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anche 25 mars 2007

도피네 여행 (voyage en Dauphiné)

도피네 (Dauphiné) 프랑쓰의 남동부에 위치한 옛 지방으로, 현재는 대략 싸브와 (Savoie) 남쪽, 프로벙쓰 (Provence) 북쪽, 리용 (Lyon) 의 동쪽, 이딸리아의 서쪽에 해당합니다.

  • 비엔 (Vienne) : 비엔은 로마 시대때부터 크게 발전했던 도시로, 지금도 로마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고, 얼마 전에도 유적이 많이 발굴되었습니다. 중세에는 도피네 지방의 수도와도 같이 여겨졌구요. 하지만 점차 중심지가 그르노블로 옮겨졌습니다.
  • 그르노블 (Grenoble) : 그르노블은 도피네와 그 근방 지역에서 제일 대도시이긴 한데, 사실 별로 볼 건 없습니다. 사방이 산 (Alpes) 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여름엔 무지 덥고 겨울엔 무지 춥습니다. 60년대에 겨울 올림픽을 주최한 적도 있듯이, 주변 산들에는 겨울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답답한 느낌을 주는 도시입니다. 산 때문에, 그리고 고풍적이기 보다는 비교적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 때문에, 웬지 한국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 그르노블의 바스띠으 (Bastille de Grenoble) : 바스띠으 하면 흔히 빠리에 있던 감옥을 생각하는데, 사실 이 말은 « 요새, 성곽 » 이란 뜻일 뿐입니다. 그르노블에도 바스띠으라 불리는 옛 요새의 흔적이 북쪽 산 중턱에 남아 있는데, 여기 올라가면 도시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올라가기 위해서는 케이블카 (téléphérique) 를 타지요 (물론 힘이 넘치는 사람들은 걸어서 갈런지 모르겠으나). 동그랗게 생긴 이 케이블카가 볼 것 없는 그르노블의 그나마 자랑거리입니다. 모두 그르노블에서 촬영된 뤼꺄 벨보의 삼부작 (La Trilogie de Lucas Belvaux) 을 보면 동그란 케이블카를 비롯하여 그르노블과 그 주변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그르노블의 케이블카
  • 베르꼬르 (Vercors) : 그르노블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 중 베르꼬르는 매우 가파르고 험한 산입니다. 찻길이 깔려 있는데, 낭떠러지 바로 옆으로 달리고, 매우 좁고 꼬불꼬불해서 상당히 무섭습니다. 2차대전 때는 그래서 저항자들의 요지로 쓰이기도 했지요. 물론 독일군의 비행 습격에 모두 처참하게 죽었지만... 바다의 침묵 (Le Silence de la mer) 을 쓴 작가 베르꼬르의 이름도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본명은 Jean Bruller). 바다의 침묵은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께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착한 독일군 장교와 한 프랑쓰 여자 사이에 의사소통의 불가능을 주제로 한 짤막한 소설입니다.
가파른 베르꼬르
  • 그렁드-샤르트르즈 (Grande-Chartreuse) : 역시 그르노블을 둘러싸고 있는 큰 산맥 중 하나인 샤르트르즈에 그렁드-샤르트르즈라는 수도원이 있습니다. 이 수도원은 샤르트르회 (ordre des Chartreux) 의 본원으로서, 전세계의 샤르트르회 수도원들은 모두 여기서 퍼져 나갔지요. 그 중에서도 유명한 곳이 빠르마의 샤르트르즈 (이딸리아어로 Certosa di Parma). 스땅달이 여기를 무대로 La Chartreuse de Parme 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지요. 그런데 우연이랄까, 스땅달은 바로 그르노블 출신의 작가입니다. 하지만 그르노블 보다는 이딸리아를 훨씬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들 안 그러겠습니까 ? ^^) 또다른 유명한 샤르트르즈 수도원은 역시 이딸리아의 빠비아 근방에 있지요 (Certosa di Pavia). 작년 이맘쯤 빠비아의 코앞까지 갔었는데 그만 못보고 왔습니다. 프랑쓰 본원의 샤르트르회 수사들은 수백년 전부터 자기네들만의 비밀 기법으로 샤르트르즈 (chartreuse) 라 불리는 술을 만들어 팝니다. 약초와 향료 따위를 수백가지 섞는다고 하는데, 샤르트르회 수사들이라고 해도 재료의 비밀을 다 아는 것이 아니라, 극히 적은 수의 수사들만 알고 있다고 합니다. 초록빛이 나는 술로 매우 독하다고 합니다.
그렁드-샤르트르즈
  • 슈발 우체부의 이상적인 궁전 (Palais idéal du facteur Cheval) : 오뜨리브 (Hauterives) 라는, 그르노블보다 남쪽에 있는 작은 시골 도시에 페르디넝 슈발 (Ferdinand Cheval) 이라는 사람이 20세기 초까지 살았었습니다. 그는 직업이 우체부였는데, 매일 같이 편지를 나르면서 돌을 하나씩 주워 날라 거의 사십년에 걸쳐 오로지 혼자 힘으로, 궁전 하나를 지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 이 특이한 건축물은 니끼 드 쌍-팔 (Niki de Saint-Phalle) 에게 큰 영감을 주어, 그녀도 자신의 이상적인 궁전이라 할 수 있는 따로의 정원 (Jardin des Tarots) 을 건설하게 됩니다.
슈발 우체부의 이상적인 궁전
  • 쌍-베렁 (Saint-Véran) : 도피네 지방의 남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도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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