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vane 이라는 이름은 이딸리아어 padovana 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 춤이 이딸리아의 도시 빠도바 (Padova) 에서 유래한 듯 싶습니다. 또는 에스빠냐가 근원지라는 설도 있는데, 그래도 이딸리아의 빠도바를 거친 다음에야 다른 곳에도 전파된 듯 보입니다. 아무튼 이딸리아, 프랑쓰, 에스빠냐, 그리고 심지어 독일의 궁정들에서 16세기 내내 유행하였는데, 특히 영국에서는 기악 음악의 한 형식으로 자리잡으면서 그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버드 (Byrd), 기본쓰 (Gibbons), 다울랜드 (Dowland), 등등이 빠반이라는 건반악기 작품을 정말 많이 남겼지요. 이런 사람들의 작품에서 느리고 4박자 또는 2박자 계열의 빠반은 대개 더 빠르고 즐거운 3박자 계열의 다른 춤과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갸이야르드 또는 쌀따렐). 영국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빠반은 흔히 pavan, paven, pavin 이라고 표기되기도 합니다.
보다 현대로 가까이 와서도 몇몇 작곡가들이 빠반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쌍썽쓰 (Camille Saine-Saëns) 의 빠반이 있고, 또 포레 (Gabriel Fauré) 의 빠반도 매우 유명하지요. 하지만 아마도 가장 유명한 빠반은 라벨 (Maurice Ravel) 이 작곡한 죽은 인판따를 위한 빠반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일 것입니다. 이러한 빠반들은 물론 르네썽쓰 시대의 양식과는 매우 다르지만 그래도 역시 빠반의 특성을 잘 살려서, 느리고 무거우며 엄숙하면서도, 상당히 너울너울 춤 분위기가 나는 걸작들입니다.
포레의 빠반, op.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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