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anche 25 mars 2007

아르꺄바쓰 (Arcabas)

그렁드-샤르트르즈 수도원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쌍-삐에르-드-샤르트르즈 (Saint-Pierre-de-Chartreuse) 라는 산속 마을이 있는데, 여기에 쌍-뛰그-드-샤르트르즈 (Saint-Hugues-de-Chartreuse) 라는 자그마한 성당이 있습니다. 이 보잘것 없어 보이는 성당의 특별한 점이라면, 내부가 오로지 단 한 사람의 예술가에 의해서 장식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르꺄바쓰라는 화가가 그 사람인데, 성당의 모든 벽이 이 사람의 그림으로 뒤덮혀 있으며, 그 외에도 조각품, 십자가, 미사에 쓰이는 용품들, 색깔유리창 등, 성당 안의 모든 것이 이 사람의 작품입니다. 마치 미깰란젤로가 씩스띤 성당을 장식한 것과 비슷하죠. 물론 그 보다는 훨씬 규모가 작고, 그림의 양식도 다르지만. 어쨌거나 덕분에 아르꺄바쓰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그 사람의 개인 박물관에 와 있는 느낌을 줍니다.

졍-마리 삐로 (Jean-Marie Pirot) 라는 본명을 가진 화가 아르꺄바쓰는 태어나기는 메쓰 (Metz) 에서 태어났지만, 그르노블에서 미술 공부를 했으며, 계속 도피네 지방에서 살았습니다. 현재도 쌍-삐에르-드-샤르트르즈에서 살고 있지요. 20년대 쯤 태어난 사람이라 현재 나이는 무척 많습니다. 성-위그 성당 외에도 한 건물이나 장소 전체를 모두 장식하는 대규모 작업을 많이 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하니까 좋은 점이, 달랑 유명한 그림 한두 편만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작가의 전반적인 세계를 경험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림을 잘 감상할 줄 모르지만, 이 사람의 그림은 많이 애착이 갑니다. 소박한 듯 하면서도 화사하고,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고, 종교적인 주제를 자주 다루지만 엄숙하지 않고, 순진해 보이지만 심오함이 숨어있고, 심오하지만 소박하고...

성 위그 성당에 보존되어 있는 그의 몇몇 대표작들 :

Ange dubitatif (의심스럽다는 듯한 표정의 천사)
Ange espiègle (장난꾸러기 천사)
Anges chantant (노래하는 천사들)
La Brebis retrouvée (되찾은 양)
Le Bon Pasteur (착한 목자)

Nolite timere (놀리떼 띠메레)



제가 개인적으로 유난히 좋아하는 작품은 의심스럽다는 듯한 표정의 천사와 놀리떼 띠메레입니다. 천사라면 인간들보다 훨씬 더 확신에 찬 존재일 듯 싶은데, 이 천사는 안그런것 같죠 ? 다른 천사들은 자전거를 타면서 장난을 치거나, 행복하게 노래를 부르는데 열중해 있는데, 이 천사는 뭔가 못믿겠다, 왜 그럴까 하는 표정으로 턱을 괴고 갸우뚱 앉아 있는 것이 재밌습니다. 그리고 놀리떼 띠메레는 마치 이 천사와도 같은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대답인 것 같습니다. Nolite timere = 라띠나어로 « 겁내지 마세요 ». 하지만 그 표지판을 들고 있는 소년, 또는 천사, 또는 예수 (?) 도 웬지 별로 자신있어 보이는 표정이 아니죠 ?

그래서 겁내지 말고 살아야 할텐데... 사실 의심이 많이 듭니다...

3 commentaires:

yj a dit…

그림은 정말 잘 모르지만, 네 블로그에
있는 그림 보고,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색의 느낌도 너무 환하고, 인물의 움직임도 innocence가 느껴지는. 이런 걸 그리는 사람은 누굴까 했는데..알려줘서 고마워.

나중에 그림 공부 하면 좋을텐데. 얼마전엔, henri rousseau에게도 꽂혔고, 예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본 Juan Sanchez Cotan이라는 옛날 스페인 화가의 그림도 참 생경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더라.

Anonyme a dit…
Ce commentaire a été supprimé par un administrateur du blog.
ange dubitatif a dit…

누나가 그림들을 좋아했다니까 너무 기뻐요. 그림은 제가 모르지, 누나는 그림에 조예가 깊은 것 같아요. 전에도 가끔 누나랑 얘기하다가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듣도 보도 못한 작가들의 이름을 인용하시는군요. 어쨌건, 아르꺄바쓰에 대해 느끼는 건 저랑 비슷한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네요.
그리고 "아노님"도 누나 맞지요 ? 하긴 누나가 아니면 누구겠어요 ? 그런데 우리가 무슨 책 얘기를 했죠 ? 아무튼, 가 보고 와서 다시 답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