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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udi 2 octobre 2008

수난꽃과 수난과 (passiflore et fruit de la passion)

우리말로 꽃시계 또는 시계꽃이라고 부르는 덩굴 식물을 불어로는 passiflore, 즉 « 수난꽃 » 이라고 합니다. 우리말 이름은 아마도 꽃의 전체 모양이 둥글고, 가운데에 있는 세 개의 꽃술이 시, 분, 초를 가리키는 세 개의 바늘처럼 보인 데서 비롯된 것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그런데 프랑쓰 사람들은 이 꽃에서 시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수난 (Passion) 을 봅니다. 우선, 넓은 꽃잎 안 쪽에 둥글게 심어져 있는 실 같은 꽃잎들은 예수의 가시관을 연상시키며, 세 개의 꽃술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는데 사용된 세 개의 못을 상징합니다. 또,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이 식물의 이파리는 갸름하고 뾰족하여 예수의 허리를 찌른 창에 비유되며, 덩굴 줄기는 예수를 때린 채찍과 닮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비유는 대중들 틈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17 세기에 남미에 파견되었다가 이 꽃을 발견한 예수회 선교사들이 의도적으로 짜맞춘 연관입니다. 아무튼 여기에서 꽃의 이름이 비롯되었습니다.

이 크고 화려한 꽃은 오늘날 관상용으로도 많이 재배되지만, 그 열매를 엊기 위해서도 재배됩니다. 이 식물의 열매는 바로 너무나 맛있는 수난 과일 (fruit de la passion). 수난과는 씨가 많고, 그 자체로는 별로 먹잘게 없지만, 즙을 짜서 이용하면 새콤달콤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고, 향기가 너무 그윽하며, 색깔 역시 매우 고운 노란색이 되기에, 과자, 아이스크림, 무쓰 등을 만들 때 자주 사용됩니다. 겉으로 보면 쪼글쪼글하고 미운데, 많이 쪼글거릴 수록 잘 익은 거라고 하더군요.

수난 과일 즙을 넣은 띠라미쑤 (산 것^^)

mardi 30 septembre 2008

바르바리 무화과 (figue de Barbarie)

프랑쓰의 과일 가게에서는 바르바리 무화과라는 과일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뽕쓰 (oponce) 라는 선인장의 열매로서, 진짜 무화과 (figue) 와는 완전히 별종이지만, 그 모양이 닮았다하여 이렇게 불립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진짜 무화과와 바르바리 무화과는 사실 별로 닮아 보이지 않습니다.

.......보통 무화과.......................바르바리 무화과


굳이 닮은 과일을 찾자면, 오히려 끼위가 아닐까 합니다. 크기와 모양 뿐 아니라, 과육의 질감도 그러하며, 맛도 무화과보다는 끼위에 더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비따민 쎄 (vitamine C) 가 풍부하다는 점도 비슷하구요. 하지만 바르바리 무화과는 신 맛은 없습니다. 또는 안에 씨가 많은 것이, 수난 과일 (fruit de la passion) 도 연상시킵니다. 바르바리 무화과를 먹을 때 성가신 것이 바로 이 씨입니다. 그냥 삼키기에는 좀 크고 딱딱하며, 일일이 골라 내자니 수가 너무 많습니다 (마치 수박씨처럼). 또한가지 조심할 것은 가시입니다. 겉으로 볼 때는 매끈해 보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가시가 껍질을 벗길 때 손을 찌를 수도 있습니다.

de Barbarie 라는 수식어는 바르바리 오르간과는 무관하며, 아마도 이 과일이 애초에는 중남미 대륙의 원주민들이 재배하던 과일인 데서 유래된 듯 싶습니다. Barbarie = « barbare (야만인) 들의 땅, 낯선 이국 ». 또는 19세기 초까지 프랑쓰에서는 북아프리카 일대를 싸잡아 Barbarie 라는 이름으로 칭했는데, 그와도 무관하지만은 않을 듯 합니다. 비슷한 식으로, 이딸리아어에서는 이 과일을 ficodindia, 즉 « 인도의 무화과 » 라고 부릅니다. 오늘날에는 중남미와 북아프리카는 물론 지중해 연안 지역 전체에서 재배된다고 합니다.

아무튼 선인장에서부터 이렇게 단 과일이 나온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습니다. 색깔은 알록달록 여러가지이지만, 불행히도 맛은 모두 똑같습니다.

바르바리 무화과들의 단면

samedi 23 février 2008

위스께와 위스끼 (whiskey et whisky)

사람들이 흔히 위스키 라 부르는 것에는 두가지 표기가 있습니다 : whiskeywhisky. 이 둘은 궁극적으로는 같은 술로서, 여러 종류의 곡식 (호밀, 보리, 귀리, 옥수수...) 을 증류시켜 만든 술입니다. 다만 whiskey 는 아일랜드말 uisce beatha 를 영어화 한 것이며, 따라서 아일랜드에서 만들어진 술을 가리키는데 반해, whisky 는 스코틀랜드말 uisge beatha 를 영어화 시킨 단어로, 당연히 스코틀랜드산 위스키를 칭합니다. 이 두 예에서 보다시피 아일랜드말과 스코틀랜드말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모두 갸엘릭어 (gaélique) 로서, 매우 흡사합니다. 두 경우 모두 앞 단어 만이 영어로 건너왔는데 (그리고 뒤이어 영어에서 불어로), uisceuisge 는 모두 « 물 » 이라는 뜻입니다. beatha 는 « 삶의 » 이라는 뜻이구요. 즉 이 두 표현은 라띠나어 aqua vitae 를 가엘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결국 불어의 eau-de-vie 와 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지요.

위스키가 어느 나라에서 유래했는가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 여전히 뚜렷한 출생지는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 위스키에 대한 역사적 자료들이 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오래동안 스코틀랜드가 위스키의 본고장이라는 설이 유력했으나, 연구가 진행될수록 스코틀랜드보다는 아일랜드가 근원지라는 설이 더 부각되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아일랜드산을 제외하고는 전세계 (스코틀랜드, 꺄나다, 프랑쓰...) 에서 만들어진 위스키는 whisky 로 표기합니다. 미국산 위스키는 문제가 좀 더 복잡한데, 미국에서도 언어학자들이나 위스키 협회에서나 공식적으로는 미국 위스키를 whisky 라 표기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업적인 이유로 whiskey 라 쓰는 것도 허락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많은 상표들이 이 후자의 표기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 아일랜드식 제조법을 따르기 때문에, 또는 아일랜드산인 척 하기 위하여, 등등의 이유로... 그때문에 whiskey 라고 하면, 아일랜드산에 더하여 미국산을 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whiskey 로 쓰느냐, whisky 로 쓰느냐가 다른 나라 언어들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불어에서는 발음이 달라지기 때문에 꽤 중요한 문제입니다. 불어에서는 whiskey 는 [위스께] 라 읽고, whisky 는 [위스끼] 라 읽습니다. 혼돈을 피하기 위하여 또는 자세한 구분이 필요할 때는 불어에서는 (다른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보다 세분된 표현들을 사용하는 일이 잦습니다. 즉, whisky 는 가장 포괄적인 용어로 쓰이고, 그 중 특히 아일랜드산은 whiskey, 스코틀랜드산은 scotch, 꺄나다산은 rye, 미국산은 bourbon. 이 마지막 이름은 미국 켄터기 주의 버번 (Bourbon) 캬운티에서 제조되기에 그렇게 불리는데, 보다 멀리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쓰의 부르봉 왕조 (maison de Bourbon) 의 이름에서 왔습니다. 미국 독립전쟁 때 프랑쓰의 원조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그러한 지명을 붙였다고 하지요.

라이 위스키

jeudi 21 février 2008

생명수 (eau-de-vie)

꼬냑 (cognac) 이나 꺌바도쓰 (calvados) 같이 증류를 통해서 얻은 술을 불어로는 eau-de-vie, 즉 « 생명의 물 » 이라고 부릅니다 (복수는 eaux-de-vie). 이 말은 라띠나어 aqua uitae 로부터 오긴 했지만, 대부분의 다른 불어 어휘와는 달리,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변형된 말이 아니라, 라띠나어 표현을 직접 불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물론 단어별로 보면, eau 는 라띠나어 aqua « 물 » 로부터, vie 는 라띠나어 uita « 삶 » 로부터 온 것이 사실이지만, aqua uitae (uitaeuita 의 소유격) 라는 표현은 로마 시대부터 자연스럽게 쓰던 일상 용어가 아니라, 중세, 그것도 후반기 (14세기 이후) 에 연금술사들이 만들어낸 신조어인 것입니다.

연금술사들은, 납으로부터 금을 만들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보통 술로부터 영원한 생명을 주는 음료수를 만들려는 꿈을 가졌습니다. 이를 위해 그들은 일반 술을 끓인 후, 거기서 생긴 증기를 곧바로 냉각시킴으로써, 새로운 액체를 얻어 내었습니다. 알콜 성분이 농축된 이 액체는 일반 술보다 더 순수한 물질로 여겨졌고, 아픈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믿어졌습니다.

« 생명수 » 는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졌는데, 프랑쓰에서는 특히 꼬냑 (Cognac) 에서 일찍부터 포도주를 증류하는 기술이 발전했다고 합니다. 꼬냑 근처에서 나는 포도주는 그 자체로는 맛이 없으며 보관도 잘 안되기 때문에, 맛을 향상시키고 보관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았던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태어난 생명수가 바로 꼬냑 (cognac) 입니다. 꼬냑은 옛날부터 프랑쓰 각지는 물론 외국에도 널리 알려졌는데, 네델란드 사람들이 꼬냑을 증류하는 것을 보고는 이 술을 brandewijn, 즉 « 불에 태운 포도주 » 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 말이 영어로 건너가 brandy 로 변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영어에서 brandy 는 지금도 거의 cognac 과 동의어처럼 쓰이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주로 포도주로부터 증류시킨 술을 가리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브랜디 라는 말을 그냥 그대로 쓰는 사람들이 많지만, 증류주 또는 화주 라는 말들이 버젓이 있습니다. 화주 는 불화자를 쓰는데, 아마도 역시 불에 끓인 술이라는 뜻인 듯 합니다.

반면, 불어의 eau-de-vie 는 포도주 뿐 아니라, 다른 과일주나 곡식주, 아무튼 증류시켜서 얻은 모든 종류의 술을 칭합니다. 프랑쓰에 잘 알려진 오-드-비의 몇몇 종류 :

  • 사과 : calvados
  • 포도 : cognac, armagnac
  • 포도 찌꺼기 : marc, grappa
  • 산딸기 : framboise
  • : poire, williamine
  • 버찌 : kirsch
  • 살구 : abricotine
  • 자두 : mirabelle, quetsche, damassine
  • 사탕수수 : rhum, tafia
  • 호두 껍질 : brou
  • 곡식, 야채, 뿌리 : aquavit, genièvre, gin, kummel, vodka, arak, whisky et whiskey

mardi 19 février 2008

꼬냑 (cognac)

꺌바도쓰 (calvados)사과주 (cidre) 를 증류시켜 만든 화주라면, 꼬냑은 포도주 (vin) 를 증류시켜 만든 화주입니다. 꼬냑은 프랑쓰 중서부 샤렁뜨 (Charente) 지방의 꼬냑 (Cognac) 이라는 도시의 특산물이기에, 같은 이름으로 불립니다. 물론 꼬냑시 뿐 아니라 그 근방 지역에서도 만들어지는데, 법에 의하여 여섯 개의 생산 구역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이 중 가장 고급 꼬냑을 생산하는 두 구역은 각각 그렁드 셩빠뉴 (Grande Champagne) 와 쁘띠뜨 셩빠뉴 (Petite Champagne) 라 불리며, 여기서 나온 꼬냑 역시 같은 이름을 가집니다. 하지만 이 때 셩빠뉴는 또다른 유명한 셩빠뉴와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거품이 나는 셩빠뉴 (champagne) 는 백포도주의 일종으로, 증류시킨 술이 아니며, 프랑쓰 북동부 셩빠뉴 (Champagne) 라는 지방에서 생산됩니다. 셩빠뉴 지방은 1284년 그 유일한 상속녀였던 쟌 드 셩빠뉴 (Jeanne de Champagne) 가 프랑쓰의 왕 필립 4세 (Philippe IV le Bel) 와 결혼함으로써 프랑쓰에 합병되었지만, 그 전까지는 비교적 독립적인 지위를 가진 나라였습니다.

반면 꼬냑과 관계된 셩빠뉴 (champagne) 라는 말은 역사적 개념이 담긴 고유 명사가 아니라, 지질학에서 사용되는 일반 명사로, « 특히 석회질이 많이 함유된 토양 » 을 뜻합니다. 그런데 프랑쓰에서는 유난히 꼬냑시 주변의 평야가 이러한 토질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흙에서 나온 포도주로 만들었다 하여 꼬냑에도 셩빠뉴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꼬냑은 꺌바도쓰와 거의 같은 용도로 쓰입니다. 그 자체로 음미할 때는 주로 디제스띠프로 마시고, 그렇지 않을 때는 여러 종류의 요리와 과자의 재료로 첨가되기도 합니다.

dimanche 17 février 2008

꺌바도쓰 (calvados)

프랑쓰의 유명한 특산주의 하나인 꺌바도쓰사과주 (cidre) 를 증류시켜 만든 화주 (eau-de-vie) 입니다. 사과주도 마찬가지이지만 꺌바도쓰 역시 프랑쓰의 북부, 주로 노르멍디 (Normandie) 에서 활발하게 제조됩니다. 노르멍디에서도 특히 꺌바도쓰 (Calvados) 라는 지역에서 유래했기에, 술의 이름도 꺌바도쓰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단, 지명을 칭할 때는 고유명사로서 첫자를 대문자로 써야 하지만, 술이름은 소문자로 시작합니다. 또 술을 칭할 때는 대중적인 표현으로 그저 calva 라고 줄여서도 부릅니다.

꺌바도쓰의 알콜 도수는 최소 40도이므로, 주로 디제스띠프로 마시는데, 시골 풍습으로는 식사 후 커피를 마시고 난 다음에,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커피잔에 직접 부어 마신다고 합니다. 또는 아예 커피 자체에 꺌바도쓰를 약간 섞기도 합니다. 이것은 café calva 또는 café-calva 라고 부르지요. 잔을 따로 쓸 때도 꼬냑잔 (verre à cognac), 즉 다리가 짧고 밑이 넓은 유리잔에 부어 손으로 감싸 쥐고 천천히 돌리면서 마시면, 손의 열기 때문에 향이 더욱 우러난다고 합니다.

꺌바도쓰는 디제스띠프 뿐 아니라 트루 노르멍으로 이용되는 대표적인 술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트루 노르멍을 마실 때 각자의 취향에 따라 아무 술이나 선택할 수 있지만, 애초에 트루 노르멍은 반드시 꺌바도쓰였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음식과 음식 사이에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마시는 술을 trou normand 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만약 애초에 꼬냑이 이 용도로 쓰였더라면 trou charentais 라는 명칭이 생겨났을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꼬냑은 샤렁뜨 지방의 대표적인 술이므로).

꺌바도쓰는 또 사과 쏘르베에 끼얹어서 함께 먹기도 하며, 크렙플렁베할 때도 자주 쓰이고, 여러 종류의 음식과 과자에 사과향을 더하는 재료로 들어가곤 합니다.

vendredi 15 février 2008

사과주 (cidre)

크렙을 먹을 때 함께 마시는 음료수는 전통적으로 사과주입니다.
« 사과주 » 는 불어로 cidre 라고 하며, 이 말이 영어로 건너가 cider 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심지어 사이다 가 되었습니다 (필경 일본을 거쳐서 ?). 물론 우리나라의 사이다와 프랑쓰의 씨드르는 이름을 제외하면 완전히 다른 음료수입니다. 씨드르는 실제로 사과즙을 발효시켜 만들며, 알콜 도수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반면 알콜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식 사이다는 불어로 limonade 라고 부릅니다. 왜냐면 애초에는 limon (레몬의 일종) 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은 citron (레몬) 으로 만들기에 citronnade 라고도 합니다.

jeudi 14 février 2008

메밀 크렙 (crêpe de sarrasin)

크렙은 후식 (dessert) 이나 간식 (goûter) 으로 달게 먹기도 하지만, 짜게 간을 하여 본식사 (plat principal) 로 먹기도 합니다. 짜게 먹는 크렙은 달게 먹는 크렙을 만드는 법을 기본으로 하되, 설탕과 향료만 빼고 만들면 됩니다. 그리고 우유만 쓰는 대신, 우유 반 + 맥주 반을 쓰기도 합니다. 또 이 용도로는 일반 밀가루 대신 메밀가루로 크렙을 부치는 일이 많습니다.

메밀은 불어로 blé noir, 즉 « 검은 밀 » 이라고 부르거나, 또는 blé sarrasin, 또는 그저 sarrasin 이라고 합니다. Sarrasin 은 원래 중세에 이슬람교도들을 칭하던 용어인데, 거뭇거뭇한 이 곡식의 색깔을 아랍인들의 피부색에 비유한 것입니다. 메밀로 만든 크렙 역시 색깔이 짙으며, 보통 크렙처럼 보드랍지 않고 약간 더 뻣뻣합니다. 따라서 크렙의 본 뜻과는 달리 주름이 지지 않으며, 그 때문인지 자주 galette 이라고도 부릅니다. 명칭이야 어쨌든, 얇게 만든 밀가루 부침에 원하는 재료들 (햄, 치즈, 물고기, 달걀, 버섯, 양파...) 을 얹어서 먹는다는 점에서, 일반 크렙과 다를바 없습니다.

크렙 전문 식당 (crêperie) 에 가면, 전채부터 후식까지 모든 식사를 여러 종류의 크렙과 걀렛으로만 먹게 되는데, 대개는 메밀 크렙을 본음식으로 하나 먹고, 일반 밀가루 크렙을 후식으로 하나 먹게 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크렙을 두 개 먹고 나면 배가 충분히 부르답니다.

라르동과 염소 치즈를 넣은 메밀 크렙
crêpe (ou galette) de sarrasin aux lardons et au chèvre

dimanche 10 février 2008

크렙 (crêpe)

걀렛 데 르와를 먹는 철이 끝나면 프랑쓰에서는 크렙을 먹는 철이 시작됩니다. 사실 크렙은 프랑쓰 사람들이 일년 내내 즐겨 먹는 음식이긴 하지만, 특히 2월 2일, 즉 주의 봉헌 축일 무렵에는 꼭 크렙을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 때가 되면 갑자기 크렙 자체는 물론, 크렙 전용 프라이팬 (poêle à crêpe), 크렙을 얇게 굽는 기계 (crêpière électrique), 미리 다 만들어진 크렙 반죽 (pâte à crêpe) 등을 도처에서 파는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주의 봉헌 축일 (fête de la présentation de Jésus au Temple) 은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를 성전에 바친 행사를 기념하는 것으로, 유대교의 관습에 의하면 첫아들은 태어난지 사십일째 되는 날 신에게 봉헌해야 합니다. 따라서 성모가 아기 예수를 성전에 데리고 왔는데, 성서에 의하면 이 때 씨메옹이라는 노인이 아기를 보고는 세상의 빛이라고 선포했다고 합니다. 그 때문인지 천주교에서는 일찍부터 이 날을 빛과 연관시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로마에서는 이 날 초를 들고 순례 행진을 하는 관습이 있었다고 하며, 지금도 천주교회에서는 이 날, 앞으로 1년간 성당에서 사용할 초를 축성하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프랑쓰에서도 이 날을 흔히 Chandeleur, 즉 초의 축일 (fête des chandelles) 이라고 부릅니다. 성탄절이 12월 25일로 정해진 후로, 주의 봉헌 축일 또는 초의 축일은 그로부터 사십일 째 되는 2월 2일에 기념하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크렙은 그리스도교와는 상관 없이 이미 로마 시대부터 먹던 부침개의 일종이었는데, 왜 프랑쓰에서는 둘 사이에 밀접한 결합이 생겨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매우 오래된 음식인 크렙은 그 이름도 로마어 crispus 로부터 왔습니다. 이 말은 « 쪼글쪼글한 » 이라는 뜻의 형용사인데, 크렙은 매우 얇아서 쉽게 주름이 잡히기 때문입니다.

크렙 반죽을 위한 재료 :
  • 밀가루 250 그람
  • 우유 반리터
  • 달걀 3
  • 식용유 (또는 녹인 버터) 2 큰술
  • 설탕 2 큰술
  • 소금 약간

크렙 만들기 :
  1. 큰 그릇에 밀가루를 쏟아 붓고 가운데에 우물을 팝니다. 여기에 우유의 절반 (25 cl) 을 넣고 주걱으로 차츰차츰 섞습니다.
  2. 달걀 세 개를 풀어서 반죽에 섞은 후, 기름, 설탕, 소금을 넣습니다.
  3. 나머지 우유를 천천히 부어 가며 섞습니다. 여기에 럼 같은 술이나 바닐라 향, 오렌지 향 등을 첨가하기도 합니다.
  4. 반죽이 상당히 묽기는 하지만, 너무 줄줄 흘러도 안됩니다. 이러한 반죽을 상온에서 한두시간 내버려 둡니다.
  5. 반죽이 휴식을 취했으면, 넓고 얕은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구고 버터를 살짝 두릅니다. 여기에 반죽을 반 국자 정도 붓고, 재빠르게 프라이팬을 사방으로 기울여 반죽이 고르게 퍼지도록 합니다. 사실 집에서 프라이팬을 가지고 크렙을 만들때 가장 어려운 점은 이 과정입니다. 반죽의 농도, 불의 세기, 프라이팬을 돌리는 손놀림 등에 따라, 얇고 섬세한 크렙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두툼한 빈대떡이 되버릴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솜씨를 연마하는 수밖에 없지요.
  6. 크렙은 금방 익습니다. 몇 초만 지나면 가장자리가 저절로 일어납니다. 그러면 크렙을 뒤집어 또 몇 초간 굽습니다. 가능하면 만들어지는 즉시 따뜻할 때 먹는 것이 맛있지요. 그저 설탕만 뿌려서도 먹고, 과일잼, 꽁뽀뜨, 생과일, 여러 종류의 크림들 : 셩띠이, 프렁지빤, 크렘 빠띠씨에르, 아이스크림, 등등을 얹기도 합니다. 또 크렙에 불을 지르기도 합니다. 향이 짙고 독한 술에 불을 붙여 크렙 위에 부으면, 잠시후 알콜은 모두 날아가고 은은한 향만 남습니다. 이러한 행위를 flamber 라고 하며, 크렙 외에도 여러 음식에 적용되는 요리 방식입니다.

크렙을 상에 낼 때는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반, 또는 반의 반으로 접기도 하고, 또는 돌돌돌 말기도 하며, 가장자리들만 접어서 네모 모양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렁 마르니에로 플렁베한 크렙 (crêpe flambée au Grand Marnier)

dimanche 3 février 2008

크렘 브륄레 (crème brûlée)

« 불에 태운 크림 » 이라는 뜻을 가진 크렘 브륄레는 이름 그대로 불에 살짝 그을린 크림입니다. 미리 만들어서 차갑게 식혀 둔 크림 위에 먹기 직전 (황)설탕을 고르게 뿌린 후 이것이 꺄라멜이 될 때까지 열을 가한 것이지요. 표면은 뜨겁고 밑의 크림은 차가운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비록 맛과 질감은 전혀 틀리지만 크렘 브륄레와 프로피트롤 (profiteroles) 은 같은 원칙에 기반을 둔 후식입니다.

그런데 정말 맛있는 크렘 브륄레는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대부분의 식당들에서는 크렘 브륄레를 마지막 순간에 brûler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다 그을려 놓았기 때문에 뜨거움과 차가움의 조화를 맛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뜨겁게 녹은 설탕이 밑의 차가운 크림과 만나면서 생기는 온도 차이 때문에 표면에는 바삭바삭한 꺄라멜 껍질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대개는 눅눅한 껍질이거나, 아니면 아예 껍질이 만들어지지도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집에서 만들 경우, 크림 자체는 전혀 문제가 아닌데, 가장 중요한 과정, 즉 태우기가 매우 힘듭니다.

만드는 법 :
  1. 달걀 노른자 네 개와 설탕 100 g 을 섞습니다.
  2. 여기에 바닐라향과 우유 20 cl 를 넣고 섞습니다.
  3. 여기에 크렘 에뻬쓰 (crème épaisse) 250 g 과 오렌지 술 약간을 섞습니다.
  4. 크렘 브륄레용 그릇에 나눠 담은 후 150도로 덥힌 오븐에서 약 30분간 익힙니다.
  5. 상온에서 식힌 후 냉장고에 최소한 한 시간 이상 두어 차갑게 굳힙니다.
  6. 먹기 직전 설탕을 뿌린 후 불로 태웁니다.

크렘을 브륄레하기 위해서 보통 가정에서는 오븐의 그릴 기능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러면 표면만 타는 것이 아니라, 크림 전체가 부글부글 끓어 오릅니다. 그렇다고 너무 일찍 꺼내면, 표면의 설탕이 전혀, 또는 거의 녹지 않습니다. 사실 그냥 먹어도 맛있긴 하지만^^, 크렘이 브륄레되지 않았다면 크렘 브륄레라고 할 수 없지요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중에서는 크렘 브륄레 전용 다리미 (fer à crème brûlée) 라는 것을 팝니다. 이것은 지름 10 cm 정도 되는 둥글 납작한 무거운 금속판으로, 옛날 다리미 (fer) 의 원칙을 응용한 것입니다. 즉 이 철판을 뜨겁게 달군 다음 크림 브륄레의 표면을 지지는 것이지요. 직접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으나, 별로 실용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의 요리 포럼 등에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보아도 불평불만이 많더라구요.

전문 요리사들은 작은 샬뤼모 (chalumeau) 를 사용합니다. 엄청나게 높은 온도의 가스 불꽃을 뿜어내는 살뤼모는 원래는 금속 용접에 쓰이는 공업 기구이나, 집안의 자잘한 수리를 위한 소형 모델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아예 크렘 브륄레 전용 샬뤼모라는 것을 점점 더 자주 보게 됩니다. 값이 그리 비싸지는 않지만, 과연 크렘 브륄레를 얼마나 자주 해먹겠다고 이런 걸 다 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있으면 편리할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수년째 망설이고만 있습니다.

샬뤼모 없이 만들었기에 제대로 브륄레 되지 않은
크렘 브륄레 (crème brûlée)

samedi 2 février 2008

프로피트롤 (profiteroles)

프로피트롤은 역시 슈를 기본으로 하는 과자이지만, 이 때 슈는 크렘 빠띠씨에르 (슈 알 라 크렘, 를리쥐으즈, 에끌레르) 로도, 버터 크림 (빠리-브레스트) 으로도 속을 채우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쌍-또노레 처럼 속을 비워두는 것도 아닙니다. 프로피트롤에 사용되는 슈의 속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냉동실에 보관해야 하지요. 그리고 먹기 직전 뜨거운 초콜렛 쏘쓰를 끼얹습니다. 이 위에 때때로 아몬드나 땅콩 가루를 뿌리기도 합니다.

profiteroles 이라는 이름은 profit (이득) 라는 명사, 또는 profiter (이득을 보다) 라는 동사에서 파생되었으며, 이 과자를 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수 (profiteroles) 로 써야 합니다. 단수 (profiterole) 로 쓰면 다른 음식을 가리킵니다. 혼돈을 피하기 위해 때로 profiteroles au chocolat 라고도 합니다.

프로피트롤 (profiteroles)

vendredi 1 février 2008

쌍-또노레 (Saint-Honoré)

쌍-또노레 (saint-Honoré 또는 saint-honoré) 는 역시 슈반죽을 이용하여 만드는 과자이지만, 여기에 사용되는 슈는 에끌레르, 를리쥐으즈, 빠리-브레스트 와는 달리 속을 채우지 않습니다. 대신 크렘 셩띠이 (crème Chantilly) 와 꺄라멜 (caramel) 을 따로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또, 쌍-또노레를 만들기 위해서는 슈반죽 외에, 밑받침으로 쓰일 부서진 반죽 (pâte brisée) 도 만들어야 합니다. 부서진 반죽은 종잇장 반죽과 같은 재료 (밀가루와 버터) 를 사용하지만, 결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바삭바삭하게 부서지게끔 만들어진 반죽입니다. 만드는 방법도 종잇장 반죽 보다 훨씬 쉽고, 성공률도 훨씬 높습니다. 부서진 반죽은 주로 따르뜨의 밑받침으로 쓰입니다. 쌍-또노레도 부서진 반죽으로 만든 원판의 받침 위에, 가장자리를 돌아가며 슈를 이어 붙인 과자입니다. 슈가 받침에 잘 달라붙도록 꺄라멜에 한번 담궜다가 붙입니다. 그리고 중앙에는 크렘 셩띠이를 듬뿍 얹습니다. 그리고 셩띠이 위에는 설탕에 졸인 과일이나 꽃잎 등으로 장식을 하기도 합니다.

옆의 쌍-또노레 사진은 1인용으로 만들어진 것을 산 것인데, 보다시피 매우 약식입니다. 원래는 슈가 죽 돌아가며 붙어 있어야 하는데, 이 쌍-또노레에는 코딱지만한 슈가 단지 세 개만 사용되었고, 대신 허전한 공간을 채우기 위해 셩띠이만 잔뜩 얹은 것 같습니다. 쌍-또노레는 크게 만들어서 여럿이 나눠 먹는 과자이므로, 사실 개인용으로 작게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쌍-또노레는 제과점 (pâtisserie) 에서도 쉽게 발견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쌍-또노레야말로 제과사 (pâtissier) 들이 가장 잘 만들 줄 알아야 하는 과자가 아닐까요 ? 왜냐하면 이 과자의 이름은 바로 제과사들의 수호 성인 오노레 (saint Honoré) 의 이름을 딴 것이니까요. 성 오노레가 어린 시절, 수도의 길을 걷겠다고 선포한 순간, 그의 유모가 빵을 굽고 있었다고 합니다. 성 오노레의 축일은 5월 16일인데, 이 날은 프랑쓰에서 빵의 축제 (fête du pain) 이기도 합니다. 이 무렵에는 많은 빵집들이 부엌을 개방하여 빵 굽는 가마를 볼 수 있는 행사를 펼칩니다.

jeudi 31 janvier 2008

빠리-브레스트 (Paris-Brest)

슈 알 라 크렘, 를리쥐으즈, 에끌레르가 모양만 다르지 결국 같은 과자들인데 비해서, 빠리-브레스트 (Paris-Brest 또는 paris-brest) 는 슈반죽을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조금 다른 과자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빠리-브레스트에는 크렘 빠띠씨에르 대신 크렘 오 뵈르 (crème au beurre), 즉 버터로 만든 크림이 들어갑니다. 그 때문에 빠리-브레스트는 훨씬 무겁고 느끼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버터 크림은 프랄랑으로 향을 내었기에 아몬드 냄새가 나며, 동그랗게 구운 슈반죽 위에도 얇게 썰은 아몬드를 뿌립니다. 이 과자의 이름은 빠리와 브레스트, 두 도시 사이를 왕복하던 자전거 경주 (현재는 폐지되었음) 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과자의 모양이 자전거 바퀴를 닮았습니다.

빠리-브레스트 (paris-brest)

mercredi 30 janvier 2008

에끌레르 (éclair)

« 번개 » 라는 뜻을 가진 에끌레르는 모양만 내려치는 번개처럼 길죽하지, 보통 슈와 다를 바 없는 과자입니다. 슈반죽을 숟가락으로 동그랗게 뜨는 대신 주머니에 넣어 기름한 모양으로 짜 내어 구운 후, 속에는 초콜렛이나 커피 향의 크렘 빠띠씨에르를 채우고, 겉에는 초콜렛이나 커피 향의 퐁덩을 바르기 때문에, 특히 를리쥐으즈와 완전히 똑같은 과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초콜렛과 커피, 두 가지 향 만이 사용되었으나, 요즘은 간혹 새롭고 특이한 향의 에끌레르도 발견됩니다.

여러 향의 에끌레르. 왼쪽부터 커피, 초콜렛, 바닐라, 삐스따슈

dimanche 27 janvier 2008

를리쥐으즈 (religieuse)

를리쥐으즈큰 슈 위에 작은 슈를 쌓은 후, 초콜렛 퐁덩과 버터 크림 (crème au beurre) 으로 장식한 과자입니다. 그 모습이 검은 수도복을 입은 (뚱뚱한 ?) « 수녀님 » 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해서 religieuse 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수녀님보다는 눈사람 (bonhomme de neige) 과 더 닮은 것 같습니다.^^

퐁덩 (fondant) 은 기본적으로 설탕을 « 녹여 (fondre) » 만든 끈끈한 물질로서, 여기에 향료나 색소 등을 첨가하여 과자의 표면을 장식하고, 반질반질한 윤기를 주는 역할을 합니다. 를리쥐으즈는 주로 초콜렛 또는 커피 향의 퐁덩으로 장식하며, 과자 내부에도 초콜렛 또는 커피 향의 크렘 빠띠씨에르가 들어있습니다.

religieuse au chocolat

jeudi 24 janvier 2008

슈와 슈반죽 (chou et pâte à choux)

는 그 모양이 양배추 (chou) 와 닮았다해서 그렇게 불리는, 작고 동글동글한 모양의 과자입니다. 진짜 양배추와 구별하기 위해 자주 chou à la crème (크렘을 넣은 슈) 이라고 부르며, 양배추 역시 크림을 넣어 요리할 수 있으므로, 혼돈을 확실히 피하기 위해서 chou à la crème pâtissière 라고도 칭합니다.

하지만 프랑쓰에서 슈는 항상 크렘 빠띠씨에르를 넣은 과자로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슈의 속을 치즈나 물고기, 버섯, 프와 그라 등으로 채우면 엉트레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반죽 자체에 그뤼예르를 혼합해서 구우면 구제르 (gougère) 라는 음식이 됩니다.

과자로서 먹는다 하더라도, 크렘 빠띠씨에르 외에, 셩띠이, 밤크림, 사과 꽁뽀뜨, 다른 종류의 과일 잼 등을 넣기도 하고, 아니면 그저 굵은 설탕을 약간 뿌려서 그 자체로 먹기도 합니다. 이 마지막 경우에는 이름이 슈껫 (chouquette) 으로 변합니다. 또 슈반죽 (pâte à choux)를리쥐으즈, 에끌레르, 빠리-브레스트, 쌍-또노레, 프로피트롤, 크로껑부슈, 등등 다른 과자를 만드는 기본이 되기도 하므로, 반드시 그 만드는 법을 연마 (!) 해 두어야 할 필수 음식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연마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만드는법이 쉽습니다.^^

재료 (약 스무 개의 슈) :
  • 물 25 cl
  • 버터 60 g
  • 설탕 한 큰 술
  • 소금 한 작은 술
  • 체에 내린 밀가루 150 g
  • 달걀 네 개

만드는 법 :
  1. 냄비에 물과 버터, 설탕, 소금을 넣고 끓입니다.
  2. 1 이 끓으면 체에 내린 밀가루를 단숨에 쏟아 붓고, 나무 주걱으로 힘차게 젓습니다. 거의 순식간에 반죽이 형성되며, 저절로 냄비에서 반죽이 떨어져 나옵니다. 만약 이렇게 되지 않으면 약한 불에서 조금 더 익히면서 저어줍니다.
  3. 불에서 내린 후, 달걀을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섞습니다. 반드시 한 개의 달걀이 반죽에 완전히 혼합된 후 다음 달걀을 섞습니다. 그리고 조심하지 않으면 열기 때문에 달걀이 익어 달걀부침이 되므로, 매우 재빠르고 힘있게 저어주어야 합니다. 반죽이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도, 팔로 젓기가 힘들 정도로 끈덕진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4. 오븐을 약 210도로 덥힙니다.
  5. 오븐에 들어갈 판에 버터칠을 한 후, 반죽을 슈 모양으로 한 숟가락씩 떼어 놓습니다. 이 때 주머니를 이용하면 조금 더 고르고 균형된 모양을 낼 수 있지만, 그저 숟가락을 이용해도 어차피 익혀지면서 저절로 모양이 둥그스름하게 잡힙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균일된 모양보다 울퉁불퉁 삐쭉빼쭉 조금씩 다른 모양이 생기는 것이 더 재밌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크기가 대략 비슷해야 같은 시간 내에 고르게 익을 수 있고, 익으면서 부풀기 때문에 슈와 슈 사이에 충분한 간격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슈의 크기를 너무 크게 잡으면, 식으면서 자체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슈가 가라 앉으므로, 한 숟가락 정도가 적당합니다.
  6. 오븐에 넣고 약 이십분간 익힙니다. 이 때 익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미리 오븐 문을 열면 안됩니다. 그러면 부풀었던 슈가 푹 꺼집니다. 약 이십분-이십오분 뒤에 슈가 충분히 부풀고, 표면이 노르스름하게 그을었으면 익은 것으로 보아도 좋습니다.
  7. 완전히 식으면, 조그맣게 꼭지를 따거나 아니면 아예 반을 가른 후, 안을 크렘 빠띠씨에르나 기타 다른 재료로 채우고, 잘리낸 부분을 뚜껑처럼 다시 덮습니다.

les choux

mercredi 23 janvier 2008

크렘 빠띠씨에르 (crème pâtissière)

crème pâtissière 라는 말은 단순히 « 제과용 크림 » 이란 뜻에 불과하지만, 사실은 제과에 쓰이는 여러 크림 중 특정한 크림을 가리킵니다. 우리나라에서 슈크림이라고 부르는 것과 매우 비슷한 크렘 빠띠씨에르는 좀 더 농도가 짙고 탄력성이 있습니다. 크렘 빠띠씨에르는 아닌게 아니라 슈 (chou) 의 속을 채우는 데 대표적으로 사용되지만, 그 외에도 다른 여러 종류의 과자에 들어가며 (예를 들면 밀푀이으, 를리쥐으즈, 에끌레르), 그 자체를 후식으로 떠 먹기도 합니다. 볶은 밀가루에 우유를 넣어 부풀린다는 점에서 크렘 빠띠씨에르는 베샤멜 쏘쓰와 만드는 원리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물론 크렘 빠띠씨에르에는 설탕과 달걀이 들어가지만요.

재료 :
  • 우유 반리터
  • 바닐라 깍지 하나
  • 달걀 세 개 (노른자 두 개 + 전체 하나)
  • 설탕 60 그람
  • 체에 내린 밀가루 60 그람 (반드시 체에 내려야 함)

만드는 법 :
  1. 우유에 반으로 가른 바닐라를 넣고 끓입니다.
  2. 우유가 더워지는 동안, 달걀 (전체 한 개 + 노른자 두 개) 과 설탕을 거품기로 섞습니다.
  3. 달걀과 설탕을 완전히 섞은 다음, 체에 내린 밀가루를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 가며 고르게 섞습니다.
  4. 여기에 뜨거운 우유를 가는 줄기로 천천히 부으면서 거품기로 열심히 젓습니다. (물론 바닐라 깍지는 꺼내서 버립니다.)
  5. 이것을 다시, 우유를 끓인 냄비에 옮겨 붓고 약한 불에서 끓입니다. 이 때도 역시 나무 주걱으로 천천히, 쉬지 않고 저어 주어야 합니다.
  6. 끓기 시작하면 곧 불에서 내립니다. 특별히 오래 끓여야 할 필요는 없지만, 뽀글뽀글했던 잔거품들이 사라지고, 보다 균일된 매끈한 표면이 형성되며, 진득한 질감이 와야 정상입니다.
  7. 식도록 내버려 둡니다. 이 때 표면에 얇은 막이 생길 수 있는데, 설탕을 표면에 얇게 뿌려 두면 그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변법 :

전통적으로는 바닐라로 향을 내지만, 커피나 초콜렛 향도 매우 자주 사용됩니다. 약간의 커피 농축액이나 카카오 가루를 6 단계 다음에 첨가해서 잘 섞어 주면 됩니다. 또는 향이 진한 다양한 오-드-비 (럼, 끼르슈 ,꺌바도쓰...) 도 좋습니다. 역시 다 만든 다음 원하는 술을 약간 섞어 주면 됩니다. 애초부터 다른 향을 사용할 의도라면 첫단계에서 굳이 바닐라를 넣을 필요가 없지요.

3 crèmes pâtissières (vanille, café, chocolat)

dimanche 20 janvier 2008

밀푀이으 (millefeuille)

대표적인 프랑쓰 과자로 유명한 밀푀이으는 « 천 장의 종이, 천 개의 겹, 천 개의 층 » 이라는 뜻입니다. 안그래도 여러 겹이 만들어지는 종잇장 반죽을 또다시 삼 층으로 쌓아서 만들었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물론 정말로 천 개의 층이 생기는지는 아무도 세어보지 않았으므로 알기 힘들지만요. mille (1000) 과 feuille (종이) 로 구성된 이 과자의 이름은 mille-feuille 로 적는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사전들에 의하면 공식적으로는 이제 한 단어로 붙여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문법적으로 따지면 mille 의 꾸밈을 받으니까 feuille 에 s 가 붙어야겠지만, 전체가 과자 한 개의 이름으로 고려되어 s 가 없습니다. 물론 밀푀이으가 여러개 있을 때는 당연히 s 가 붙구요 : des millefeuilles.

세 층의 종잇장 반죽 사이사이에 들어 있는 것은 크렘 빠띠씨에르. 크렘 빠띠씨에르 (crème pâtissière) 는 우유와 달걀, 밀가루, 설탕, 바닐라 등을 섞어 만든 크림으로, 여러 과자에 들어갑니다. 크렘 빠띠씨에르는 집에서 만드는 것이 비교적 간단하므로, 걀렛 데 르와처럼 종잇장 반죽을 사기만 한다면, 밀푀이으 역시 집에서 만드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약간의 어려움이라면, 종잇장 반죽은 그 특성상 불균등하게 마구 부풀어 오르는데, 밀푀이으의 층을 쌓으려면 지나친 부풀음을 막아야 합니다. 부풀음을 막는 대표적인 방법은 반죽을 두 판 사이에 끼운 채로 굽는 것인데, 그러면 또 너무 짓눌려 전혀 결이 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부풀기의 정도만 잘 조절하면, 구워진 반죽과 크림을 번갈아 가며 층을 만들기만 하면 되니까, 비교적 쉽지요. 하지만 또한가지 어려운 점은, 파는 것처럼 매끈하고 예쁜 모양으로 자르기가 잘 안됩니다, 반죽이 사방으로 부숴져서.

밀푀이으의 가장 윗층의 표면에는 단순히 윤내기용 설탕 (sucre glace) 을 곱게 뿌리거나, 아니면 유명한 제과점들에서는 여러가지 특이하고 정교한 장식을 얹기도 합니다.

밀푀이으 (millefeuille)

jeudi 17 janvier 2008

비에느와즈리 (viennoiserie)

비에느와즈리는 빵 (pain) 도 아니고 과자 (pâtisserie) 도 아닌, 또는 빵과 과자의 중간 상태, 또는 빵의 질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과자처럼 단 맛이 나는, 여러 종류의 분식을 통괄하는 용어입니다. 이 말의 뜻은 « 빈에서 온 음식들 » 이지만, 실제로 여기에 포함되는 빵들이 정말로 모두 빈에서 왔다기 보다는, 대표적 비에느와즈리인 크르와썽이 빈에서 기원했다는 설 때문에 이런 명칭이 매우 최근 (1977년 이후) 생겨났습니다. 비에느와즈리에는 크르와썽 이외에도 빵 오 쇼꼴라, 건포도빵, 우유빵, 브리오슈, 튀김빵 등등이 있지만, 사실 사람마다, 빵집마다 그 정의가 명확치 않습니다. 같은 빵이 어떤 경우에는 비에느와즈리라 불리지만, 어떤 경우에는 과자로, 어떤 경우에는 빵으로 분류되기도 하지요. 그 중 특별히 종잇장 반죽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비에느와즈리 세가지 :

빵 오 쇼꼴라 (pain au chocolat) :
빵 오 쇼꼴라는 초승달 모양을 갖지 않았을 뿐, 맛이나 질감은 사실상 크르와썽과 똑같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초콜렛이 한 줄, 또는 두 줄 들어가는데, 반죽과 일체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쵸콜렛빵이라 부르기가 무색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빵에는 초콜렛이 두 줄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물가가 오르고 사람들이 인색해지면서, 점점 두 줄 짜리 빵 오 쇼꼴라는 찾아 보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쇼쏭 오 뽐 (chausson aux pommes) :
쇼쏭 오 뽐, 또는 그저 쇼쏭은 그 모양이 실내화 (chausson) 의 앞부분과 닮았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는 종잇장 반죽의 빵입니다. 사람의 발가락이 들어가야 할 부분에, 대신 사과 꽁뽀뜨가 들어가 있습니다. 꽁뽀뜨 (compote) 는 물과 설탕을 넣고 과일이 거의 즙이 될 때까지 익힌 것으로, 잼 (confiture) 과 비슷하지만, 훨씬 묽고, 훨씬 덜 달고, 훨씬 보존 기간이 짧은 음식입니다. 프랑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과일을 꽁뽀뜨로 먹기를 즐깁니다. 꽁뽀뜨로 조리되는 대표적인 과일은 사과 (pomme) 로서, 쇼쏭에도 사과 꽁뽀뜨를 넣는 것이 전통이기에, chausson aux pommes 이라 불리며, aux pommes 을 덧붙이지 않고 chausson 이라고만 불러도 당연히 사과를 넣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요즘은 자주 다른 과일의 꽁뽀뜨를 넣은 쇼쏭들도 보게 됩니다. chausson aux framboises (산딸기), chausson aux citrons (레몬), etc.

빨미에 (palmier) :
빨미에 역시 그 모양이 종려나무 (palmier) 의 잎사귀와 닮았다해서 그러한 이름을 갖게 된 종잇장 반죽의 과자입니다. 빨미에는 사실 비에느와즈리라 불러야 할지 과자라 불러야 할지가 상당히 모호합니다. 여기에는 설탕히 유난히 많이 들어가고, 빵처럼 보드랍지 않고 비교적 딱딱한 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잇장 반죽을 만들 때, 반죽을 종이처럼 접을 때마다 설탕을 뿌렸기에, 구웠을 때 설탕이 녹아 달라붙어, 겹이 부풀어 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은 살아 있어서, 종려나무 가지의 다닥다닥 달라 붙은 얇은 이파리들을 연상케 하지요.

samedi 12 janvier 2008

크르와썽 (croissant)

초승달 모양을 가진 크르와썽은 프랑쓰의 대표적인 빵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지만, 그 기원이 정말로 프랑쓰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자주 듣게 되는 설 중 하나는 이 빵이 외스터라이히의 수도 빈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입니다. 외스터라이히 제국은 역사에 걸쳐 오또멍 제국과 여러번 전쟁을 치루었는데, 1683년에는 수도 빈이 포위될 정도로 심각한 열세에 몰렸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외스터라이히의 승리로 끝난 이 전쟁을 축하하기 위해서 초승달 모양의 빵을 만들어 먹어 치웠다고 하지요. 왜냐하면 초승달은 오또멍 제국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또다른 주장들에 의하면 초승달 모양의 빵은 이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또다시 두 파로 나뉩니다. 한 파는 이미 중세부터 유럽 각지에서 갸름한 모양의 빵을 만들어 먹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또다른 파는, 그 반대로, 크르와썽은 비교적 최근, 즉 19세기 넘어서 생겨난 빵이라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사실 독어로 이 빵을 Hörnchen, 즉 « 작은 뿔 » 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위의 역사적 사건과 별 관련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오또멍 제국에 대한 적개심에서 만들어진 빵이라면, 독어로도 당연히 Sichel 또는 Mondsichel, « 초승달 » 이라고 불렀어야 할텐데 말이지요. 또 한편 이 빵이 정말로 외스터라이히로부터 프랑쓰에 수입된 것이라면, 왜 Hörnchencroissant 으로 번역되었는가도 의문으로 남습니다. « 작은 뿔 » 은 불어로 cornet 라고 번역하면 꼭 들어맞는데 말이지요. 한 예로 이딸리아에는 크르와썽과 비슷한 모양의 빵이 있는데, 그 빵의 이름은 바로 cornetto, 즉 « 작은 뿔 » 입니다.

또달리 보면, 어쨌거나 이 빵이 빈에서 기원하여 다른 나라로 퍼진 것이 맞는 듯도 싶습니다. 오래동안 외스터라이히 제국에 속해 있던 이딸리아에서는 보다 충실한 번역을 했고, 좀 더 멀리 떨어진 나라인 프랑쓰에서는 약간 색다른 번역을 한 것 아닐까요 ? 제가 이런 짐작을 해 보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불어로는 크르와썽을 비롯하여 그 비슷한 무리의 빵들을 viennoiserie 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viennois = « 빈의, 빈 출신의, 빈에서 유래한 ». 빈 기원설을 믿는 사람들은 한술 더 나아가, 1770년에 마리-엉뜨와넷이 프랑쓰로 시집오면서 크르와썽을 프랑쓰에 들여왔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역대 프랑쓰의 왕비들이 모두들 자기 나라의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특별히 크르와썽에 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학 사전들에 의하면 croissant 이라는 단어는 1863년, viennoiserie 는 1977년에야 불어 문헌들에서 처음 확인됩니다. 따라서 마리-엉뜨와넷이 빈에서부터 들여왔다는 주장 만큼은 뒤늦은 발상이라고 결론을 내려도 좋을 듯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빈 기원설을 통째로 무시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역사나 언어를 다 집어 치우고 빵 자체를 먹어 보면, 크르와썽은 회른헨이나 꼬르네또와는 전혀 다른 빵임을 알게 됩니다. 이딸리아에 가서 꼬르네또를 먹어 보면, 프랑쓰의 크르와썽과는 달리, 좀 눅눅하고 말랑거리는, 마치 크르와썽을 만들려다가 실패한 작품 ^^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꼬르네또의 반죽에는 우유와 달걀이 들어갔기 때문이지요. 결국 꼬르네또는 프랑쓰에서 브리오슈 (brioche) 라 부르는 빵과 맛과 질이 더 비슷합니다. 크르와썽에는 우유나 달걀은 전혀 들어가지 않고, 대신 버터가 많이 들어간 종잇장 반죽으로 구워, 바삭바삭하고 여러 겹이 일어나면서 부서지는 재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른헨은 직접 먹어 본 적이 없어 장담할 수 없지만, 만드는 방법과 재료가 꼬르네또와 매우 흡사한 것으로 보아, 비슷한 빵이라 추측됩니다.

그때문에 독어와 이딸리아어에는 불어에서 그대로 건너간 croissant 이라는 단어가 함께 사용됩니다. 즉 croissant 은 프랑쓰에서부터 수입된 종잇장 반죽의 빵을 지칭하고, Hörnchencornetto 는 원래부터 자기네 나라에 존재하던 브리오슈 반죽의 빵을 칭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독어로는 모르겠으나, 이딸리아어에서는 사실 이 두 말의 구분이 그다지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딸리아에서 크르와썽을 사면 자칫 꼬르네또인 경우가 많지요.

마지막으로, 불어의 croissant 은 물론 « 초승달 » 이라는 뜻의 명사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croître 동사의 현재분사입니다. 따라서 « 증가하고 있는, 성장 중인 » 이라는 뜻에 불과하며, 달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 외에도, 여러 다른 상황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입니다.

크르와썽 (croissant) 또는 초승달 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