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딸리아 또스까나 지방 남부의 까빨비오 (Capalbio) 라는 작은 도시에는 따로의 정원 (Giardino dei Tarocchi) 이라는 장소가 있습니다. 이곳은 니끼 드 쌍-팔 (Niki de Saint-Phalle) 이 거의 이십여년에 걸쳐서 꾸민 예술 공간으로, 따로 카드에서 영감을 받은 스물 두 점의 환상적인 조각들로 수놓아져 있는 정원입니다. 쌍-팔 특유의 화려한 색채와 기괴한 모양새를 갖춘 이 조각들은 모두 십여미터 이상 높이의 대형 작품들로, 조각이라기보다 거의 건축물로 보아야 옳을 듯 싶습니다. 실제로 이 중 일부는 조각품 내부를 방문할 수 있으며, 특히 여제 (L'impératrice. 아래 사진에서 가장 왼쪽) 의 내부는 완전한 아파트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따로의 정원을 손보는 동안, 쌍-팔과 그녀의 남편 졍 땅글리 (Jean Tinguely) 는 바로 이 조각품 안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따로의 정원이 기본적으로 쌍-팔의 작품이긴 하지만, 그녀의 다른 많은 조각들처럼 따로의 정원도 역시 땅글리와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남편 외에 몇몇 예술가 친구들이 참여하기도 했지만, 이 정원은 그 엄청난 규모에도 불구하고, 전혀 국가나 재단의 후원 없이 오로지 사비만 들여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쌍-팔은 자신의 다른 작품들을 팔거나 새로운 주문을 받기도 했고 (그 중 하나가 스트라빈스끼 연못), 또한 특별히 향수를 만들어 팔았다고 합니다.
재정 마련 차원에서 보나, 작품의 규모와 양식 측면에서 보나, 따로의 정원은 슈발 우체부의 이상적인 궁전 (Palais idéal du facteur Cheval) 과 닮은 데가 있습니다. 실제로 니끼 드 쌍-팔은 슈발 (Ferdinand Cheval) 의 궁전을 방문한 후 큰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따로 정원을 건설하는데 그녀는 보마르쪼에 있는 괴물의 정원 (Jardin des monstres à Bomarzo) 과 가우디 (Antoni Gaudi) 가 만든 귀엘 정원 (Jardin Güell) 으로부터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래는 Le Jardin des Tarots 라는 책 (Benteli éditions, 2005) 에 실린 쌍-팔의 자필로, 따로의 정원을 만들게 된 동기와 과정을 작가가 직접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끌릭하면 보다 또렷하게 글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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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aires:
니끼 아줌마 글씨체 너무 귀엽고, 글 내용도 아줌마의 솔직함이 담뿍 담겨있는 거 같다. 아...나도 그런 열정이 있을 날이 있을까나?
나중에 토스카나를 간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다...니끼 아줌마가 모든 열정을 담아 만든 정원을...
Lovedd reading this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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