 두가지 뜻이 있습니다.
1. 저음 (음악 용어).
2. 벌의 일종으로, 보통 꿀벌 보다 훨씬 크고 뚱뚱하며 털이 잔뜩 난 곤충. 이 곤충은 날면서 낮은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렇게 불립니다.

1번의 뜻에 형용사 faux 가 붙어 만들어진 명사 faux-bourdon 은 작곡 양식의 일종임을 이미 보았습니다. 한편 2번의 뜻에 같은 형용사를 써서 faux bourdon 이라고 하면 « 수컷 꿀벌 » 을 뜻합니다. 왜냐하면 꿀벌의 수컷은 다른 꿀벌보다 덩치가 커서, 잘 관찰하지 않으면 부르동으로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지요. 알고보면 « 가짜 부르동 » (faux bourdon) 이었는데 말입니다. 주의할 것은, 음악 양식 faux-bourdon 은 연결선 (-) 으로 이어진 하나의 단독 명사인데 반해, 곤충 faux bourdon 은 형용사와 명사, 두 개별 단어의 결합입니다.

부르동과는 또 다른 종류로 guêpe 이라는 벌이 있습니다. 얘도 꿀벌보다는 더 크지만, 뚱뚱하게 생긴 부르동에 비하면 훨씬 날씬하고 갸름한 몸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어에는 taille de guêpe (겝의 허리)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말은 허리가 매우 날씬한 여자를 묘사할 때 쓰입니다.

guêpe 을 이딸리아말로는 vespa 라 하는데, Vespa는 삐아죠 (Piaggio) 사의 유명한 스쿠터 모델명이기도 합니다. 수십년전부터 팔리기 시작한 이 예쁜 스쿠터는 여전히 이딸리아에서는 물론 프랑쓰 (그리고 분명 다른 나라들) 에서도 매우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베스빠

베스빠가 베스빠라 불리는 이유는, 그 모양과 속도, 가벼움이 겝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하지만 진짜 겝은 벌들 중 가장 사나워서, 얘한테 쏘이면 엄청 아프고, 여러 마리한테 한꺼번에 쏘이면 죽기까지 한다지요.

또 겝과 매우 가까운 종속이면서 훨씬 덩치가 큰 frelon 이라는 벌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통 꿀벌은 abeille 라고 합니다.

매일매일 내 발꽁에 꿀을 찾으러 오는 꿀벌

mercredi 8 août 2007

포-부르동 (faux-bourdon)

불어의 형용사 faux, fausse 는 기본적인 뜻 « 가짜의 » 라고 해석되는 경우도 많지만, 때때로 외국인들에게는 직역만 해가지고는 의미가 불문명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들이 faux jeton, faux cul 등으로, 이 말들은 « 위선자 » 라는 뜻이지요.

비슷한 예로, faux frère 는 « 배신자 » 라는 뜻입니다. 직역 : « 가짜 형제 ». 한편 faux amis 는 « 가짜 친구들 » 이라는 뜻이므로, 역시 배신자나 위선자로 생각할 여지가 있지만, 사실은 « 두 언어 사이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어휘들 » 을 지칭합니다.

한편 악기와 관련해서는 뜻이 조금 다릅니다. 이 때는 « 정확한 음정이 아닌 » 이란 의미지요. faux piano 라고 하면, 물론 문맥상 진짜 피아노가 아닌 장난감 피아노 따위를 가리킬 수도 있지만, «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피아노 » 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fausse note 는 « 가짜 음 » 이라기 보다는 « 틀린 음 » 이란 뜻입니다 (도를 쳐야 하는데, 레나 시를 쳤을 때). chanter faux 라고 하면 faux 가 부사적으로 쓰여서, « 노래를 잘 못 부르다 » 는 뜻인데, 단지 어느 특정 경우에만 노래를 잘 못 불렀을 때 쓰는 말이 아니라, 항상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Je chante faux = « 나는 음치이다 ».

그리고 음악에서 사용되는 용어 중에 faux-bourdon 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기존 선율 (cantus firmus) 아래에 4도와 6도 간격의 화음을 주어 병행 진행시키는 작곡법을 가리킵니다. 왜 이 작법이 faux-bourdon, 즉 « 가짜 저음 » 이라 불리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근원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가장 널리 그리고 오래 받아들여진 이론 중 하나는, 말 그대로 저음이 진짜 저음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미-쏠-도라는 화음이 있을 때, 여기서 미가 비록 가장 낮은 음이기는 하나, 사실은 도를 근음으로 하여 아래로 쌓아져 내려간 것이기 때문에, 미는 진짜 베이쓰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다른 사람들은 근음을 중복하여 베이쓰에 깔아, 사성 화음 도-미-쏠-도를 만들어 놓고 볼 때, 낮은 도를 포-부르동이라 부릅니다. 왜냐면 비록 베이쓰의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역시 쏘프라노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에, 진짜 저음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외에도 높은 도를 포-부르동 성부라 부르는 학자들도 있고, 심지어 쏠, 즉 중간 성부를 포-부르동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으며, faux-bourdon 이란 말이 불어로 « 가짜 저음 » 이란 뜻이 아니라, 영어의 faburden 으로부터 왔다고 믿는 사람들, 또 영어의 faburden 이 애초에 불어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이론 등등, 여러 논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펠 (Willi Appel) 이 결론을 내렸듯이, 결국 6도 병행화음에 불과한, 별것 아닌 걸 가지고 벌인 이 모든 논쟁은 별 쓸모가 없어 보입니다.

그 어원과 기원이 무엇이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역사적으로 남아있는 최초의 기록은 프랑쓰의 작곡가 기욤 뒤파이 (Guillaume Dufay) 가 1428년경 작곡한 성 쟈꼽의 미사 (Missa Sancti Jacobi) 중 « 영성체송 (Communion) » 에서 확인됩니다. 그 후 이 작법은 독일에서는 Faberdon, 에스빠냐에서는 fabordón, 이딸리아에서는 falsobordone 라는 이름으로, 주로 르네썽쓰 기간 동안 유행하였습니다.

mardi 7 août 2007

위선자들 (hypocrites)

성녀 니뚜슈 같은 사람들을 hypocrite 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고대그리쓰어 hupocritês 로부터 왔는데, 애초에 이 말은 « 배우 » 라는 뜻이었습니다.

위선적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표현 중에 sainte nitouche 외에도, faux comme un jeton (쥬똥처럼 거짓된)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쥬똥은 카드 놀이 등에서 진짜 돈 대신 사용되는 동전 모양의 딱지로, 실제 가치는 없는 돈이지요. 따라서 faux comme un jeton 은 « 아무런 가치가 없으면서 있는 척하는, 위선적인 » 사람들을 묘사할 때 사용됩니다. 이 말을 줄여서, 그리고 명사화시켜, faux jeton (가짜 쥬똥, 위선자) 이라고도 하는데, 어찌보면 이것은 중복된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jeton 이라는 것이 « 가짜 돈 » 이라는 뜻이니까요.

faux jeton 과 비슷한 구성과 비슷한 뜻을 지닌 표현으로, faux cul 가 있습니다. cul 는 « 엉덩이 » 라는 뜻이므로, 이 말을 글자그대로 해석하면 « 가짜 엉덩이 » 이지요. 포 뀌라는 것은 옛날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물건으로, 여자들이 엉덩이의 모습을 볼록하게 드러내고 옷 맵시를 살리기 위해, 치마 속에 착용했던 의상 소품입니다. 포 뀌를 착용한 여자들의 모습을 보려면, 시카고 미술관 (Art Institue of Chicago) 에 보관되어 있는 죠르쥬 쓰라 (Georges Seurat) 의 유명한 그림, 그렁드 잣 섬의 어느 일요일 오후 (Un dimanche après-midi à l'Île de la Grande Jatte) 를 보세요. 시카고까지 갈 수 없는 분들은 여기로 !

오늘날 faux cul 의 원의미는 거의 완전히 잊혀졌으며, 일상 생활에서 faux cul 라고 하면 « 위선자 » 를 가리킵니다. 포 뀌를 착용함으로써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기 때문이겠지요. 실제로 매우 자주 듣게 되는 표현이긴 하지만, faux jeton 보다 훨씬 저속한 표현이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합니다.

faux derche 라는 표현도 역시 « 위선자 » 를 지칭합니다. derchederrière (엉덩이) 를 줄인 속어로, 역시나 « 가짜 엉덩이 » 라는 뜻이지요. 이 말은 필경 faux cul 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lundi 6 août 2007

성녀 니뚜슈 (sainte nitouche)

성 글랑글랑과 마찬가지로, 성녀 니뚜슈는 실제 인물이 아니라 숙어적 표현을 의인화시킨 것입니다. 불어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nitouche 가 n'y touche 라는 문장을 살짝 변형시킨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뜻 : 거기에 (y) 손대지 (touche) 않는 (n'). "거기" 란 남자의 몸을 암묵적으로 의미하는 것으로, sainte nitouche 를 중립적으로 해석하면, "남자를 멀리하는 성녀" 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마치 성녀이기라도 하듯이 (사실은 아니면서^^), 남자와 손가락만 살짝 스쳐도 큰 봉변을 당한 양 호들갑을 떠는 여자들을 놀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말이었습니다. 이 표현은 오늘날 여자들은 물론 남자들에게도 그대로 쓰입니다. Il fait la sainte nitouche = 그 남자는 순진한 척 한다 ; Ne fais la sainte nitouche = 얌전한 척 하지마, 내숭 떨지 마.

dimanche 5 août 2007

성 글랑글랑 (Saint-Glinglin)

프랑쓰에서 비교적 자주 쓰이는 숙어 중에 la saint-Glinglin 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 성 글랑글랑의 축일 » 이라는 뜻인데, 얼마전 설명한 바 있듯이, 유럽의 천주교 전통의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성인들의 이름으로 날짜를 말하는 관습이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 Qu'est-ce que tu fais à la saint-Sylvestre ? » (너 성 씰베스트르의 축일날 뭐할 거니 ?) 라는 질문은 « 12월 31일날 뭐 할거니 ? » 또는 더 넓은 의미에서, « 연말에 뭐 할거니 ? » 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성 글랑글랑의 축일은 언제 ? 글랑글랑이라는 이름의 성인은 존재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이 성인을 기념하는 축일은 없습니다. glinglin 이라는 말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종소리의 의성어입니다 (우리말 뎅그렁그렁). 그리고 saint 도 원래는 sein 또는 seing 이라 썼구요. 이 말은 옛 불어에서 « 종 » (cloche) 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즉 애초에 sein(g) glinglin 이라는 표현은 « 글랑글랑 거리며 울리는 종 » 이라는 뜻이었는데, 종이 교회와 연관이 깊고, 교회와 성인들이 연관이 깊고, 성인들의 이름과 달력이 연관이 깊다 보니, 자연스레 혼돈이 일어났습니다. 또는 동음이의어라는 점을 이용하여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말장난을 한 것이 널리 퍼진 것일 수도 있겠지요.

결론으로, 이 표현의 뜻은 « 결코, 절대, 영원히 오지 않는 날 » 입니다. 예를 들어, « 너 돈 언제 갚을래 ? » 그랬을 때, « À la saint-Glinglin » 이라고 답한다면, 갚지 않겠다거나 또는 도무지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또 attendre la saint-Glinglin 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한없이 기다린다는 말이지요.

jeudi 2 août 2007

성녀 쟌 다르크 (Sainte Jeanne d'Arc)

프랑쓰의 역사와 관련된 성인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 중 하나는 바로 성녀 쟌 다르크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백년 전쟁 후반기 무렵, 평범한 농부의 딸로 태어난 이 시골 소녀는 어린 시절부터 프랑쓰를 구하라는 하늘의 목소리를 여러 차례 듣고는 혜성처럼 나타나 전쟁의 판도를 뒤집어 엎었죠.

그녀가 실제로 천사와 성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는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여러 사건들이 많은 증인들 앞에서 행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그녀가 처음 프랑쓰의 왕 샤를 7세 (Charles VII) 를 만나러 왔을 때, 궁정에서는 그녀를 시험해 보고자, 가짜 왕 앞으로 데려갔습니다. 하지만 쟌은 곧 그가 가짜임을 알아차렸을 뿐 아니라, 군중 틈에 변장하고 숨어 있던 진짜 왕을 대번에 발견했다고 합니다. 또, 쟌의 첫번째 전투는 오를레엉 (Orléans) 에서였는데, 아무런 군사적 교육을 받은 적이 없던 이 열일곱살의 아가씨는 일곱달 이상 포위되어 있던 오를레엉을 7일 만에 해방시켰습니다. 그 후 그녀는 지휘하는 전투마다 승승장구하여, 샤를 7세를 랑쓰 (Reims) 까지 수위해 가, 프랑쓰의 왕으로 축성시키는데 성공하지요. 당시 프랑쓰는 수도를 포함하여 북부 절반을 영국군에게 빼앗긴 상태였으며, 랑쓰 역시 적군의 손아귀에 있었기에, 샤를 7세는 7년이 지나도록 축성을 받지 못한 채로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왕이 아니라 자주 도팡이라 불렸습니다.) 쟌은 오를레엉의 승리와 랑쓰의 축성을 비롯하여, 자신의 앞날의 주요 사건들을 미리 예견했으며, 자신이 포로로 잡힐 날짜와 장소 역시 미리 예고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이 정말 그녀가 하늘이 보낸 사람인 탓인지, 순전히 우연의 일치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그녀의 용기와 자신감,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신념은 상당히 감동적인 데가 있습니다. 난 열 일곱 살에 뭘했나 생각해 보면, 참...

쟌 다르크가 활동한 기간은 총 1년 남짓 (1429년 5월-1430년 5월) 에 불과하지만, 그녀의 역할은 결정적이었습니다. 백년 전쟁은 그녀가 영국군에 의해 화형당한 (1431년 5월 29일) 후로도, 이십여년간 더 지속되지만, 쟌 다르크에 의해 사기를 얻은 프랑쓰군은 거의 모든 전투에서 승리를 하여, 잃었던 땅의 거의 전부를 되찾았습니다.

따라서 쟌 다르크는 프랑쓰에서 매우 중요하고 « 인기있는 » 역사적 인물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신비스러운 삶과, 프랑쓰를 구했지만 프랑쓰로부터 버림받은 그녀의 극적인 운명 역시 많은 관심을 일으키는데 한 몫 했겠지요 ? 쟌 다르크의 삶의 무대가 되었던 주요 장소들, 동레미, 오를레엉, 빠떼 (Patay), 랑쓰, 루엉 (Rouen) 등등은 물론, 그녀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이라도, 프랑쓰 도처에는 그녀를 기리는 광장, 길, 동상 등등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또한 바띠껑 (Vatican) 이 그녀를 성인으로 인정하고 나서는, 그녀에게 바쳐진 성당들이 거의 각 도시마다 하나씩은 생겨났고, 그렇지 않은 성당들이라도 반드시 쟌 다르크의 동상이나 그림 한 점 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녀는 성모 마리아 (Vierge Marie) 와 대천사 미꺄엘 (Archange saint Michel) 과 함께 프랑쓰 전체의 수호 성인이기도 합니다.

빠리 1구, 성-으스따슈 (Saint-Eustache) 성당의 쟌 다르크 동상

빠리 8구, 마들렌 (Madeleine) 성당의 쟌 다르크

루브르 궁과 뛰일르리 정원 사이에 위치한
금으로 떡칠^^을 한 쟌 다르크 동상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숭배가 지나치다 못해 왜곡되어, 쟌 다르크는 오늘날 프랑쓰 극우파 (FN) 의 상징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극우파들은 매년 5월, 빠리의 루브르 앞 쟌 다르크의 동상 앞 (윗사진) 에 모여, 꽃을 헌사하고, 무릎 꿇고 참배하며, 쟌 다르크의 정신을 이어받아, 외국인들의 손에서 프랑쓰를 구하겠다는 맹세를 다집니다.

하지만 쟌 다르크를 국민적 영웅으로 보는 시각은 19세기 이후로 생겨난 개념으로, 정작 중세 사람들은 백년이 넘도록 전쟁을 하면서도 별로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습니다. 백년 전쟁 훨씬 이전부터 영국의 왕과 귀족들은 프랑쓰 내부에 합법적으로 물려받은 영토들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영국 왕실과 프랑쓰 왕실은 수많은 결혼을 통하여 거의 한 가족이나 다름없었고, 부르고뉴파는 비록 프랑쓰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을 지지하는데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프랑쓰의 왕비 이자보 드 바비에르 (Isabeau de Bavière) 는 친아들 샤를 7세 대신 사위인 영국왕 헨리 5세 (Henry V) 가 프랑쓰의 왕위를 물려받는 조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traité de Troyes, 1420).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 나라에서는 한 언어, 즉 불어를 사용했지요.

하지만 백년 전쟁 이후로 국민성이라는 개념이 두 나라에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며, 영국에서 불어의 공식적인 사용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 것도 같은 기간 동안이었습니다.

mercredi 1 août 2007

성 루이 (Saint Louis = Louis IX)

끌로비쓰의 먼 후계자 중 한 명인 루이 9세 (1214-1226-1270) 는 역대 프랑쓰의 왕 중 유일하게 성인이 된 사람입니다. 루이 8세블렁슈 드 꺄스띠으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매우 신심이 깊고 정직한 성격을 지녔다고 전해지며, 정의감에 매우 민감하여, 프랑쓰 법조 체계의 기반을 다진 왕이기도 합니다. 그의 통치기간 중 프랑쓰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화려한 시기를 살았고, 루이 9세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현명한 왕으로 통하여, 여러 나라의 왕들이 외교적인 문제의 판결을 그에게 의뢰하곤 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업적이 많지만, 종교와 직접 관련된 것으로는, 두 번의 십자군 전쟁 (croisade) 이 있습니다. 전쟁을 과연 업적이라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루이 9세 또는 성 루이는 7차 (1248-1254) 와 8차 (1270) 십자군 전쟁을 지휘했습니다. 그가 목숨을 잃은 것도 8차 십자군 전쟁 중 뛰니쓰 (Tunis) 에서였습니다. 성 루이의 축일은 그가 죽은 1270년 8월 25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매년 8월 25일 지냅니다.

그는 또한 세상에서 가장 놀랍고 아름다운 건물 중 하나인 빠리의 쌍뜨-샤뺄 (Sainte-Chapelle) 을 건축하도록 하였습니다 (1248년 완성). 벽이나 기둥이 전혀 없이 사방이 드높은 색유리로 둘러싸인 이 성당은 직접 방문해 보지 않고는 그 숨막힐 듯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힘듭니다. 이 성당은 특별한 의도로 건축되었는데, 즉 루이 9세가 구입한 여러 종류의 성유물들 (Saintes Reliques) 을 보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루이 9세는 우선 1238년에 베네치아로부터 진짜 가시관 (Sainte Couronne) 을 사들입니다. 다음으로는 진짜 십자가 (Sainte Croix) 의 한 조각, 예수님의 옆구리를 찔렀다는 창의 끝 (Sainte Lance), 그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 (Saint Sang), 십자가 위의 예수님의 얼굴을 적시는데 사용되었다는 해면 (Sainte Éponge), 등등을 차례차례 수집했습니다. 쌍뜨-샤뺄은 결국 이 모든 보물들을 보관하기 위한 보석함이었던 것이지요. 성유물들의 대부분은 프랑쓰 혁명 중 파괴되었지만, 종교적 의미를 떠나,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몇몇 유물은 프랑쓰 국립 도서관에 한동안 보관되었다가, 지금은 빠리의 주교좌 성당노트르-담 (Notre-Dame) 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13세기 이후로 거의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유물은 가시관으로서, 여전히 노트르-담에서 볼 수는 있되, 한 달에 한 번씩만 일반에게 공개됩니다.

Sainte-Chapelle


쌍뜨-샤뺄이 위치한 씨떼 섬 (île de la Cité) 바로 옆에는 쌍-루이 섬 (île Saint-Louis) 이 있는데, 이 섬의 이름이 루이 9세를 기념하기 위한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겠죠 ? 그리고 또 미국의 도시 쎄인트 루이쓰 (Saint Louis, Missouri) 역시 성 루이의 이름을 기념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애초에 이 도시가 프랑쓰인들에 의해 세워진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프랑쓰인들이 발을 들여 놓은 꺄나다, 쎄네걀 (Sénégal), 과들룹 (Guadeloupe), 레위니옹 (Réunion) 등등, 세계 곳곳, 여기저기에는 쌍-루이라는 지명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