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성탄절날 선물을 가져다 주는 할아버지를 싼타 클로쓰라고 부르지만 불어로는 Père Noël 이라 합니다. père 는 물론 « 아버지 » 라는 뜻이지만, 이 때는 친아버지가 아니라, 그저 « 아버지뻘 되는 사람,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 노인 » 등의 뜻입니다. 예를 들어 발작의 소설 Père Goriot 는 우리말로 « 고리오 영감 » 이라 번역하지요. 이것은 mère 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단어에는 « 친어머니 » 라는 뜻 외에도 « 동네 아줌마, 할멈, 어멈 » 등의 뜻이 있습니다. 뻬로의 동화집 Contes de ma mère l'oye 를 « 엄마 거위의 이야기 » 라고 번역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 거위 아줌마의 이야기 » 가 보다 올바른 해석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자주 Père Noël 을 Papa Noël 이라고 부릅니다. papa 는 물론 père 의 애칭. 우리나라에서는 « 크리스마쓰 » 에 « 싼타 클로쓰 » 로부터 선물을 받으며 « 징글벨 » 을 부르지만, 프랑쓰에서는 Petit Papa Noël 이라는 노래가 대표적인 성탄절 노래입니다. 여기서 petit 는 뻬르 노엘의 키가 작아서가 아니라, 역시 친근함을 표시하기 위한 표현일 뿐.
한편 Santa Claus 라는 이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Saint Nicolas 의 이름이 변형된 것입니다. 19세기에 미국에서 태어난 싼타 클로쓰라는 인물은 사실 유럽에서 오래동안 어린이들의 수호 성인으로 숭배되었던 성 니꼴라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성 니꼴라의 축일날 (12월 6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성 니꼴라로 분장한 사람이 어린이들에게 사탕, 과자, 선물을 나눠 주는 풍습이 있었고, 지금도 드물게 행해집니다. 성 니꼴라는 프랑쓰에서는 특히 북부와 동부 지방에서 인기있는 성인인데, 특히 11세기에, 로렌 (Lorraine) 지방의 작은 도시 쌍-니꼴라-뒤-뽀르 (Saint-Nicolas-du-Port) 의 바질릭에 그의 유해 일부가 안치된 후, 로렌의 수호 성인으로 선포되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이 지역에서, 그리고 그 옆 지방인 알자쓰 (Alsace) 에서 성 니꼴라를 기념하는 풍습이 매우 크게 발전했지요.
성 니꼴라를 따라 다니는 채찍 영감 (Père Fouettard) 이라는 인물도 로렌의 수도인 메쓰 (Metz) 에서 태어났다는 설이 있습니다. 빨간 외투를 입은 성 니꼴라가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동안, 검은 옷을 입은 채찍 영감은 나쁜 아이들에게 채찍질 (fouet) 을 했다고 합니다. 또는 실제로 채찍을 휘두르지는 않더라도, 과자 대신 회초리나 몽둥이를 선물로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프랑쓰에서는 어린이들에게 겁을 줄 때, 너 말 안들으면 채찍 영감한테 벌받는다라고 위협하지요.^^
따라서 비교적 최근 (육칠십년대) 까지도 프랑쓰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기다리던 명절은 성탄절이 아니라 성 니꼴라의 축일이었다고 합니다. 성탄절에 어른들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 풍습은 있었지만, 성탄절이 특별히 어린이를 위한 명절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2차 대전 이후 미국으로부터 건너온 싼타 클로쓰 문화가 점차 퍼지면서 성 니꼴라의 전통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고, 오늘날 프랑쓰의 어린이들은 일년 내내 뻬르 노엘만을 기다리며 삽니다. 불쌍한 것들,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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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aires: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요즘 정신이 없어서 간만에 들어와서
달랑 새해 인사만 남기고 간다.
건강하고, 해피한 새해 되길~
Toi aussi ! Bonne et heureuse année et bonne santé et plein d'autres choses agréables, à toi, à ta famille et à tes am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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