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udi 29 mars 2007

빠르마... 와 또스까 (Parme... et Tosca)

뿌치니 (Giacomo Puccini) 의 오뻬라 또스까 (Tosca) 를 보면 2막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여주인공 플로리아 또스까가 악독한 스까르삐아의 압력과 정신적 고문에 못이겨 그의 음흉한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는데, 단 나중에 문제없이 이딸리아를 떠날 수 있도록 안전통행서 (salvocondotto = sauf-conduit) 를 발행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스까르삐아가 묻지요 :

- E qual via scegliete ? (= Et quelle route choisissez-vous ? = 어느 길로 떠나겠느냐 ?)
- La più breve (= La plus brève = 가장 짧은 길)
- Civitavecchia ? (치비따베끼아 ?)

어제, 스땅달이 치비따베끼아에서 영사로 근무하던 중 빠르마의 샤르트르즈 수도원을 썼다는 얘기를 하면서 이 오뻬라의 이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 오래된 (vecchia) 도시 (cività = città 의 옛말 = 불어 cité) » 라는 뜻의 치비따베끼아는, 과연 로마에서 멀지 않은 작은 항구 도시로, 여기서 배를 타면 프랑쓰나 에스빠냐 쪽으로 쉽게 떠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좀 더 생각을 해 보니 스땅달의 소설과 또스까 사이에는 서로 연관되는 요소들이 몇가지 더 있는 듯 합니다.

우선 방금 인용한 장면은 파르네제 궁 (Palazzo Farnese = Palais Farnèse) 에서 벌어집니다. 파르네제 궁이란 알레싼드로 파르네제 (Alessandro Farnese) 가 미깰란젤로로 하여금 로마에 짓게한 화려한 궁전인데, 궁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알레싼드로 파르네제가 바로 빠르마의 샤르트르즈 수도원의 주인공인 파브리쓰 델 동고 (Fabrice del Dongo) 의 원 인물이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스땅달이 자신이 발견한 필사본에서 특히 애착을 가졌던 이야기란, 다름 아니라 바로 알레싼드로 파르네제의 젊은 시절 행각이었던 것입니다. 소설 속의 파브리쓰는 빠르마 근처의 샤르트르즈회 수도원에서 젊은 나이에 죽는데, 실제 인물인 알레싼드로 파르네제는 훗날 뽈 3세 (Paul III) 라는 이름으로 교황이 되어 떵떵거리며 살지요.

비록 16세기 실존 인물의 삶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스땅달은 빠르마...의 시대를 19세기 초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또스까 역시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또스까는 정확하게 1800년 6월 14일 (마렌고 전투) 이후의 며칠간을 그린 이야기이고, 빠르마...는 정확한 연도는 계산하기 힘들지만, 1800년을 전후로 하는 수년간을 역사적 배경으로 삼습니다.

프랑쓰 혁명의 파장과 그것의 번짐을 막으려는 외스터라이히 제국의 압박 사이에 끼어 이 시기의 이딸리아는 수많은 전쟁을 겪었으며,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한 상황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빠르마...의 파브리쓰 델 동고와 또스까의 마리오 까바라도씨는 모두 혁명에 우호적인 입장을 분명히 취함으로써 복잡한 정치적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물론 파브리쓰는 마리오에 비하면 훨씬 더 개인주의자이기는 하지만).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또스까의 원작자는 프랑쓰 사람 빅또리앙 싸르두 (Victorien Sardou) 였다는 점입니다. 싸르두와 스땅달, 두 프랑쓰 사람이 비슷한 시대, 비슷한 정치적 상황 하의 이딸리아를 배경으로, 이딸리아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프랑쓰말로, 프랑쓰 관객을 위하여 글을 썼다는 점, 특별히 놀라울 것은 없으나, 흥미로운 공통점 아닐까요 ?

그외에 그냥 참고 사항으로, 파르네제 궁은 현재 이딸리아 주재 프랑쓰 대사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일반 관광객은 불행히도 로마의 4대 경이로움 (quattro meravigli di Roma = quatre merveilles de Rome) 의 하나라 불리는 이 궁을 방문할 수 없지요. 게다가 프랑쓰 정부는 이 궁을 빌리는데 1 년에 단 1 외로를 이딸리아에 지불한다고 합니다.

1 comment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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