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udi 31 janvier 2008

빠리-브레스트 (Paris-Brest)

슈 알 라 크렘, 를리쥐으즈, 에끌레르가 모양만 다르지 결국 같은 과자들인데 비해서, 빠리-브레스트 (Paris-Brest 또는 paris-brest) 는 슈반죽을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조금 다른 과자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빠리-브레스트에는 크렘 빠띠씨에르 대신 크렘 오 뵈르 (crème au beurre), 즉 버터로 만든 크림이 들어갑니다. 그 때문에 빠리-브레스트는 훨씬 무겁고 느끼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버터 크림은 프랄랑으로 향을 내었기에 아몬드 냄새가 나며, 동그랗게 구운 슈반죽 위에도 얇게 썰은 아몬드를 뿌립니다. 이 과자의 이름은 빠리와 브레스트, 두 도시 사이를 왕복하던 자전거 경주 (현재는 폐지되었음) 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과자의 모양이 자전거 바퀴를 닮았습니다.

빠리-브레스트 (paris-brest)

mercredi 30 janvier 2008

에끌레르 (éclair)

« 번개 » 라는 뜻을 가진 에끌레르는 모양만 내려치는 번개처럼 길죽하지, 보통 슈와 다를 바 없는 과자입니다. 슈반죽을 숟가락으로 동그랗게 뜨는 대신 주머니에 넣어 기름한 모양으로 짜 내어 구운 후, 속에는 초콜렛이나 커피 향의 크렘 빠띠씨에르를 채우고, 겉에는 초콜렛이나 커피 향의 퐁덩을 바르기 때문에, 특히 를리쥐으즈와 완전히 똑같은 과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초콜렛과 커피, 두 가지 향 만이 사용되었으나, 요즘은 간혹 새롭고 특이한 향의 에끌레르도 발견됩니다.

여러 향의 에끌레르. 왼쪽부터 커피, 초콜렛, 바닐라, 삐스따슈

dimanche 27 janvier 2008

를리쥐으즈 (religieuse)

를리쥐으즈큰 슈 위에 작은 슈를 쌓은 후, 초콜렛 퐁덩과 버터 크림 (crème au beurre) 으로 장식한 과자입니다. 그 모습이 검은 수도복을 입은 (뚱뚱한 ?) « 수녀님 » 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해서 religieuse 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수녀님보다는 눈사람 (bonhomme de neige) 과 더 닮은 것 같습니다.^^

퐁덩 (fondant) 은 기본적으로 설탕을 « 녹여 (fondre) » 만든 끈끈한 물질로서, 여기에 향료나 색소 등을 첨가하여 과자의 표면을 장식하고, 반질반질한 윤기를 주는 역할을 합니다. 를리쥐으즈는 주로 초콜렛 또는 커피 향의 퐁덩으로 장식하며, 과자 내부에도 초콜렛 또는 커피 향의 크렘 빠띠씨에르가 들어있습니다.

religieuse au chocolat

jeudi 24 janvier 2008

슈와 슈반죽 (chou et pâte à choux)

는 그 모양이 양배추 (chou) 와 닮았다해서 그렇게 불리는, 작고 동글동글한 모양의 과자입니다. 진짜 양배추와 구별하기 위해 자주 chou à la crème (크렘을 넣은 슈) 이라고 부르며, 양배추 역시 크림을 넣어 요리할 수 있으므로, 혼돈을 확실히 피하기 위해서 chou à la crème pâtissière 라고도 칭합니다.

하지만 프랑쓰에서 슈는 항상 크렘 빠띠씨에르를 넣은 과자로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슈의 속을 치즈나 물고기, 버섯, 프와 그라 등으로 채우면 엉트레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반죽 자체에 그뤼예르를 혼합해서 구우면 구제르 (gougère) 라는 음식이 됩니다.

과자로서 먹는다 하더라도, 크렘 빠띠씨에르 외에, 셩띠이, 밤크림, 사과 꽁뽀뜨, 다른 종류의 과일 잼 등을 넣기도 하고, 아니면 그저 굵은 설탕을 약간 뿌려서 그 자체로 먹기도 합니다. 이 마지막 경우에는 이름이 슈껫 (chouquette) 으로 변합니다. 또 슈반죽 (pâte à choux)를리쥐으즈, 에끌레르, 빠리-브레스트, 쌍-또노레, 프로피트롤, 크로껑부슈, 등등 다른 과자를 만드는 기본이 되기도 하므로, 반드시 그 만드는 법을 연마 (!) 해 두어야 할 필수 음식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연마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만드는법이 쉽습니다.^^

재료 (약 스무 개의 슈) :
  • 물 25 cl
  • 버터 60 g
  • 설탕 한 큰 술
  • 소금 한 작은 술
  • 체에 내린 밀가루 150 g
  • 달걀 네 개

만드는 법 :
  1. 냄비에 물과 버터, 설탕, 소금을 넣고 끓입니다.
  2. 1 이 끓으면 체에 내린 밀가루를 단숨에 쏟아 붓고, 나무 주걱으로 힘차게 젓습니다. 거의 순식간에 반죽이 형성되며, 저절로 냄비에서 반죽이 떨어져 나옵니다. 만약 이렇게 되지 않으면 약한 불에서 조금 더 익히면서 저어줍니다.
  3. 불에서 내린 후, 달걀을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섞습니다. 반드시 한 개의 달걀이 반죽에 완전히 혼합된 후 다음 달걀을 섞습니다. 그리고 조심하지 않으면 열기 때문에 달걀이 익어 달걀부침이 되므로, 매우 재빠르고 힘있게 저어주어야 합니다. 반죽이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도, 팔로 젓기가 힘들 정도로 끈덕진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4. 오븐을 약 210도로 덥힙니다.
  5. 오븐에 들어갈 판에 버터칠을 한 후, 반죽을 슈 모양으로 한 숟가락씩 떼어 놓습니다. 이 때 주머니를 이용하면 조금 더 고르고 균형된 모양을 낼 수 있지만, 그저 숟가락을 이용해도 어차피 익혀지면서 저절로 모양이 둥그스름하게 잡힙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균일된 모양보다 울퉁불퉁 삐쭉빼쭉 조금씩 다른 모양이 생기는 것이 더 재밌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크기가 대략 비슷해야 같은 시간 내에 고르게 익을 수 있고, 익으면서 부풀기 때문에 슈와 슈 사이에 충분한 간격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슈의 크기를 너무 크게 잡으면, 식으면서 자체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슈가 가라 앉으므로, 한 숟가락 정도가 적당합니다.
  6. 오븐에 넣고 약 이십분간 익힙니다. 이 때 익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미리 오븐 문을 열면 안됩니다. 그러면 부풀었던 슈가 푹 꺼집니다. 약 이십분-이십오분 뒤에 슈가 충분히 부풀고, 표면이 노르스름하게 그을었으면 익은 것으로 보아도 좋습니다.
  7. 완전히 식으면, 조그맣게 꼭지를 따거나 아니면 아예 반을 가른 후, 안을 크렘 빠띠씨에르나 기타 다른 재료로 채우고, 잘리낸 부분을 뚜껑처럼 다시 덮습니다.

les choux

mercredi 23 janvier 2008

크렘 빠띠씨에르 (crème pâtissière)

crème pâtissière 라는 말은 단순히 « 제과용 크림 » 이란 뜻에 불과하지만, 사실은 제과에 쓰이는 여러 크림 중 특정한 크림을 가리킵니다. 우리나라에서 슈크림이라고 부르는 것과 매우 비슷한 크렘 빠띠씨에르는 좀 더 농도가 짙고 탄력성이 있습니다. 크렘 빠띠씨에르는 아닌게 아니라 슈 (chou) 의 속을 채우는 데 대표적으로 사용되지만, 그 외에도 다른 여러 종류의 과자에 들어가며 (예를 들면 밀푀이으, 를리쥐으즈, 에끌레르), 그 자체를 후식으로 떠 먹기도 합니다. 볶은 밀가루에 우유를 넣어 부풀린다는 점에서 크렘 빠띠씨에르는 베샤멜 쏘쓰와 만드는 원리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물론 크렘 빠띠씨에르에는 설탕과 달걀이 들어가지만요.

재료 :
  • 우유 반리터
  • 바닐라 깍지 하나
  • 달걀 세 개 (노른자 두 개 + 전체 하나)
  • 설탕 60 그람
  • 체에 내린 밀가루 60 그람 (반드시 체에 내려야 함)

만드는 법 :
  1. 우유에 반으로 가른 바닐라를 넣고 끓입니다.
  2. 우유가 더워지는 동안, 달걀 (전체 한 개 + 노른자 두 개) 과 설탕을 거품기로 섞습니다.
  3. 달걀과 설탕을 완전히 섞은 다음, 체에 내린 밀가루를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 가며 고르게 섞습니다.
  4. 여기에 뜨거운 우유를 가는 줄기로 천천히 부으면서 거품기로 열심히 젓습니다. (물론 바닐라 깍지는 꺼내서 버립니다.)
  5. 이것을 다시, 우유를 끓인 냄비에 옮겨 붓고 약한 불에서 끓입니다. 이 때도 역시 나무 주걱으로 천천히, 쉬지 않고 저어 주어야 합니다.
  6. 끓기 시작하면 곧 불에서 내립니다. 특별히 오래 끓여야 할 필요는 없지만, 뽀글뽀글했던 잔거품들이 사라지고, 보다 균일된 매끈한 표면이 형성되며, 진득한 질감이 와야 정상입니다.
  7. 식도록 내버려 둡니다. 이 때 표면에 얇은 막이 생길 수 있는데, 설탕을 표면에 얇게 뿌려 두면 그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변법 :

전통적으로는 바닐라로 향을 내지만, 커피나 초콜렛 향도 매우 자주 사용됩니다. 약간의 커피 농축액이나 카카오 가루를 6 단계 다음에 첨가해서 잘 섞어 주면 됩니다. 또는 향이 진한 다양한 오-드-비 (럼, 끼르슈 ,꺌바도쓰...) 도 좋습니다. 역시 다 만든 다음 원하는 술을 약간 섞어 주면 됩니다. 애초부터 다른 향을 사용할 의도라면 첫단계에서 굳이 바닐라를 넣을 필요가 없지요.

3 crèmes pâtissières (vanille, café, chocolat)

dimanche 20 janvier 2008

밀푀이으 (millefeuille)

대표적인 프랑쓰 과자로 유명한 밀푀이으는 « 천 장의 종이, 천 개의 겹, 천 개의 층 » 이라는 뜻입니다. 안그래도 여러 겹이 만들어지는 종잇장 반죽을 또다시 삼 층으로 쌓아서 만들었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물론 정말로 천 개의 층이 생기는지는 아무도 세어보지 않았으므로 알기 힘들지만요. mille (1000) 과 feuille (종이) 로 구성된 이 과자의 이름은 mille-feuille 로 적는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사전들에 의하면 공식적으로는 이제 한 단어로 붙여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문법적으로 따지면 mille 의 꾸밈을 받으니까 feuille 에 s 가 붙어야겠지만, 전체가 과자 한 개의 이름으로 고려되어 s 가 없습니다. 물론 밀푀이으가 여러개 있을 때는 당연히 s 가 붙구요 : des millefeuilles.

세 층의 종잇장 반죽 사이사이에 들어 있는 것은 크렘 빠띠씨에르. 크렘 빠띠씨에르 (crème pâtissière) 는 우유와 달걀, 밀가루, 설탕, 바닐라 등을 섞어 만든 크림으로, 여러 과자에 들어갑니다. 크렘 빠띠씨에르는 집에서 만드는 것이 비교적 간단하므로, 걀렛 데 르와처럼 종잇장 반죽을 사기만 한다면, 밀푀이으 역시 집에서 만드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약간의 어려움이라면, 종잇장 반죽은 그 특성상 불균등하게 마구 부풀어 오르는데, 밀푀이으의 층을 쌓으려면 지나친 부풀음을 막아야 합니다. 부풀음을 막는 대표적인 방법은 반죽을 두 판 사이에 끼운 채로 굽는 것인데, 그러면 또 너무 짓눌려 전혀 결이 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부풀기의 정도만 잘 조절하면, 구워진 반죽과 크림을 번갈아 가며 층을 만들기만 하면 되니까, 비교적 쉽지요. 하지만 또한가지 어려운 점은, 파는 것처럼 매끈하고 예쁜 모양으로 자르기가 잘 안됩니다, 반죽이 사방으로 부숴져서.

밀푀이으의 가장 윗층의 표면에는 단순히 윤내기용 설탕 (sucre glace) 을 곱게 뿌리거나, 아니면 유명한 제과점들에서는 여러가지 특이하고 정교한 장식을 얹기도 합니다.

밀푀이으 (millefeuille)

jeudi 17 janvier 2008

비에느와즈리 (viennoiserie)

비에느와즈리는 빵 (pain) 도 아니고 과자 (pâtisserie) 도 아닌, 또는 빵과 과자의 중간 상태, 또는 빵의 질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과자처럼 단 맛이 나는, 여러 종류의 분식을 통괄하는 용어입니다. 이 말의 뜻은 « 빈에서 온 음식들 » 이지만, 실제로 여기에 포함되는 빵들이 정말로 모두 빈에서 왔다기 보다는, 대표적 비에느와즈리인 크르와썽이 빈에서 기원했다는 설 때문에 이런 명칭이 매우 최근 (1977년 이후) 생겨났습니다. 비에느와즈리에는 크르와썽 이외에도 빵 오 쇼꼴라, 건포도빵, 우유빵, 브리오슈, 튀김빵 등등이 있지만, 사실 사람마다, 빵집마다 그 정의가 명확치 않습니다. 같은 빵이 어떤 경우에는 비에느와즈리라 불리지만, 어떤 경우에는 과자로, 어떤 경우에는 빵으로 분류되기도 하지요. 그 중 특별히 종잇장 반죽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비에느와즈리 세가지 :

빵 오 쇼꼴라 (pain au chocolat) :
빵 오 쇼꼴라는 초승달 모양을 갖지 않았을 뿐, 맛이나 질감은 사실상 크르와썽과 똑같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초콜렛이 한 줄, 또는 두 줄 들어가는데, 반죽과 일체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쵸콜렛빵이라 부르기가 무색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빵에는 초콜렛이 두 줄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물가가 오르고 사람들이 인색해지면서, 점점 두 줄 짜리 빵 오 쇼꼴라는 찾아 보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쇼쏭 오 뽐 (chausson aux pommes) :
쇼쏭 오 뽐, 또는 그저 쇼쏭은 그 모양이 실내화 (chausson) 의 앞부분과 닮았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는 종잇장 반죽의 빵입니다. 사람의 발가락이 들어가야 할 부분에, 대신 사과 꽁뽀뜨가 들어가 있습니다. 꽁뽀뜨 (compote) 는 물과 설탕을 넣고 과일이 거의 즙이 될 때까지 익힌 것으로, 잼 (confiture) 과 비슷하지만, 훨씬 묽고, 훨씬 덜 달고, 훨씬 보존 기간이 짧은 음식입니다. 프랑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과일을 꽁뽀뜨로 먹기를 즐깁니다. 꽁뽀뜨로 조리되는 대표적인 과일은 사과 (pomme) 로서, 쇼쏭에도 사과 꽁뽀뜨를 넣는 것이 전통이기에, chausson aux pommes 이라 불리며, aux pommes 을 덧붙이지 않고 chausson 이라고만 불러도 당연히 사과를 넣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요즘은 자주 다른 과일의 꽁뽀뜨를 넣은 쇼쏭들도 보게 됩니다. chausson aux framboises (산딸기), chausson aux citrons (레몬), etc.

빨미에 (palmier) :
빨미에 역시 그 모양이 종려나무 (palmier) 의 잎사귀와 닮았다해서 그러한 이름을 갖게 된 종잇장 반죽의 과자입니다. 빨미에는 사실 비에느와즈리라 불러야 할지 과자라 불러야 할지가 상당히 모호합니다. 여기에는 설탕히 유난히 많이 들어가고, 빵처럼 보드랍지 않고 비교적 딱딱한 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잇장 반죽을 만들 때, 반죽을 종이처럼 접을 때마다 설탕을 뿌렸기에, 구웠을 때 설탕이 녹아 달라붙어, 겹이 부풀어 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은 살아 있어서, 종려나무 가지의 다닥다닥 달라 붙은 얇은 이파리들을 연상케 하지요.

samedi 12 janvier 2008

크르와썽 (croissant)

초승달 모양을 가진 크르와썽은 프랑쓰의 대표적인 빵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지만, 그 기원이 정말로 프랑쓰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자주 듣게 되는 설 중 하나는 이 빵이 외스터라이히의 수도 빈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입니다. 외스터라이히 제국은 역사에 걸쳐 오또멍 제국과 여러번 전쟁을 치루었는데, 1683년에는 수도 빈이 포위될 정도로 심각한 열세에 몰렸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외스터라이히의 승리로 끝난 이 전쟁을 축하하기 위해서 초승달 모양의 빵을 만들어 먹어 치웠다고 하지요. 왜냐하면 초승달은 오또멍 제국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또다른 주장들에 의하면 초승달 모양의 빵은 이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또다시 두 파로 나뉩니다. 한 파는 이미 중세부터 유럽 각지에서 갸름한 모양의 빵을 만들어 먹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또다른 파는, 그 반대로, 크르와썽은 비교적 최근, 즉 19세기 넘어서 생겨난 빵이라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사실 독어로 이 빵을 Hörnchen, 즉 « 작은 뿔 » 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위의 역사적 사건과 별 관련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오또멍 제국에 대한 적개심에서 만들어진 빵이라면, 독어로도 당연히 Sichel 또는 Mondsichel, « 초승달 » 이라고 불렀어야 할텐데 말이지요. 또 한편 이 빵이 정말로 외스터라이히로부터 프랑쓰에 수입된 것이라면, 왜 Hörnchencroissant 으로 번역되었는가도 의문으로 남습니다. « 작은 뿔 » 은 불어로 cornet 라고 번역하면 꼭 들어맞는데 말이지요. 한 예로 이딸리아에는 크르와썽과 비슷한 모양의 빵이 있는데, 그 빵의 이름은 바로 cornetto, 즉 « 작은 뿔 » 입니다.

또달리 보면, 어쨌거나 이 빵이 빈에서 기원하여 다른 나라로 퍼진 것이 맞는 듯도 싶습니다. 오래동안 외스터라이히 제국에 속해 있던 이딸리아에서는 보다 충실한 번역을 했고, 좀 더 멀리 떨어진 나라인 프랑쓰에서는 약간 색다른 번역을 한 것 아닐까요 ? 제가 이런 짐작을 해 보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불어로는 크르와썽을 비롯하여 그 비슷한 무리의 빵들을 viennoiserie 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viennois = « 빈의, 빈 출신의, 빈에서 유래한 ». 빈 기원설을 믿는 사람들은 한술 더 나아가, 1770년에 마리-엉뜨와넷이 프랑쓰로 시집오면서 크르와썽을 프랑쓰에 들여왔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역대 프랑쓰의 왕비들이 모두들 자기 나라의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특별히 크르와썽에 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학 사전들에 의하면 croissant 이라는 단어는 1863년, viennoiserie 는 1977년에야 불어 문헌들에서 처음 확인됩니다. 따라서 마리-엉뜨와넷이 빈에서부터 들여왔다는 주장 만큼은 뒤늦은 발상이라고 결론을 내려도 좋을 듯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빈 기원설을 통째로 무시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역사나 언어를 다 집어 치우고 빵 자체를 먹어 보면, 크르와썽은 회른헨이나 꼬르네또와는 전혀 다른 빵임을 알게 됩니다. 이딸리아에 가서 꼬르네또를 먹어 보면, 프랑쓰의 크르와썽과는 달리, 좀 눅눅하고 말랑거리는, 마치 크르와썽을 만들려다가 실패한 작품 ^^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꼬르네또의 반죽에는 우유와 달걀이 들어갔기 때문이지요. 결국 꼬르네또는 프랑쓰에서 브리오슈 (brioche) 라 부르는 빵과 맛과 질이 더 비슷합니다. 크르와썽에는 우유나 달걀은 전혀 들어가지 않고, 대신 버터가 많이 들어간 종잇장 반죽으로 구워, 바삭바삭하고 여러 겹이 일어나면서 부서지는 재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른헨은 직접 먹어 본 적이 없어 장담할 수 없지만, 만드는 방법과 재료가 꼬르네또와 매우 흡사한 것으로 보아, 비슷한 빵이라 추측됩니다.

그때문에 독어와 이딸리아어에는 불어에서 그대로 건너간 croissant 이라는 단어가 함께 사용됩니다. 즉 croissant 은 프랑쓰에서부터 수입된 종잇장 반죽의 빵을 지칭하고, Hörnchencornetto 는 원래부터 자기네 나라에 존재하던 브리오슈 반죽의 빵을 칭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독어로는 모르겠으나, 이딸리아어에서는 사실 이 두 말의 구분이 그다지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딸리아에서 크르와썽을 사면 자칫 꼬르네또인 경우가 많지요.

마지막으로, 불어의 croissant 은 물론 « 초승달 » 이라는 뜻의 명사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croître 동사의 현재분사입니다. 따라서 « 증가하고 있는, 성장 중인 » 이라는 뜻에 불과하며, 달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 외에도, 여러 다른 상황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입니다.

크르와썽 (croissant) 또는 초승달 빵

jeudi 10 janvier 2008

종잇장 반죽 (pâte feuilletée)


종잇장 반죽은 버터와 밀가루를 섞은 반죽인데, 마치 « 종이를 접듯이 » 여러 차례 포개 접어서 만들었기에 그렇게 불립니다. 이렇게 하면 반죽을 구웠을 때, 마치 얇은 종잇장 (feuillet) 들이 여러 겹으로 쌓인 듯한 결과가 나옵니다. 물론 말이 쉽지, 사실 종잇장 반죽은 비전문가들이 집에서 혼자 만들기에는 꽤 어려운 반죽입니다.

종잇장 반죽은 17세기의 유명한 화가였던 를 로랑 (Le Lorrain, 1600-1682) 에 의해 발명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실제로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본명이 Claude Gellé 이지만, 로렌 (Lorraine) 출신이기에 le Lorrain (= 로렌 출신 사람) 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진 이 풍경화가는 그림을 배우기 이전에 제과사 (pâtissier) 로 일했었습니다.

로당이 조각한 끌로드 를 로랑, 빠리 로당 박물관 정원
아무튼, 종잇장 반죽을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은 걀렛, 밀푀이으 (millefeuille) 등 바삭바삭하게 부숴지는 과자들이지만, 그 외에도 속을 짠 음식으로 채워서 여러 종류의 엉트레를 만들기도 하고, 따르뜨 (tarte) 의 밑받침으로도 쓰입니다.

또 종잇장 반죽을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 효모 (levure) 를 넣으면 크르와썽 반죽 (pâte à croissiant) 이 됩니다. 크르와썽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효모를 넣은 반죽을 구우면 종잇장의 결들이 더욱더 부풀어 오른 모습이 됩니다. 크르와썽 반죽은 크르와썽 외에도 빵 오 쇼꼴라 (pain au chocolat), 쇼쏭 오 뽐 (chausson aux pommes) 등을 만들 때에도 쓰입니다.

mercredi 9 janvier 2008

걀렛 데 르와 요리법 (recette de la galette des rois)

걀렛 데 르와는 시중에서는 1월달 밖에는 구할 수 없지만, 원하기만 한다면 만들기가 너무나 쉬운 과자입니다. 단, 반죽도 산다는 조건 하에 ! 걀렛 데 르와에 사용되는 반죽은 종잇장 반죽 (pâte feuilletée) 인데, 이 역시 집에서 못만들 것은 없으나,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고, 비교적 어려운 반죽입니다. 따라서 보다 손쉬운 방법은 다 만들어진 종잇장 반죽을 두 개 사는 것이지요.^^

걀렛 데 르와 재료 :
  • 종잇장 반죽 두 개 (각각 250 그람 정도)
  • 달걀 네 개
  • 버터 150 그람
  • 아몬드 가루 150 그람
  • 설탕 150그람
  • 바닐라 설탕 또는 바닐라 향 약간
  • 럼 두 큰 술
  • 페브 하나
P. S. : 사실 요리법들마다 재료의 비율이 조금씩 다릅니다. 특히 버터와 설탕을 덜 넣으려고들 하지요. 저는 보다 간단하도록 버터, 아몬드, 설탕의 비율을 똑같게 하였습니다.

걀렛 데 르와 만드는 법 :
  1. 우선 버터를 냉장고에서 꺼내 상온에서 물러질 때까지 둡니다.
  2. 버터가 충분히 말랑말랑해지면, 오븐을 210도로 더워지도록 켜 놓고, 본격적인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3. 큰 그릇에 물렁해진 버터와 설탕, 그리고 달걀 세 개를 넣어 잘 섞습니다
  4. 여기에 아몬드 가루와 바닐라 설탕, 럼을 첨가하여 고르게 섞습니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진득하고, 고소한 향이 나는 크림을 프렁지빤 (frangipane) 이라 부릅니다. 프렁지빤은 가장 대표적으로 걀렛 데 르와에 들어가는 크림이지만, 그 외에도 삐띠비에 (pithivier) 나 다르뜨와 (dartois) 를 만들 때도 쓰이며, 크렙 (crêpe) 의 속을 채우기도 합니다.
  5. 종잇장 반죽 하나를 펴서 가운데서부터 프렁지빤을 얹습니다. 이 때 빙 돌아가며, 1 쎈티 정도 가장자리를 비워 둡니다.
  6. 페브를 넣습니다.
  7. 나머지 달걀 하나를 잘 섞어서 비워둔 가장자리에 바릅니다.
  8. 두번째 종잇장 반죽을 위에 얹고, 달걀칠을 한 가장자리를 꼭꼭 눌러 두 원반이 서로 붙게 합니다.
  9. 표면 위에 원하는 그림을 그립니다 (대개는 마름모꼴이나 방사선형).
  10. 포크나 젓가락 등으로 위에서부터 바닥까지 구멍을 몇 개 뚫습니다.
  11. 남은 달걀물을 표면에 바릅니다.
  12. 오븐에 넣고 약 40분간 굽습니다. 20분이 지나면 과자를 꺼내어 달걀물을 다시 한번 입힙니다. 이 과정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이렇게 하면 보다 노르스름한 빛깔의 과자가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때 윤내기용 설탕 (sucre glace) 을 뿌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면 더 반짝거리는 과자가 되기에). 다시 오븐에 넣어 나머지 20분을 굽습니다.
  13. 살짝 식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따뜻할 때 먹으면 맛있습니다.
완성된 걀렛 데 르와 (galette des rois terminée)

P. S. : 프렁지빤을 넣은 이 전통 걀렛 외에 변형 걀렛의 요리법도 참고하세요.^^

mardi 8 janvier 2008

왕들의 걀렛 (galette des rois)

이딸리아나 에스빠냐와는 달리 프랑쓰에서는 더이상 주의 공현 축일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은 행해지지 않습니다. 역시 두 나라와는 달리 프랑쓰에서는 1월 6일이 공휴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 과자를 먹는 관습만은 여전히 매우 활발하게 살아 있습니다.

un roi mage en fève
이미 얘기한 적이 있듯이, 이 날 먹는 과자는 galette des rois (왕들의 걀렛) 라고 불립니다. 여기서 « 왕들 » 이란 아기 예수를 처음 공현하러 온 세 명의 동방박사들을 일컫습니다. 불어로 « 동방박사 » 는 roi mage, 즉 « 마법사 왕 » 이라 칭하기 때문. 동방박사를 이렇게 부르는 것은 불어 뿐 아니라 여러 다른 유럽 언어로도 마찬가지인데, 이 때 mage 는 정말로 요술을 부리는 마법사라기 보다는, 숨겨진 마법까지 알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가진 « 현자 » (따라서 우리말의 박사) 라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그들이 실제로 현자였는지, 마법사였는지, 왕이었는지는 사실 전혀 알 수 없지만, 성서에서 그들이 아기 예수에게 선사하는 선물들이 당시로서는 매우 비싸고 희귀한 물건들이었으므로, 아마도 높은 지식과 지위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었을 것이라는 유추가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이 과자가 이 세 명의 박사 « 왕들 » 을 기념하여 먹는 것이므로, 애초에는 왕관 (couronne) 과도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즉, 둥그렇고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는 빵에, 굵은 설탕과 과일 조림 등으로 장식을 한 과자였습니다. 사실 프랑쓰 남부의 몇몇 지방과 에스빠냐에서는 여전히 이런 빵을 먹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점점 프랑쓰 전역에서 왕관빵은 둥글 넙적한 걀렛 (galette) 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이 두 빵은 모양 뿐 아니라, 맛과 재질도 전혀 다릅니다. 왕관빵은 말랑말랑하며, 달콤한 오렌지 꽃물로 향을 내는데 비해서, 걀렛은 파삭파삭한 빵 속에 고소한 프렁지빤을 넣은 과자입니다. 그런데 이 프렁지빤이 꽤 무겁고 느끼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매년 주의 공현 축일마다 점점 다른 재료로 속을 넣은 걀렛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 과자들은 다른 철에는 구하기 힘드므로, 그리고 페브를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1월 6일 뿐 아니라 1월 한달 내내 여러 판을 먹습니다. 저역시 이틀 사이에 벌써 세 번을 먹었답니다.^^ 사서도 먹고, 만들어서도 먹고 (만드는 법). 그럼 다들 bon appétit !

couronne des rois
galettes des rois à la poire et au chocolat (배와 초콜렛)

vendredi 4 janvier 2008

베파나 할머니 (Befana)

성 니꼴라의 축일이 주로 북유럽과 동유럽에서 지켜졌는데 반해, 남유럽에서는 비슷한 행사가 주의 공현 축일 (Épiphanie) 에 치루어졌습니다. 이 축일 (1월 6일) 은 아기 예수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보인 것을 기념하는 날로, 이 때 그의 첫 방문자였던 동방박사들 (rois mages) 이 아기 예수에게 소중한 선물들을 가져왔다고 하지요. 따라서 아기 예수가 선물을 받은 날 다른 어린이들에게도 선물을 하는 풍습이 자연스레 생겨났습니다. 성 니꼴라를 기념하던 나라들은 오늘날 성인을 팽개치고 상업적 돌연변이인 싼타 클로쓰를 채택했지만, 주의 공현 축일을 기념하던 나라들은 오늘날도 여전히 주의 공현 축일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스빠냐는 유럽에서 거의 유일하게 미국식 싼타 클로쓰의 영향을 받지 않은 나라로, 에스빠냐 어린이들은 성탄절이 아니라 주의 공현 축일날 동방박사들이 가져다 주는 선물을 받습니다. 그리고 에스빠냐에 싼타 클로쓰가 알려졌다면, 이것은 미국 보다는 프랑쓰를 통해서입니다. 그래서 에스빠냐말로는 싼타 클로쓰를 Papa Noël 이라고 부릅니다. 에스빠냐 뿐 아니라 뽀르뛰갈과 여러 남미 나라들에서도 빠빠 노엘은 그저 외국의 풍습일 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딸리아 어린이들도 주의 공현 축일날 베파나 할머니가 가져다 주는 선물을 받는 것이 전통입니다. BefanaEpifania (= « Épiphanie ») 를 의인화 시키면서 변화된 말로, 못생긴 마녀의 모습을 가졌지만 사실은 마음이 착한 할머니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베파나는 1월 6일날 동방박사들과 함께 아기 예수를 공현하러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우물쩡 거리다가 뒤에 혼자 남아 길을 잃었다고 합니다. 어디를 가야 아기 예수를 만날 수 있는지, 아기 예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베파나는 그래서 닥치는대로 만나는 아이들마다 선물을 나눠 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중 한 명이 아기 예수였기를 바라면서... 여기서부터 시작된 베파나의 전통은 훗날 착한 아이들에게는 사탕과 선물을, 나쁜 아이들에게는 숯덩이를 주는 것으로 굳어졌습니다. 베파나는 1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하룻밤 사이에 모든 이딸리아 어린이들을 방문하여야 하므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굴뚝과 벽난로를 통해 각각의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벽난로가 근처에 걸어 놓은 양말 속에 선물 아니면 숯을 넣어 주고는 사라집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현대의 이딸리아에는 역시 싼타 클로쓰의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여, 오늘날 이딸리아 어린이들은 베파나는 물론, 밥보 나딸레 (Babbo Natale) 가 가져다 주는 성탄절 선물도 받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습니다 (Babbo = « Papa », Natale = « Noël »). 열흘 간격으로 두 번이나 선물을 받기에 이딸리아 어린이들은 유럽에서 가장 운이 좋다는 말을 듣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