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국 » 을 칭하는 프랑쓰말 république 은 라띠나어 두 단어 res publica 가 결합된 말입니다. publica 는 « 대중의, 민중의, 백성의, 국민의, 공공의 » 등등의 뜻이 있는 형용사이고, res 는 « 사물, 사항, 사실 » 등등의 뜻이 있는 명사입니다. 현재 불어로 하면 chose publique, affaires publiques « 공적인 것, 공공 업무 » 라 번역되지요.
res 에서 파생된 말로 réel 이라는 형용사가 있습니다. 즉 « 사물과 관련된, 사실에 합당한 », 따라서 « 현실의 » 라는 뜻이죠. réalité 라는 명사나 réaliser 라는 동사 역시 여기서 나온 말임은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 단, 프랑쓰 말에서 réaliser 동사는 « 영화를 찍는다 » 라는 뜻으로도 자주 쓰입니다. 즉 종이에 쓰여져 있던 글자와 생각을 말 그대로 « 사실화 시킨다 » 는 뜻이죠. 그래서 영화감독을 프랑쓰 말로는 réalisateur, réalisatrice 라고 합니다. 또 réaliser 동사는 음악적으로는 « 화성문제를 푼다 » 라는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숫자 따위로 구성되어 있는 화성 기호를 « 실제 » 음표로 다 풀이해서 적는다는 의미이죠. 그 외에도 réalisme, réaliste, réalisable 등등, 파생어가 파생어를 낳고, 불어에서 영어로 건너가고, 영어가 세계에 널리 퍼짐으로써, 오늘날 여러 나라 말들 중 res 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단어가 상당수 될 겁니다. res 를 어원으로 삼아 프랑쓰에서 만들어진 매우 최신어로 réifier 라는 동사와 그의 명사형인 réification 이 있습니다. 이것은 철학적인 개념으로, (원래는 그렇지 않았던 것을) « 사물화하다, 사물의 성격을 주다 » 라는 뜻입니다.
res 는 불어에서 차차 모양이 변하여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rien 이 되었습니다. 현대 불어에서 rien 은 거의 항상 부정의 뜻으로 쓰이는데, 원래는 라띠나어에서와 마찬가지로 긍정의 뜻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je mange rien 이라고 하면, « 난 뭔가를 먹는다 » 는 뜻이었지요. 이것을 부정문으로 만들려면 반드시, je NE mange rien 이라고 해야만 했고, 이 원칙이 16세기까지는 엄격히 지켜졌습니다. 그 이후로 점점 rien 은 부정문에서만 쓰이게 되어, 혼자만 있어도 부정의 뜻이 강해지게 되었죠. 마침내 지금은, 구어체에서는, je mange rien 이라고만 해도 «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는 뜻으로 확고히 굳어져 버렸습니다. 영어로 치면 처음에는 thing, something 이라는 의미의 단어가 이제는 nothing 의 의미로 변해버린 거죠.
Inscription à :
Publier les commentaires (Atom)
Aucun commentaire:
Enregistrer un commenta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