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28 novembre 2007

돌아온 여자들 또는 글자들 (Les Revenentes)

글자 e 를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완성한 소설, 실종 (La Disparition) 으로부터 몇 년 뒤 (1972), 뻬렉 (Georges Perec) 은 자신이 e 에게 부당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여, 이번엔 오로지 e 만 사용한 소설을 썼습니다. 즉, a 도, i 도, o 도, u 도, 이 소설엔 등장하지 않습니다. y 은 반모음/반자음이기 때문에, 드물게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은 돌아온 여자들. 실종처럼 제목에는 이중의 의미가 있습니다 : 하나는 소설의 내용에 등장하는 오랫만에 돌아온 여자들을 뜻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실종되었다가 돌아온 e 자들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 글자 » 는 LA lettre, 즉 여성이기 때문에). 그 시작의 일부 :

Telles des chèvres en détresse, sept Mercedes-Benz vertes, les fenêtres crêpées de reps grège, descendent lentement West End Street et prennent sénestrement Temple Street vers les vertes venelles semées de hêtres et de frênes près desqelles se dresse, svelte et empesé en même temps, l'Évêché d'Exeter. Près de l'entrée des thermes, des gens s'empressent. Qels secrets recèlent ces fenêtres scellées ?

역시나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약간 실망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뻬렉이 간혹 편법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즉 발음만 같으면 글자를 바꾸는 것을 허락한 것입니다. 이것은 일단 제목에서부터 드러납니다. 원래 정확한 철자대로 쓰자면 Les Revenantes 여야 하는데 이것을 Les Revenentes 로 바꾼 것이지요. 발음은 두 경우 모두 [레 르브넝뜨] 라고 되기 때문. 그 외에도 위의 예문에서도 보면, desqellesqels 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단어들도 원래는 각각 desquellesquels 이어야 합니다. 다른 서양 언어들에서도 비슷하지만, 불어에서도 u 가 뒤따르지 않는 q 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그런데 불어에서는 qu 가 들어가는 단어가 매우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표기를 약호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종에 비해서는 반 밖에 안되는 부피이지만 (140쪽), 그래도 대단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번엔 글자 하나가 아니고 네 개나 뺏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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