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14 novembre 2007

파업 (grève)

오늘부터 프랑쓰 전국이 대규모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기차, 지하철, 버쓰, 전기, 가스, 교사, 학생, 법원 등이 참여하고, 곧이어 모든 분야의 공무원들에 의해 뒤를 이을 이번 파업은 무기한입니다. 대부분의 공공 업무를 « 개혁 »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때문인데, 위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개혁이라 보지 않습니다. 이들은 절대 자신들의 권리를 양보할 마음이 없으며, 정부는 정부대로 눈꼽 만큼도 협상을 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 채 밀어 부치고 있기 때문에, 두 파의 힘겨루기는 피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십여년 전에도 같은 문제로, 같은 사람들이 줄다리기를 하는 바람에 한 달 반 동안 프랑쓰 전체가 마비되는 파업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 그 해 겨울,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아무튼 « 파업 » 은 불어로 grève 라 하는데, 이 말은 고유 명사, place de Grève (그레브 광장) 로부터 왔습니다. 그레브 광장은 빠리 시청 앞의 광장으로, 옛부터,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이 이 광장에 모여, 일감이 생기기를 기다렸습니다. 이 광장은 쎈 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기에, 배가 도착하면 일손을 고용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것이지요. 이 행위를 faire Grève, être en Grève 라 했고, 처음에는 글자 그대로 «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이) 그레브 광장에 모이다 » 라는 뜻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뜻이 발전하여, 오늘날 같은 표현을 쓰면, « 의도적으로 일을 중지하다, 파업하다 » 라는 의미가 되었고, la grève 라고 하면 « 파업 » 이라는 보통 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레브 광장의 이름은 보통 명사 grève (모래사장) 로부터 왔습니다. 방금 말했듯, 빠리 시청은 쎈 강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에, 그 앞에는 파도가 몰아온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넓은 광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 모래밭 광장 (place de grève) » 이라 불리던 이 광장의 이름이 아예 고유 명사화 되어 « 그레브 광장 (place de Grève) » 이 되었습니다. place de Grève 라는 이름은 1806년까지 사용되다가, 그 때 이후로는 place de l'Hôtel de Ville (시청 광장) 로 공식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물론 둑이 쌓이고 도로 포장이 되어, 강물과는 닿지 않고 모래나 자갈도 전혀 없는 광장이지요. 하지만 빠리-해변 철에는 일부러 모래를 깔아 해변처럼 만들기도 하고, 겨울에는 얼음을 깔아 스케이트 장으로 변모시키기도 합니다.

빠리 시청 (Hôtel de Ville de Paris)

3 commentaires:

Anonyme a dit…

아....무기한 파업...쉽지 않구나...이번엔 대통령도 꽤 말썽많은 인물이라 더하겠는걸. 설마 전기까지 끊긴건 아니지? 모두에게 따뜻한 겨울이었으면 좋겠는데...

ange dubitatif a dit…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십여년 전 대파업 때는 하루에 두어시간씩 지역별로 전기를 끊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 때 승강기가 있어도 타지 말라는 충고들이 많았지요. 하루 종일 멀쩡히 잘 지내다가 하필 승강기 탄 그 순간 전기 끊기면, 두 시간은 갇혀 있어야 했으니까.

저도 정말 궁금한 것 중 한가지가, 왜 개혁은 늘 추운 겨울에만 하는 것일까 ? 봄에 하면, 파업도 봄에 할테고, 그러면 시민들도 좀 덜 불만일텐데... 아닐까요 ?

Anonyme a dit…

글쎄...왜 그럴까? 늘 프랑스는 겨울에 하는 이유가 있는거니? (내가 묻고 있네...)
한국엔 예전엔 춘투라고 해서, 임금투쟁도 봄에 집단적으로 하는 게 있었는데...
그냥 서양애들이 날씨 따뜻하고 덥거나 할 땐 놀러가고 그래서 아닐까?
보통 학교든 뭐든 일정이 10월부터 4-5월까지 주로 짜이잖니...이때가 추운때잖아. 요즘 미국도 티비 작가들이 파업해서, 난리라고들...난 요새 티비를 잘 안봐서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