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 파업 » 은 불어로 grève 라 하는데, 이 말은 고유 명사, place de Grève (그레브 광장) 로부터 왔습니다. 그레브 광장은 빠리 시청 앞의 광장으로, 옛부터,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이 이 광장에 모여, 일감이 생기기를 기다렸습니다. 이 광장은 쎈 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기에, 배가 도착하면 일손을 고용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것이지요. 이 행위를 faire Grève, être en Grève 라 했고, 처음에는 글자 그대로 «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이) 그레브 광장에 모이다 » 라는 뜻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뜻이 발전하여, 오늘날 같은 표현을 쓰면, « 의도적으로 일을 중지하다, 파업하다 » 라는 의미가 되었고, la grève 라고 하면 « 파업 » 이라는 보통 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레브 광장의 이름은 보통 명사 grève (모래사장) 로부터 왔습니다. 방금 말했듯, 빠리 시청은 쎈 강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에, 그 앞에는 파도가 몰아온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넓은 광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 모래밭 광장 (place de grève) » 이라 불리던 이 광장의 이름이 아예 고유 명사화 되어 « 그레브 광장 (place de Grève) » 이 되었습니다. place de Grève 라는 이름은 1806년까지 사용되다가, 그 때 이후로는 place de l'Hôtel de Ville (시청 광장) 로 공식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물론 둑이 쌓이고 도로 포장이 되어, 강물과는 닿지 않고 모래나 자갈도 전혀 없는 광장이지요. 하지만 빠리-해변 철에는 일부러 모래를 깔아 해변처럼 만들기도 하고, 겨울에는 얼음을 깔아 스케이트 장으로 변모시키기도 합니다.
빠리 시청 (Hôtel de Ville de Paris)
3 commentaires:
아....무기한 파업...쉽지 않구나...이번엔 대통령도 꽤 말썽많은 인물이라 더하겠는걸. 설마 전기까지 끊긴건 아니지? 모두에게 따뜻한 겨울이었으면 좋겠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십여년 전 대파업 때는 하루에 두어시간씩 지역별로 전기를 끊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 때 승강기가 있어도 타지 말라는 충고들이 많았지요. 하루 종일 멀쩡히 잘 지내다가 하필 승강기 탄 그 순간 전기 끊기면, 두 시간은 갇혀 있어야 했으니까.
저도 정말 궁금한 것 중 한가지가, 왜 개혁은 늘 추운 겨울에만 하는 것일까 ? 봄에 하면, 파업도 봄에 할테고, 그러면 시민들도 좀 덜 불만일텐데... 아닐까요 ?
글쎄...왜 그럴까? 늘 프랑스는 겨울에 하는 이유가 있는거니? (내가 묻고 있네...)
한국엔 예전엔 춘투라고 해서, 임금투쟁도 봄에 집단적으로 하는 게 있었는데...
그냥 서양애들이 날씨 따뜻하고 덥거나 할 땐 놀러가고 그래서 아닐까?
보통 학교든 뭐든 일정이 10월부터 4-5월까지 주로 짜이잖니...이때가 추운때잖아. 요즘 미국도 티비 작가들이 파업해서, 난리라고들...난 요새 티비를 잘 안봐서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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