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라는 말은 라띠나어 missa 를 그대로 우리말로 읽은 것이지요. 원래 발음은 [미싸] 에 더 가깝지만.
missa 는 mittere « 보내다 » 동사의 과거분사 여성 단수 형태입니다. 천주교의 예식을 이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은, 라띠나어로 미사를 드릴 때에 가장 마지막에, Ite, missa est 라는 문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ite 는 ire « 가다 » 동사의 2인칭 복수 명령형이고, est 는 esse (불어의 être) 동사의 3인칭 현재형입니다. 따라서 이 말은 대략 « 가세요, (복음이 ?) 보내졌습니다 » 라고 해석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사실 이 문장의 해석에는 몇몇 다른 의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어학적 시각과 신학적 시각 등에 따라 매우 복잡하므로 생략. 어쨌건 모든 경우 가장 근원적인 어원은 mittere)
missa 는 차차 변형을 거쳐 불어에서는 messe 라는 형태로 변했습니다. 이 말이 영어로 건너가 Mass 가 되었지요. 그리고 특히 Christ 의 태어남을 기념하는 Mass 를 Christmas 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어원상 messe 와 밀접한 용어로 message 가 있습니다. 이 말 역시 라띠나어 mittere 를 어원으로 하지요. message 를 전달하는 사람은 messager 라 합니다. 이 두 말 역시 영어로 건너갔는데, 재미있는 것은 message 는 원래 형태를 그대로 유지했는데 비해서, messager 는 messenger 로 모양이 약간 바뀌었지요. (같은 현상이 passage, passager 에서도 일어납니다. passage « 통과 » 는 영어에서 그대로 passage 인데, passager « 지나가는 사람 » 는 영어로 건너가서 passenger 로 변했지요.)
mittere 에서 파생된 또다른 말로 불어에는 missive 라는 형용사이자 명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형용사는 오로지 여성형 밖에 없으며 (즉 missif 라는 말은 없음), 항상 lettre 라는 말만을 꾸밉니다. lettre missive = « 보내진 글자 », 즉 « 편지 ». lettre 라고만 해도 « 편지 » 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 글자 », 또는 상징적으로 « 문학 » 을 뜻할 수 있기 때문에, 문맥에 따라, « 편지 » 라는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할 때에는 lettre missive 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명사화 되어, missive 라고만 해도 « 편지 » 라는 뜻이 되었구요.
mission 역시 같은 어원을 가진 말입니다. 즉 누군가를 어딘가로 « 보내는 행위 » 지요. 이 때 괜히 보내는게 아니라, 어떤 특별한 일을 하라고 보냈기 때문에, « 임무 » 라는 뜻이 되었습니다. 물론 현재에는 이 말에 보낸다는 의미가 반드시 결합되지는 않지만, 종교적으로는 여전히 본래의 뜻이 조금 남아있습니다. 종교에서 mission 이라고 하면, 자기네 종교를 널리 알리기 위해, 다른 나라, 또는 먼 지역으로 실제로 사람들을 « 보내는 » 것이니까요. 특별히 종교적 mission 을 맡아서 파견되는 사람은 missionnaire 라고 합니다.
messe, message, messager, missive, mission, missionnaire 가 모두 불어에서 영어로 건너가 그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들을 낳았는데, 유일하게 반대의 길을 걸은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 missile (불어식 발음 [미씰]). 이 말은 2차 대전 이후 영어에서 불어로 건너왔습니다. 두 말할 나위 없이 이 무기의 이름은 mittere 와 연관이 있지요. 로마 시대에도 이미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 보내는 » 무기들을 칭할 때, missile (라띠나어식 발음 [미씰레])라는 말을 썼었습니다. 다만 이 때에 missile 는 화살, 창 등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mittere 는 불어에서 별 열 개 짜리 동사인 mettre 를 낳았습니다. 영어의 put 과 비슷한 동사인 mettre 는 워낙 다양한 맥락에서 쓰이니, 일일이 뜻을 열거하기가 힘들지만, 기본적으로는 « 놓다 » 라는 뜻입니다. 물건을 « 보내는 » 것은 결국 그 물건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 « 놓는 »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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