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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udi 31 décembre 2009

augur 의 파생어들

불어 août 의 어원인 augustus 는 로마 제국의 첫 황제의 이름에서 유래했지만 이것은 고유명사는 아닙니다. 이 단어는 « 거룩한, 축성받은 » 이라는 뜻의 형용사인데, 가이우쓰 옥따위우쓰 뚜리누쓰 (Caius Octauius Thurinus) 가 황제가 되면서 별명으로 취했습니다. 이후 사실상 로마의 모든 황제들이 이 형용사를 자신의 이름 뒤에 붙이면서 augustus 는 결국 로마 황제들의 호칭 중 하나가 되버렸습니다. 물론 지금은 관습상 아우구스뚜쓰라고만 하면 로마의 첫 황제 가이우쓰 옥따위우쓰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그가 8월에 죽었으므로, 그의 계승자가 선임자를 기념하기 위해 8월에 그의 이름을 준 것이 현재 août 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augustus 는 황제들의 호칭이 되기 이전에는 종교적인 단어였습니다. 이 말은 라띠나어 augur 로부터 왔는데, augur 란 « 미래를 점칠 줄 아는 사제 » 를 가리켰습니다. 이들은 특히 새들이 날아가는 방향이나 새들이 먹는 모이, 그리고 노래하는 소리 등을 듣고 좋은 일이 있을지 나쁜 일이 있을지를 판단했다고 하지요. augur 는 현대 불어로도 발전하여 augure 라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불어 augure 는 두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방금 말한 « 로마 시대의 사제 » 를 가리키고, 또 하나는 그 사제들이 하는 일, 즉 « 미래를 점치기 위해 주변을 관찰하는 일 » 또는 « 미래의 징조 » 입니다. 또한 augurer 라는 동사도 있는데, 이는 당연히 « 점치다, 예언하다, 예견하다 » 등의 뜻이지요. 그런가하면 자주 쓰이는 단어 inaugurer 역시 같은 어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오늘날 이 단어는 « 개막하다, 시작하다 » 등의 뜻인데, 이것은 애초에 새로운 성전이나 기념물 등을 지으면 아우구르들이 그 건물의 안전과 번성을 예언하며 축성하였기 때문입니다.

라띠나어 augur 는 불어에서 거의 모양에 변화가 없는 augure 뿐 아니라, 모양이 많이 달라진 heur 로도 발전하였습니다. heur 는 « 징조, 운, 행운 » 이라는 뜻이죠. 여기에 좋은 운이면 bon 을 붙이고, 나쁜 운이면 mal 을 붙여, 오늘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bonheur, malheur 라는 단어들이 태어났습니다.

다시 augustus 로 돌아와, 이 단어는 불어에서 auguste 로 발전하였습니다. 역시 프랑쓰에서도 로마에서처럼 왕들의 권위와 위엄을 표현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였던 단어였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한 왕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 왕은 필립 2세 (Philippe II) 인데, 그는 44년간 재위하면서 프랑쓰 왕권을 강화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고, 왕국의 영토를 크게 확장시키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미 살아생전부터 auguste 라는 수식어가 이름 뒤에 따라다녔고, 지금도 필립 2세라기 보다는 필립 오귀스뜨 (Philippe Auguste) 라고 자주 불립니다. 더군다나 그는 8월에 태어났기 때문에 아주 적당한 별명이었던 것이지요.

Auguste 는 또한 남자 이름으로도 쓰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Augustin, Augustine 같은 애칭들이 나오기도 했구요. Augustin 을 더 줄이면 Tintin 이 됩니다. 물론 TintinAugustin 외에도 Martin 이라든지 Justin 이라든지, 다른 이름의 애칭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만화 주인공 땅땅의 진짜 이름이 오귀스땅일 수도 있다는 사실 ! 이렇게 불어에서는 한 음절을 반복하여 애칭을 만들 때가 많은데, 마찬가지로 Auguste 의 중간 음절을 반복하여 Gugusse 라는 애칭도 있습니다. gugusse 는 이제는 일반명사화 되어 « 써커쓰의 광대 » 를 뜻하기도 하고, 넓은 의미에서 그저 « 웃기는 사람 », 그리고 더 넓은 의미에서 그저 « 사람, 남자 » 의 뜻으로도 쓰입니다. 특히 이 단어는 군대에서 많이 쓰이면서 gus 로 다시 한 번 줄어, « 군인 », 그리고 뜻이 또 확장되어 « 녀석, 놈 » 등의 뜻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고귀하고 엄숙하고 종교적인 의미였던 augustus 가 참 많은 변화를 겪었지요 ?

dimanche 20 décembre 2009

달 이름의 유래 (nom des mois)

불어에서 매달매달의 이름은 모두 라띠나어에서 유래하였는데,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로마 시대에는 새해가 3월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학년제와 비슷하다 할 수 있겠지요. 3월부터 시작하여 그 어원을 찾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mars : 3월은 라띠나어로 martius 라 했고, 로마 신화 속의 군신 마르쓰 (Mars) 를 기념하는 달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avril : 4월은 라띠나어 aprilis 로부터 유래했는데, 이 라띠나어의 뜻은 모호합니다. 이미 로마시대부터 어떤 사람들은 이 단어가 그리쓰의 여신 아프로딧 (Aphrodite) 을 기념하는 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고, 또다른 사람들은 라띠나어 동사 aperire, 즉 « 열다 » 에서 기원했다고 보았습니다. 4월은 사실상 봄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꽃들이 만개하고 모든 생명이 새로 솟는 만큼 열리다 라는 동사에서 그 어원을 찾은 것도 이해는 갑니다. 또다른 주장은 라띠나어 형용사 apricus 로부터 왔다는 것입니다. 이 형용사는 « 양지바른, 해가 잘 드는, 햇빛을 좋아하는 » 이라는 뜻인데, 역시 봄의 시작과 관계가 있는 해석입니다.

mai : 5월을 가리키는 말은 라띠나어 maius 에서 왔으며, 이 말은 그리쓰와 로마 신화 속의 여신 마이아 (Maia) 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juin : 6월은 라띠나어 iunius 에서 비롯되었고, 이 단어는 로마의 여신 유노 (Juno) 를 기념하는 달입니다.

juillet : 7월을 칭하는 이름은 라띠나어 iulius 가 변해서 된 말인데, 이것은 율리우쓰 까에싸르 (Julius Caesar) 의 이름으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원래 애초에는 이 달의 이름은 quintilis 였으며, 그저 « 다섯번째 달 » 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새해가 3월부터 시작하므로 7월은 다섯번째 달이 맞지요. 그러던 것을 아우구스뚜쓰 (Augustus) 황제가 까에싸르를 기념한다하여 그의 이름을 따서 바꾼 것입니다.

août : 8월도 7월과 비슷한 현상을 겪었습니다. 원래 8월의 이름은 sextilis, 즉 여섯번째 달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우구스뚜쓰의 후계자였던 띠베리우쓰 (Tiberius) 가 양아버지이자 선임 황제였던 아우구스뚜쓰를 기념한다하여 augustus 라고 달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단어가 차차 변하고 줄어, 불어에서는 août 이 되었습니다. août 은 발음이 조금 문제가 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여기를 보셔요.

septembre : 9월의 이름은 라띠나어 september 에서 왔으며, 이 단어는 그저 일곱번째 달이라는 뜻입니다. 역시 3월을 시작으로 보았을 때 이야기이지요. 불어 숫자 sept (7) 을 생각해 보면, 같은 어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octobre : 10월도 9월과 마찬가지 원칙입니다. 라띠나어 october 는 여덟번째 달이라는 뜻이며, 불어 huit (8) 와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novembre : 11월 역시 아홉번째 달이라는 뜻의 라띠나어 nouember 에서 왔습니다. 불어 neuf (9) 도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décembre : 12월을 칭하던 라띠나어 december 는 열번째 달이라는 뜻이며, 현대 불어 dix (10) 도 같은 어원입니다.

janvier : 1월은 조금 더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초창기의 로마력은 데껨베르로서 한 해가 끝났으며, 나머지 육십여일은 날짜를 세지 않았다고 합니다. 농경 시대에는 겨울 동안 활동을 하지 않았고, 그저 3월의 꺌렁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이지요. 하지만 누마 뽐삘리우쓰 (Numa Pompilius) 라는 왕 (기원전 8-7세기) 이 달력을 개편하면서 1월과 2월을 연말에 추가했습니다. 어쨌거나 1월의 이름은 라띠나어 januarius 에서 왔으며, 이 달은 로마의 신 야누쓰 (Janus) 를 기념합니다.

février : 2월은 라띠나어 februarius 에서 온 이름인데, 이 단어는 동사 februare, 즉 « 정화하다, 순화하다 » 라는 뜻입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은 애초에는 야누아리우쓰와 페브루아리우쓰의 순서가 서로 뒤바뀌어 있었습니다. 즉 누마 뽐삘리우쓰가 달력을 개편했을 때는 데껨베르에 이어지는 달 이름을 페브루아리우쓰라 불렀고, 그 뒤에 오는 달을 야누아리우쓰라 불렀으며, 이러한 관습이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기원전 450년 경, 두 달의 이름을 뒤집었습니다. 그리고 기원전 153년부터 1월 1일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게 되어 지금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랍니다.

dimanche 13 décembre 2009

꺌렁드 (calendes)

라임바웃 데 바께이라쓰 (Raimbaut de Vaqueiras) 의 에스떵삐 Calenda maia 는 « 오월의 첫 날 » 이라는 뜻입니다. 옥어 calenda, 불어 calendes 는 라띠나어 calendae 로부터 온 단어이며, 이것은 고대 로마 시대에 매 달의 첫 날을 지칭하던 용어였습니다. 로마력에서는 매일매일을 숫자로 세지 않고, 몇몇 특정한 날들, 즉 꺌렁드 (매 달 첫 날), 이드 (ides, 매달 보름) 등과 같은 날을 기준으로 하여 날짜를 세었습니다. 즉 꺌렁드로부터 며칠 전 날, 이드로부터 며칠 전 날 식으로 불렀던 것이지요. 따라서 이 꺌렁드라는 개념은 로마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날짜였으며, 새로운 꺌렁드가 시작하기 전 채무 관계를 모두 정리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꺌렁드에 맞추어 돈 갚고 받을 날짜를 적어 둔 책이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달력 (calendrier) 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또한 불어 속담 중 renvoyer aux calendes grecques « 그리쓰 꺌렁드로 미루다 » 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말은 존재하지 않는 날짜를 말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꺌렁드라는 이름은 로마 시대에 와서야 생겨난 것으로, 그리쓰 시대에는 첫 날을 꺌렁드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표현은 « 성 글랑글랑의 날에 » 와 같은 뜻입니다.

dimanche 6 décembre 2009

에스떵삐 (estampie)

에스떵삐는 13세기와 14세기에 유행했던 기악 음악의 한 졍르로, 애초에는 춤곡이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 형식의 특징은 같은 악절이 두번씩 반복되면서, 다만 마지막 부분만 살짝 다르다는 것입니다. 두번씩 반복될 때, 첫번째는 열린 형식 (ouvert) 으로, 두번째는 닫힌 형식 (clos) 으로 끝납니다. 따라서 형식을 요약하면 AA' BB' CC'... 와 같습니다. 즉 부속가와 매우 비슷한 것이지요. 에스떵삐의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부속가로부터 유래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에스떵삐들은 모두 순수한 기악곡인데, 오로지 단 한 곡, 그리고 가장 오래된 에스떵삐이며 가장 유명하기도 한 깔렌다 마야 (Calenda maia 또는 Kalenda maya) 는 가사를 가지고 있는 성악곡입니다. 이 노래는 라임바웃 데 바께이라쓰 (Raimbaut de Vaqueiras) 라는 트루바두르가 이딸리아에 머물던 중 프랑쓰로부터 온 두 명의 죵글뢰르 (jongleur) 가 연주하는 기악곡을 듣고 여기에 시를 붙인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음악을 라임바웃이 작곡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심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에스떵삐도 애초에는 순수 기악 춤곡이었을 확률이 많다는 이야기지요. 또는 이 이야기는 그저 전설처럼 전해지는 일화로 보고, 실제로 이 노래의 시와 음악을 모두 지은 사람이 라임바웃이 맞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최초의, 또는 가장 오래된 에스떵삐는 옥씨따니 (Occitanie) 에서 유래했다고 보아야 할 듯 싶습니다. 비록 이딸리아에서 작곡되기는 했어도, 라임바웃은 옥씨따니 사람이니까요. 실제로 불어 estampie 라는 단어는 옥어 estampida 에서부터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14세기에는 istanpita 라고 이딸리아어화된 이름으로 불리는 에스떵삐들이 여러 곡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부제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는 saltarello 라는 부제가 실려 있습니다.

라임바웃 데 바께이라쓰의 깔렌다 마야 의 기악 연주

samedi 5 décembre 2009

쌀따렐 (saltarelle)

16세기에 유행했던 춤 중에 갸이야르드와 비슷한 것으로 쌀따렐이라는 춤이 있습니다. 이딸리아어로는 saltarello 라고 하는데, 이딸리아어 동사 saltare (= sauter = 뛰다, 도약하다) 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16세기의 쌀따렐과 갸이야르드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쌀따렐이 보다 작은 도약을 하는 춤이고, 갸이야르드는 더 « 힘있는 » (= gaillard) 도약을 하는 춤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제목을 어떻게 붙였느냐의 문제이지 실질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갸이야르드처럼 쌀따렐 역시 빠반 같은 악곡과 짝을 이루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쌀따렐은 갸이야르드보다 역사가 더 깊은데, 이미 14세기부터 쌀따렐이라는 춤곡이 등장했었으며, 이 때의 쌀따렐은 갸이야르드와는 다릅니다. 14세기의 쌀따렐은 모두 단선율 기악곡이며, 오히려 에스떵삐 (estampie) 와 흡사한 유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세 쌀따렐 한 곡

jeudi 3 décembre 2009

갸이야르드 (gaillarde)

갸이야르드는 흔히 빠반과 결합하여 추어졌던 16-17세기의 춤으로, 빠반이 느리고 장중한 반면, 갸이야르드는 보다 밝고 빠릅니다. 사실 gaillard 라는 단어 자체가 « 활발한, 힘있는, 즐거운 »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빠반이 2박자 또는 4박자 계열인데 반해, 갸이야르드는 3박자 계열, 즉 3/2, 3/4, 6/8 박자 등으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갸이야르드도 빠반과 마찬가지로 이딸리아에서 유래한 춤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딸리아말로는 gagliarda.

갸이야르드는 이름대로 발을 « 힘차게 » 차 올리면서 추던 춤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쌀따렐 (saltarelle) 과 매우 흡사합니다. 사실상 쌀따렐과 갸이야르드는 이름 말고는 차이가 그다지 없으며, 음악적으로는 특히나 구별이 불가능합니다. 갸이야르드는 빠반과 마찬가지로 프랑쓰와 이딸리아에서 크게 유행했으며, 영국에서 버드, 다울랜드 등의 작곡가들에 의해서 기악곡으로 확립되었습니다.

을 위한 갸이야르드 한 곡

mercredi 2 décembre 2009

빠반 (pavane)

빠반이라는 춤은 se pavaner 라는 동사를 낳기는 했지만, 공작새 (paon) 와는 사실상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비록 빠반이라는 춤이 마치 공작새가 거닐듯, 여유롭고 느긋하며 거만스러운 데가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사실 엄격히 말하면 실제로 이 빠반이라는 춤이 어떤 춤이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16세기 유럽 궁정에서 추워진 것은 확실한데, 실제로 안무에 관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춤을 반주하던 음악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 음악들의 성격이 모두 느리고, 엄숙하며, 장중한 분위기라는 점에서, 춤도 비슷한 성격을 가졌으리라 짐작해 보는 것입니다.

pavane 이라는 이름은 이딸리아어 padovana 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 춤이 이딸리아의 도시 빠도바 (Padova) 에서 유래한 듯 싶습니다. 또는 에스빠냐가 근원지라는 설도 있는데, 그래도 이딸리아의 빠도바를 거친 다음에야 다른 곳에도 전파된 듯 보입니다. 아무튼 이딸리아, 프랑쓰, 에스빠냐, 그리고 심지어 독일의 궁정들에서 16세기 내내 유행하였는데, 특히 영국에서는 기악 음악의 한 형식으로 자리잡으면서 그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버드 (Byrd), 기본쓰 (Gibbons), 다울랜드 (Dowland), 등등이 빠반이라는 건반악기 작품을 정말 많이 남겼지요. 이런 사람들의 작품에서 느리고 4박자 또는 2박자 계열의 빠반은 대개 더 빠르고 즐거운 3박자 계열의 다른 춤과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갸이야르드 또는 쌀따렐). 영국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빠반은 흔히 pavan, paven, pavin 이라고 표기되기도 합니다.

보다 현대로 가까이 와서도 몇몇 작곡가들이 빠반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쌍썽쓰 (Camille Saine-Saëns) 의 빠반이 있고, 또 포레 (Gabriel Fauré) 의 빠반도 매우 유명하지요. 하지만 아마도 가장 유명한 빠반은 라벨 (Maurice Ravel) 이 작곡한 죽은 인판따를 위한 빠반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일 것입니다. 이러한 빠반들은 물론 르네썽쓰 시대의 양식과는 매우 다르지만 그래도 역시 빠반의 특성을 잘 살려서, 느리고 무거우며 엄숙하면서도, 상당히 너울너울 춤 분위기가 나는 걸작들입니다.

포레의 빠반, op. 50

dimanche 29 novembre 2009

paon « 공작새 »

faisan 과 같은 동물을 phasianidés « 꿩과 » 라고 하는데, 이 과에 속하는 동물 중 발음에 문제를 일으키는 동물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paon ! « 공작새 » 를 뜻하는 이 단어는 o 가 묵음이 되어 pan 처럼 발음됩니다. 그 여성형 paonne 역시 [빤] 으로 발음되며, « 어린 공작 » 을 가리키는 paonneau 는 [빠노] 로 발음됩니다.

공작새가 꼬리를 자랑하며 걷는 모양을 본 따 불어에는 se pavaner 라는 동사가 있습니다. 즉 « 거들먹 거리며 걷는다 » 는 뜻이지요. 이러한 단어가 나온 것은 paon 의 어원이 라띠나어 pavo 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와는 독립적으로 pavane 이라는 춤이 있는데, 역시 느리고 장중한 춤입니다. pavopavane 이 만나서 « 공작새처럼 잘난척 한다 » 는 뜻의 se pavaner 동사가 태어났습니다.

samedi 28 novembre 2009

fai 발음의 약화

monsieur 와 비슷한 발음 현상, 즉 특별히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강모음이 약화되는 현상이 일어난 또다른 단어로 faire 동사의 여러 변화형이 떠오릅니다. 불어를 공부한 사람들은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거지만, faire 의 1인칭 복수 변화형 faisons 은 특이하게도 [프종] 으로 발음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다른 변화형들에도 영향이 미친 것 같습니다. 반과거형은 모든 인칭이 다 [프]로 발음되지요 : faisais, faisais, faisait, faisions, faisiez, faisaient. 또 미래형은 아예 글자 형태 자체가 발음에 맞게 변화되어 있습니다 : ferai, feras, fera, ferons, ferez, feront. 미래형이 이렇다 보니 조건법 형태 역시 당연히 영향을 받구요 : ferais, ferais, ferait, ferions, feriez, feraient. 또한 현재 분사 faisant 역시 [프정] 으로 발음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어원적으로 faire 와 전혀 무관한 faisan 이라는 명사 역시 이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faisan 은 « 꿩 » 을 가리키는 말로, 라띠나어 phasianus 로부터 유래했으며, 이 말의 원 뜻은 « 파씨쓰 강 주변에서 사는 새 » 입니다. 파씨쓰는 현재는 제오르지 (Géorgie) 를 흐르는 리오니 (Rioni) 강을 가리키던 고대 그리쓰어 이름인데, 실제로 꿩 중에서도 꼴쉬드 꿩 (faisan de Colchide) 이라 불리는 종은 이 강 근처에서 유래한 종이 맞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아무 관계가 없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faisan 을 비롯하여 그 파생어들은 모두 첫음절이 약화되는 현상을 겪었습니다 : faisane [프잔] « 암꿩 », faisandeau [프정도] 또는 faisanneau [프자노] « 어린 꿩 », faisanderie [프정드리] « 꿩양육 », faisandier [프정디에] « 꿩 키우는 사람 »... 마지막으로, faisander [프정데] 라는 동사가 있는데, 이것은 꿩을 비롯하여 사냥에서 잡은 동물의 고기로부터 즙을 얻어 내기 위하여 부패시키며 재워두는 행위를 말합니다.

vendredi 27 novembre 2009

monsieur

dame, damoiseau, demoiselle 이 모두 같은 어원을 가진데 반해, monsieur 는 유일하게 독립된 어원을 갖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물론 monsieur 의 결합인데, 이 sieur 는 라띠나어의 senior 로부터 왔으며, 이 말은 senex « 나이든 » 의 우등비교급입니다. 즉 « 더 나이든 » 이란 뜻이죠. 애초에는 나이든 사람을 우대하여 부르던 호칭이 남자에 대한 경칭으로 굳어진 것입니다.

sieur 외에도 sire, seigneur 등 비슷한 호칭들이 모두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으며, sénateur « 상원의원 » 도 마찬가지입니다. sénateur 들은 애초에 고대 로마의 정치인들로, 나이 지긋한 원로들이었습니다.

영어의 sir 도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불어 sire 로부터 건너 간 말이므로 당연하다 하겠지요. 한편 불어 monsieur 의 발음이 어찌하여 오늘날 [므씨으] 로 굳어졌는지는 알 수 없는 신비입니다.

lundi 23 novembre 2009

dame « 부인 »

불어 dame 은 라띠나어 domina 로부터 왔으며, 이 말은 dominus 의 여성형입니다. dominusdominadomus « 집 » 로부터 온 말로, 각각 « 남녀 집주인 » 을 뜻합니다. 로마 시대에는 자유인들만 집을 소유할 수 있었으며, 사실 집주인이라고 하면, 집 건물 뿐 아니라 집안의 다른 모든 물건,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 (특히 노예) 까지도 소유했으므로, domusdomina 는 « 주인 나리, 주인 마님 » 이란 뜻으로 쓰였습니다.

여기서 유래한 불어 dame 도 따라서 « 신분이 높은 귀부인 » 을 뜻했습니다. 이 때 나이나 결혼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죠. 예를 들어 프랑쓰의 공주들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dame 이라 불렸지, 결코 demoiselle 이라 불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demoiselledemoiselle 대로,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 소귀족 부인 » 을 뜻했던 말입니다. 즉, 아무리 결혼을 했고 나이가 많더라도, 신분이 높은 귀족의 부인이나 딸이 아니면 demoiselle 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현대로 오면서 dame 은 « 기혼 여성 », demoiselle 은 « 미혼 여성 » 을 일컫게 되었습니다.

demoiselle 이라는 말도 사실은 dame 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원래 단어는 damoiselle 이었으며, 또한 남성형 damoiseau « 도련님 » 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damoiseau 는 사실상 쓰이지 않으며, demoiselle 도 그다지 많이 사용되지 않는 편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과는 다르게 프랑쓰의 이삼십대 여자들은 mademoiselle 이라고 불리는 것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어리게 본다고 기분 나빠하거나, 남자들이 딴 생각을 품고 하는 얘기 아닌가 경계심을 갖지요. 프랑쓰에서 특별히 어린 여자애들이 아니라면 mademoiselle 보다 차라리 madame 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난합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madame, mademoisellema 는 소유격 « 나의 » 입니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에는 이 부분을 바꿔주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모든 변화형이 가능하지만 특히 « 우리들의 부인 » 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notre dame 이라고 해야하겠지요. notre dame 이란 다름아닌 « 성모 마리아 » 를 칭합니다. 이 칭호는 기도 등에서 자주 쓰이고, 또 성모에게 바쳐진 교회의 이름으로도 자주 쓰입니다. 빠리의 주교좌 교회가 바로 Notre Dame 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도 사실 Notre Dame 이라는 이름의 성당은 크고 작은 것이 도처에 있습니다. 따라서 빠리의 주교좌 성당을 가리킬 때는 항상 Notre Dame de Paris 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노트르 담 드 빠리의 남쪽면


반면, 이딸리아어에서는 « 성모 » 를 가리킬 때 우리의 부인이라 하지 않고, 나의 부인이라 합니다. 그래서 madonna 라는 말을 쓰지요. 이 때 donna 역시 domina 가 변천하여 생긴 말로 madonnamadame 은 결국 같은 구조와 어원을 가지며, 뜻도 비슷합니다. madonna 도 역시 옛날에 귀족 부인에 대한 경칭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madonna Lisa). 여기에 « 성모 » 라는 뜻이 하나 더 추가되어 있는 점이 불어와 다를 뿐이지요. 이 madonna 라는 이딸리아어를 그대로 불어에 수입하여 madone 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딸리아어에서 madonna 는 « 성모 » 를 가리키는데 비하여, 불어의 madone 은 « 성모상, 성모를 나타내고 있는 그림 » 을 말합니다.

Madone

samedi 7 novembre 2009

담놀이 (Jeu de dames)

장기와 비슷한 놀이로 프랑쓰에서 즐기는 담 (dames) 이라는 놀이가 있습니다. 담놀이판은 장기판과 매우 흡사하게 생겼는데, 64 꽁빠르띠멍 대신 정확하게 100 개의 꽁빠르띠멍으로 나뉘어진 점 만이 다릅니다. 담은 장기와 비슷한 듯 하지만 동시에 매우 다릅니다. 말이 움직이는 규칙은 일단 장기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여기서는 장기처럼 말마다 이름과 성격, 움직이는 노선이 정해져있지 않고, 스무 개의 말들이 모두 같은 모양으로 생겼으며, 같은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장기보다 훨씬 단순해 보이는 이 놀이도 막상 시작해 보면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을 헤쳐 나와야 합니다.

담놀이에 사용되는 말들은 동전처럼 생긴 동글납작한 원형으로써, 이 말들이 상대방 진영의 끝 줄까지 건너가서 닿으면 한낱 말 (pion) 에서 담 (dame = 왕비, 여왕, 부인) 으로 승격을 합니다. 담이 되면 다른 말과 구별하기 위해서 말을 하나 포개어 얹습니다. 그리고 사방팔방 마음껏 뛰어 다닐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지요. 그 때문에 바로 담이라는 이름을 주게 된 것 같습니다. 장기에서도 왕비는 매우 자유롭게 움직이는 말이기 때문이지요. 장기에서도 왕비를 잃는 것은 왕에게 치명적인데, 담놀이에서도 적에게 담을 하나 허락하고 나면, 사실 이기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담놀이에 사용되는 판은 damier 라고 합니다. 그런데 뜻이 발전하여 오늘날 damier 라고 하면 두가지 색의 네모가 교대되는 무늬를 칭합니다. 사실 장기판도 마찬가지 무늬이기 때문에 에쉬끼에 무늬라고 해도 될텐데, 이렇게 말하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다미에 무늬로 유명한 루이 뷔똥의 가방

mardi 3 novembre 2009

échec « 장기 » 또는 « 실패 »

« 장기 놀이 » 를 불어로 échecs (échec 의 복수) 이라 합니다. 이 단어는 뻬르쓰어 shah 가 변하여 된 것인데, « 왕 »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매우 오래된 놀이인 장기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인도나 중국 쪽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하는데, 600년 경에는 뻬르쓰 (Perse) 에 이 놀이가 널리 퍼져있었답니다. 그리고 아랍 문화권과 에스빠냐를 거쳐 1000년 경에 유럽에 도입되었습니다. 뻬르쓰에서는 이 놀이의 가장 마지막에 더이상 왕이 꼼짝 못하게 되면, Shah mat 이라고 외쳤는데, 이것은 « 왕이 죽었다 » 는 뜻입니다. 현대 불어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왕을 꼼짝 못하게 하는 수를 두면서 Échec et mat 이라고 외칩니다.

여기서부터 « 실패 » 라는 뜻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다양한 상황에서 자주 사용되는 échec 이라는 단어가 사실은 놀이에서 비롯되었으며, 애초에는 왕이라는 뜻이었다니, 정말 재미있지요 ?

한편 « 실패하다 » 라는 동사는 échouer 라고 하는데, échec 과 당연히 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의외로 이건 또 그렇지 않습니다. échouer 의 원래 의미는 « (배가) 좌초하다, (배 밑이) 땅에 닿다 » 라는 의미로서, 아마도 échoir « 떨어지다 » 와 상관있어 보입니다. 배가 물 위로 갈 길을 가지 못하고 땅에 닿아있으니, 여기서 실패하다라는 의미가 생겨난 것입니다.

요약하면 échec 이라고 단수로 쓰면 실패라는 뜻이거나 아니면 장기에서 왕을 지게 하는 결정적인 수를 가리킵니다. 반면 놀이 자체를 뜻하기 위해서는 échecs 이라고 복수를 사용합니다. 이 복수 형태가 영국으로 건너가서 chess 라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 장기판 » 은 불어로 échiquier 라 합니다. 장기판은 담놀이판 (damier) 과는 다르게 64개의 꽁빠르띠멍으로 나뉘어져 있지요.

장기판이 새겨진 놀이용 탁자
졍-엉리 리즈네르 (Jean-Henri Riesener) 가 만든 것으로 추정됨 (1785)
빠리, 꺄르나발레 박물관
루이 16세기 떵쁠에 갇혀있는 동안 사용했던 장기말들
빠리, 꺄르나발레 박물관
옛날에 장기를 두던 모습
하이델베르크 대학, 마네쓰 필사본 (Codex Manesse, 14세기)

samedi 31 octobre 2009

compartiment « 칸 »

appartement, département 과 비슷한 단어로 compartiment 이 있습니다. 역시 여러 part « 몫 » 로 나누었다는 뜻인데, « 칸, 구획 » 등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구 등의 내부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끔 구분지워 놓은 것을 말합니다. 냉장고 안에도 여러 꽁빠르띠멍이 있어서 야채를 넣는 칸, 음료수를 넣는 칸, 얼음을 넣는 칸 등이 나눠져 있지요. 아니면 여행용 가방 안에도 여러 물건을 정리할 수 있게끔 꽁빠르띠멍들이 있습니다.

또한 꽁빠르띠멍은 기차에서 대여섯명씩 들어가서 앉아 있을 수 있게 만든 객실을 말하기도 합니다. 현재 프랑쓰의 떼제베들은 모두 기차 한 량이 뻥 뚫려서, 그 안에 좌석들이 죽 배열되어 있는 형태로 되어 있지만, 떼제베 이외의 기차들, 아직 옛날식으로 운영되는 기차들 중에는 꽁빠르띠멍으로 구분되어 있는 기차들도 간혹 있습니다. 그리고 꼭 객실이 아니더라도, 짐을 두는 곳 (compartiment bagages), 흡연실 (compartiment fumeur) 등에 꽁빠르띠멍이라는 이름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정한 면적을 규칙적 크기로 나누어 놓은 각각도 꽁빠르띠멍이라 합니다. 예를 들면 장기판 (échiquier)담놀이판 (damier) 의 네모난 칸 하나하나가 꽁빠르띠멍이지요.

64개의 꽁빠르띠멍으로 나누어 놓은 장기판 (16세기)
빠리, 루브르

compartiment 은 이딸리아어 compartimento 에서 왔는데, 이 단어는 compartire 즉 « 나누다 » 의 명사형입니다. 결국 위에서 얘기한대로, appartement, département 과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jeudi 29 octobre 2009

appartement « 아파트 »

département 과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정확히 같은 어원을 가진 단어로 appartement 이 있습니다. 이 단어는 département 과 비슷하게, 역시 하나의 커다란 전체를 여러 part « 몫, 부분 » 로 나누었다는 뜻이지요. 특히 하나의 건물을 여러 몫으로 나누어 여러 가구가 살 수 있게 해 놓은 주거 환경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들은 모두 네모 반듯반듯하고, 모두 일정한 넓이와 획일적인 구조를 가지지만, 프랑쓰의 아파트들은 매우 다양한 모습을 지닙니다. 옛날부터 있던 건물들, 귀족이나 부유한 사람들이 살던 큰 건물을 그때그때마다 필요에 따라 나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한 층에도 여러 면적을 지닌 아파트들이 있고, 네모난 대신 비뚤비뚤한 모양이 생기기도 하며, 아래층과 윗층의 구조가 전혀 다른 일도 많고, 또 윗층과 아래층을 터서 이층 (duplex), 때로는 삼층 (triplex) 짜리 아파트들도 있습니다.

appartement 이라는 단어가 이미 1559년부터 불어에서 쓰인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지만, 이러한 주거 환경은 우리나라에서와는 달리 프랑쓰에서는 현대식 개념이 아닙니다. 이미 수백년전부터 프랑쓰의 도시들, 특히 빠리에는 여러 층으로 된 건물들이 있었고, 그 안을 잘게 쪼개서 사용했었지요. 또한 고층건물이 아니더라도, 작은 개인 집 안에서도 주거가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으면, 역시 그 각각을 아빠르뜨멍이라 부릅니다. 따라서 베르싸이으나 루브르 같은 옛 왕궁에서도 각각의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공간을 아빠르뜨멍이라 불렀습니다. 예를 들어 왕의 아빠르뜨멍이라고 하면, 궁 안에서 왕의 침실을 비롯하여, 접견실, 사무실, 비서실 등등으로 이루어진, 왕이 사용할 수 있도록 분리시켜 놓은 공간을 말했습니다.

호화로운 왕의 아빠르뜨멍과는 정반대로, 아파트들 중에 달랑 방 하나로만 구성된 아파트, 즉 침실과 거실의 구분 조차 없는 아파트를 불어로는 studio 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라띠나어 studium [스뚜디움] 에서 왔는데, 바로 « 공부 » 라는 뜻입니다. 영어의 study, 불어의 étude 등이 모두 이 단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즉 스뛰디오는 « 학생의 공부방 », 또는 « 예술가의 작업실 » 등을 가리키는 말인 것이지요. 그 때문에, 부엌이나 화장실, 욕실 등이 아예 없거나, 매우 작거나, 복도나 지하에 있어서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프랑쓰에는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라는 말은 영어 apartment 에서 왔겠지만, 영어 apartment 는 불어 appartement 이 건너가서 생긴 말입니다. 반면 불어 appartement 은 이딸리아어 appartamento 를 채택한 것이며, appartamento 는 또다시, 에스빠냐어 apartamiento 를 이딸리아어화 한 것입니다. 에스빠냐어 apartamiento 는 동사 apartar 를 명사화 시킨 것이구요. apartar 라는 에스빠냐어 동사는 위에서 처음 얘기했듯, « (여러 몫으로) 분리하다 » 라는 뜻입니다.

루브르궁에 보존되어 있는 황제 나뽈레옹 3세의 아빠르뜨멍 중 거실과 식당


mardi 27 octobre 2009

데빠르뜨멍 (département)

département 은 여러 뜻이 있는 단어인데, 그 중에는 프랑쓰 전역을 잘게 나눠 놓은 구역을 칭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도 정도에 해당하는 데빠르뜨멍은 사실상 우리나라의 도 보다는 크기가 작습니다. 데빠르뜨멍이 세네개 모이면 하나의 레지옹 (région), 즉 « 지역 » 이 되는데, 레지옹은 또 우리나라의 도보다는 더 큽니다. 따라서 정확하게 해당하는 번역어는 있을 수 없으며, 사실상 행정구역 명칭들도 대부분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냥 데빠르뜨멍 이라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프랑쓰 전국은 정확하게 백 개의 데빠르뜨멍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 데빠르뜨멍은 이름이 있을 뿐 아니라 고유한 번호를 부여받습니다. 01번은 앙 (Ain) 이고, 95번은 발-드와즈 (Val-d'Oise) 입니다. 그리고 에로 (Hérault) 는 34번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쓰 사람들 중에는 이 데빠르뜨멍들의 이름과 번호를 열심히 노력하여 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데빠르뜨멍을 아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100개의 데빠르뜨멍의 번호를 모두 정확하게 아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거든요. 프랑쓰의 자동차 번호에는 모두 그 차가 등록된 데빠르뜨멍의 번호가 포함되게 되어 있으므로, 사실 차 번호만 보아도, 이 차가 어느 데빠르뜨멍에서 온 차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때문에, 흔히 고속도로 등지에서 차가 밀릴 때, 옆의 차들의 번호판을 보면서 어느 데빠르뜨멍의 차인지 알아 맞히는 놀이 따위를 하기도 합니다.

데빠르뜨멍의 번호는 또한 우편번호에도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75011 이라고 하면, 이것만 보아도, 빠리 11구에 있는 주소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시 남의 우편번호를 보고 어느 데빠르뜨멍일지 짐작하는 놀이들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도시 하나에 데빠르뜨멍 번호를 부여하는 일은 없습니다. 한 데빠르뜨멍 안에는 크고 작은 도시가 수두룩 하지요. 유일한 예외가 바로 빠리인데, 빠리는 서울처럼 일종의 특별시이기 때문입니다. 빠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꼬뮌 (commune) 이면서 또한 그 자체로 하나의 데빠르뜨멍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방금 말했듯, 빠리의 번호는 75입니다.

프랑쓰에 백 개의 데빠르뜨멍이 있다면, 01부터 시작해서 100까지 차례대로 번호가 붙어야 할텐데, 엄격히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대다수는 그러합니다. 하지만 몇몇 예외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꼬르쓰 (Corse) 입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와도 같이, 프랑쓰 남쪽에 위치한, 그리고 프랑쓰의 가장 큰 섬인 꼬르쓰는 20번에 해당되는데, 그 자체가 다시 두 데빠르뜨멍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 오뜨-꼬르쓰 (Haute-Corse) 와 꼬르쓰-뒤-쒸드 (Corse-du-Sud). 차라리 Haute-Corse (높은 꼬르쓰) 와 Basse-Corse (낮은 꼬르쓰) 로 구별하든지, 아니면 Corse-du-Nord (북쪽 꼬르쓰) 와 Corse-du-Sud (남쪽 꼬르쓰) 로 구분하든지 했으면 좋았을 것을, 왜 이리 꼬아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꼬르쓰 섬을 구성하는 두 데빠르뜨멍의 명칭은 이러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번호는 20이 아니라, 2B 와 2A 입니다.

그리고 프랑쓰는 네 개의 해외 데빠르뜨멍 (département d'outre-mer = DOM) 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중미의 엉띠으 제도 (Antilles) 에 두 개, 남미 대륙에 하나, 그리고 인도양에 하나. 이들은 두자리가 아니라 세자리 숫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971 = Guadeloupe, 972 = Martinique, 973 = Guyane, 974 = La Réunion. 이 네 개의 데빠르뜨멍은 비록 프랑쓰 본토 (France métropolitaine) 에서 멀리 있지만, 이름이 나타내듯, 다른 데빠르뜨멍과 동등하게 프랑쓰를 구성하는 정식 행정구역입니다. 이 해외 데빠르뜨멍도 공식적인 프랑쓰 영토에 속하며, 불어가 공식 언어이고, 외로 (euro) 가 공식 화폐이며, 이 지역에서 태어나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 프랑쓰 국적과 선거권을 가집니다.

따라서 평범한 데빠르뜨멍 93 + 특별시 데빠르뜨멍 1 + 꼬르쓰 2 + 해외 데빠르뜨멍 4 = 100 이 됩니다.

참고로 département 이라는 단어는 불어동사 départir 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동사는 « part, 즉 각자의 몫에 맞게 나누다, 분배하다 » 라는 뜻입니다.

프랑쓰 본토의 데빠르뜨멍 지도

vendredi 23 octobre 2009

몽쁠리에 (Montpellier)

몽쁠리에에로 데빠르뜨멍의 수도 (chef-lieu) 이자, 렁그독-루씨용 (Langudoc-Roussillon) 지방의 수도이기도 한 프랑쓰 남부의 주요 도시입니다. 인구수로 볼 때도 프랑쓰에서 여덟번째로 큰 도시라고 합니다. 몽쁠리에는 바다와 접한 도시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중해와 매우 가깝기 때문에,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1년 내내 따뜻한 편이고, 해가 항상 화창한, 즉 많은 프랑쓰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도시입니다.

그런데 Montpellier 라는 도시명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몽쁠리에는 실제로 언덕 위에 지어진 도시이기 때문에 mont 이 « 산 » 을 뜻하는 것은 분명하나, pellier 의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난무할 뿐입니다 : « 헐벗은 산 » (mont pelé), « 처녀들의 산 » (mons puellarum), 등등. 학술적으로 가장 진지하게 여겨지는 설은 « 자물쇠 산 » 이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이 도시의 라띠나어 이름은 Mons pestelarium 이었는데, 비록 이 pestelarium 의 의미가 명확치 않으나, pessulus « 자물쇠 » 와 관계있을 것이라는 가정이지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한 몽쁠리에는 실제로 주변 지역의 통행을 통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Montpellier 에 관한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e 다음에 l 이 두 개 뒤따름에도 불구하고 [몽쁠리에] 라 발음되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발음되려면 l 이 하나만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l 이 두 개라면 [몽뻴리에] 로 발음되어야 하구요. 사실 몽쁠리에의 원래 이름, 즉 옥어 이름은 [몬뻴리에] 로 발음되었습니다. 아마도 불어로 변환되면서 l 의 발음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쁠라쓰 들 라 꼬메디 (Place de la Comédie) 를 제외하면, 몽쁠리에에서 특별히 볼 것은 없고, 전반적으로 너무너무 예쁜 도시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살기에 상당히 쾌적해 보이는 곳이기는 합니다. 또 몽쁠리에는 중세부터 의대가 유명했는데, 지금까지도 몽쁠리에 1대학의 의학과는 큰 명성을 자랑합니다.

Place de la Comédie de Montpellier

dimanche 11 octobre 2009

에로 (Hérault)

에로프랑쓰 남부를 흐르는 강 (fleuve) 의 이름입니다. 약 150 km 길이의 이 강은 마씨프 썽트랄 (Massif Central) 의 남쪽에 있는 산 몽 떼구알 (Mont Aigoual) 에서부터 흘러나와, 갸르 (Gard) 와 에로 (Hérault) 두 데빠르뜨멍을 거친 후, 지중해로 빠집니다.

프랑쓰 남부에 위치해 있는 만큼, 원래 강의 진짜 이름은 옥어로 Erau [에라우] 였습니다. 지금은 불어화된 이름을 쓰는데, 앞에 무성 h 를 붙여 씁니다 (따라서 l'Hérault). hérauthéros 는 비록 유성 아쉬로 시작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발음되지 않으므로, Hérault 는 이들과 똑같이 발음됩니다.

에로 강은 에로 (Hérault) 라는 데빠르뜨멍에도 그 이름을 주었고, 또 끌레르몽-레로 (Clermont-l'Hérault) 라는 작은 도시에도 이름을 주기도 했습니다.

samedi 7 février 2009

관따나메라 (Guantanamera)

관따나메라죠 다쌍의 초기 히트곡 중 하나입니다 (1965). 물론 이 노래는 죠 다쌍보다 훨씬 이전 (1928) 에 호쎄이또 페르난데스 (Joseíto Fernandez) 가 불러서 유명해졌으며, 그 후로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여러 나라 판이 꾸준히 소개되어 왔지요. 이 노래의 원래 제목은 Guajira guantanamera, 즉 « 관따나모 (Guantánamo) 의 과히라 » 였는데, 차차 제목이 줄어 오늘날은, 그리고 죠 다쌍이 이 노래의 불어판을 불렀을 무렵에도 이미 관따나메라라고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에스빠냐어 (보다 정확히는 꾸바어) guajira 는 « 시골 여자 » 라는 뜻이 있기에, 이 노래도 때로는 « 관따나모의 시골 처녀 » 라고 번역되기도 하나, 여기에는 이중의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히라는 사실 전형적인 꾸바 음악의 한 졍르로서, 일종의 대중적인 시골 민요를 말합니다. 물론 « 시골 여자 » 를 뜻하는 guajira 와 « 시골 민요 » 를 뜻하는 guajira, 두 단어는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bergamasque 가 « 베르가모에서 노래한 춤곡 » 과 « 베르가모 여자 » 를 동시에 칭하는 것처럼. 아무튼 볼살이 포동포동한 젊은 죠 다쌍이 부르는 관따나메라를 들어보세요.



vendredi 30 janvier 2009

셩-젤리제 (Champs-Élysées)

자칭 타칭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la plus belle avenue du monde) 이라고 불리는 셩-젤리제는 빠리 중앙으로부터 서쪽을 향해 길게 뻗은 대로 (avenue) 를 말합니다. 정확한 행정 구역 이름은 avenue des Champs-Élysées 이며, 쁠라쓰 들 라 꽁꼬르드 (place de la Concorde) 와 쁠라쓰 샤를-드-골 (place Charles-De-Gaulle), 두 광장을 이어주는, 길이 약 2 킬로미터, 폭 약 70 미터의 길입니다. 빠리의 길들은 대부분 좁고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셩-젤리제처럼 곧고 넓은 길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긴 하지만,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 이라는 것은 너무 광고문안적인 표현이 굳어진 것 아닌가 합니다. 혹시 옛날에는 더 아름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넓게 트인 길에 가로수가 끝이 안 보이게 줄지어 있고, 인도도 매우 넓어서 산책하기에 쾌적한 길이었을테니까요. 사실 이미 18세기에도 이 동네를 빠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역의 하나라고 묘사한 문서들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점들, 은행들, 식당들, 여행사들이 너무 많이 들어 차 있어서, 과연 이 길만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나마 예전에는 최고급 상점들 위주라 희귀성이라도 있었지만, 요즘은 전세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체인 상표들이 셩-젤리제를 수 놓고 있습니다.

셩-젤리제에서 그나마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부위는 꽁꼬르드 광장부터 롱-쁘왕 데 셩-젤리제 (rond-point des Champs-Élysées), 즉 아브뉘의 한 중간 정도까지입니다. 여기도 물론 차도에는 차들이 씽씽 달리지만, 양 옆 인도는 정원으로 꾸며져 있고, 인도의 폭이 거의 삼사백미터에 가깝도록 넓직하기 때문에 산책하는 맛이 있습니다. 물론 셩-젤리제의 나머지 부위도 빠리의 보도로서는 정말 넓은 편이지만, 관광객들로 미어 터지고, 소매치기들의 활약이 많으며, 잡상인들로 들끓기 때문에,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셩-젤리제 — 또는 빠리 사람들이 줄여 말하듯 셩 (Champs) — 에 가면, 알 수 없는 흥분과 때로는 « 감동 » 까지 느끼게 되는 것은 부인하기 힘듭니다. 괜히 술렁이는 분위기 때문이겠지만요. 특히 11월 말부터 가로수에 성탄절 장식을 했을 때는 정말 엘리제 (Élysées) 들판 (champs) 에 온 듯한 기분도 듭니다. 엘리제 들판은 그리쓰 신화에서 영웅들과 착한 사람들이 죽은 후 가게 되는, 일종의 천국과 같은 장소를 말하지요. 여기서부터 이 길의 이름이 왔으며, 그 외에도 프랑쓰에는 엘리제라는 이름을 딴 장소나 명소가 여러 군데 있습니다 (ex. Palais de l'Élysée).

아브뉘 데 셩-젤리제는 매년 7월 14일 군인들의 행진 장소로 쓰이고, 또 매년 여름 뚜르 드 프렁쓰 (Tour de France = 프랑쓰 일주 자전거 대회) 의 종착지로도 쓰이며, 그 외에도 특별한 행사들, 주로 화려한 축제 분위기의 행사들이 종종 열립니다. 공식적인 행사 외에도 나라에 즐거운 일이 있을 때는 빠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뛰쳐나와 모여드는 곳도 셩-젤리제랍니다.

셩-젤리제의 성탄 장식

꽁꼬르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위에서부터 개선문 쪽을 향해 바라 본
아브뉘 데 셩-젤리제source de cette 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