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뗄 마띠뇽이 프랑쓰 수상의 공식 관저라면, 프랑쓰 대통령의 공식 관저는 엘리제 궁입니다. 엘리제 궁도 갈리에라 궁처럼, 사실 궁이라기 보다는 오뗄 빠르띠뀔리에라 보는 것이 더 적합합니다. 오뗄 마띠뇽과 비슷한 시기 (1722) 에 완성된 이 집은 그 첫주인인 에브르 백작 (Comte d'Évreux) 의 이름을 따서 한동안 오뗄 데브르 (Hôtel d'Évreux) 라고 불렸으며, 바띨드 도를레엉 (Bathilde d'Orléans), 즉 부르봉 공작 부인의 소유이던 시절에는 오뗄 드 부르봉 (Hôtel de Bourbon) 이라고도 불렸습니다. 프랑쓰 혁명으로 재산을 많이 잃게 된 바띨드 도를레엉은 오방 (Hovyn) 이라는 상인과 손을 잡고, 자신의 저택 1층과 정원을 대중에게 공개하였습니다. 이 때 여기에 일반인들이 많이 드나들면서, 저택의 위치가 아브뉘 데 셩-젤리제 (avenue des Champs-Élysées) 와 가깝다하여, 엘리제 궁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엘리제 궁은 공식적으로는 제 2 공화국 시절부터 프랑쓰 대통령의 공식 거처로 지정되었으나, 대통령으로 뽑힌 나뽈레옹 3세가 황제로 둔갑하면서, 역사적으로 진짜 왕궁이었던 뛰일르리로 옮겨 가 버리는 바람에, 엘리제 궁이 실제 역할을 발휘하게 된 것은 1873년 이후부터입니다. 이후로는 지금까지 프랑쓰의 모든 대통령들이 엘리제 궁에서 집무를 보고 생활을 하나, 대통령 관저로서 적합치 않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엘리제 궁이, 위에서 말했듯 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작고, 관광객으로 들끓는 셩-젤리제 바로 옆, 상점들이 즐비한 좁고 긴 거리 (rue du faubourg saint-Honoré) 에 위치해 있는 데서 생기는 여러 안전 문제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새 대통령이 뽑힐 때마다 이사 계획이 논의되다가도, 번번이 무산되고 마는데,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알 수가 없지요. 엘리제 궁 역시 문화유산의 날들 같은 드문 기회에 일반인의 구경을 허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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