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의 일종인 엉띠므완 (antimoine) 의 이름은 마치 anti- 와 moine 이 결합된, 전형적인 불어 복합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랍어 'itmid 로부터 출발하여 그리쓰어와 라띠나어를 거치면서 많은 변형을 거듭한 끝에 갖추게 된 모습입니다. 중세에 이 물질을 접한 여러 수사 (moine) 들이 차례로 죽는 사건이 발생한 데서 « 수사에 적대적인 »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거의 전설적인 어원을 내세우는 사람들도 간혹 있으나, 두말할 나위 없이 이것은 학술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이며, 언어학적으로 antimoine 과 moine 사이에는 아무런 상호 관계가 없습니다. 단지 결과적으로 현대 불어에서 비슷한 형태로 발전했을 뿐. 이 점에서 아이오와 주의 수도 데 므완 (Des Moines) 과도 비슷합니다.
엉띠므완은 자연 상태에서 광석 (minerai) 의 형태로 발견되는데, 옛부터 아랍 문화권에서는 엉띠므완을 매우 곱게 갈아 눈썹과 눈꺼풀의 화장에 사용했습니다. 이 화장품의 이름이 아랍어로 kohl 이므로, 여기에 정관사를 덧붙이면, al kohl 이라는 형태가 됩니다. 여기서 비롯된 중세 라띠나어 alkohol 또는 alkol 은 따라서 한동안 « 매우 곱게 빻아진 엉띠므완 가루 » 를 뜻했습니다. 그리고 점차 뜻이 발전하여, 이 단어는 « 매우 섬세하고 정화된 물질 » 을 일컫게 되었으며, 의사이자 연금술사였던 빠라쎌쓰 (Paracelse, 1493-1541) 에 의하여 « 술을 증류시켜 얻은 투명한 증발성의 액체 » 를 칭하는 말로 굳어졌습니다 (eau-de-vie 참조).
불어 단어 alcool 은 이미 뜻의 변화가 끝난 라띠나어로부터 도입되었으며 (1586년), 처음에는 alcohol 이라 적었습니다. 이 무렵 영어로 건너간 이 단어는 현대 영어에서 그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정작 불어에서는 모음과 모음 사이에 끼인 무성 h 가 사라졌습니다. 한편 khôl 이라는 단어는 약 백여년 뒤 (1646년), 다시 아랍어로부터 수입되어, 지금까지도 « 눈화장품 » 을 뜻하는 말로 불어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으나, 결국 le khôl 과 alcool 은 정확히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같은 구조 (정관사+명사) 로 이루어진 말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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