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anche 18 mars 2007

접두사 pan-

에르마프로딧 외에도 에르메쓰는 여러 아들을 두었는데 그 중 뻥 (Pan) 이라는 신은 반은 인간, 반은 염소의 모습을 하고 태어났습니다. 그 때문에 그는 곧 양치기들을 보호하는 신, 그리고 더 나아가 숲과 산과 동물, 즉 자연을 관장하는 신으로 숭배되었지요. 하지만 그의 흉칙한 모습과 동물적인 성격 때문에, 그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모두 겁을 먹고 혼비백산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뻥 신에 의해서 유발된 이러한 혼란을 불어로 terreur panique (글자 그대로, « 뻥의 공포 »)이라 불렀었는데, 이 말이 결국은 줄어서 이제는 panique 이라고만 해도 « 극도의 공포 » 또는 « 갑작스러운 위기감 » 등을 의미하는 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paniquer 라는 동사마저 나왔지요. 이 단어는 타동사이자 자동사이므로 « 남에게 겁을 준다 » 는 뜻으로도, « 스스로 겁을 먹다 » 라는 뜻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뻥이 인간에게는 무서운 존재로 보였다면, 신들한테는 우스운 존재로 보였습니다. 에르메쓰가 갓 태어난 그의 아들을 신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였을 때, 모든 신들이, 이 염소의 뿔과 꼬리를 가진 아기를 보고는 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워 했다고 합니다. 그때문에 이 신의 이름이 Pan 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레쓰어로 pan, panto = 모두). 또다른 설에 의하면, 뻥이 자연의 신이다 보니, 결국 자연, 즉 세상 모두를 창조한 것으로 여겨져서 그를 뻥이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발음과 철자가 같다는 점에 의존한 가설일 뿐, 오늘날 언어학자들과 신화학자들은 인정하지 않는 이론입니다.

아무튼 며칠 전 pantophobie (모든 것에 대한 포비) 라는 말로 보았듯, pan-, panto- 라는 말은 « 모든 » 이라는 뜻의 접두사 역할을 합니다. pan- 으로 시작하는 말을 불어사전에서 보면 상당히 많은데, 그 중 우리도 잘 아는 말로 panorama 가 있습니다. 이 말은 pan- + orama (시각, 시야), 즉 « 전경, 전망 » 을 뜻합니다. 불어와 영어 중 똑같은 철자를 쓰거나 비슷한 형태의 단어들 대부분은 불어에서 영어로 건너간 경우가 많은데, 이 말은 영어에서 먼저 생긴 후 불어로 수입된 말입니다.

또 빠리 시내에는 Panthéon 이라는 건물이 있지요. 이 이름은 pan- 과 theos 로 구성된 말로 , « 모든 신 » 이라는 뜻입니다. 애초에는,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어느 특정 종교의 모든 신을 통칭할 때 이 말을 자주 씁니다. 여기서 뜻이 확장되어 « 모든 신에게 바쳐진 사원 » 을 의미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거의 신적인 숭배를 받아도 좋을 만큼) « 위대한 인물들에게 바쳐진 전당 » 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빠리의 뻥떼옹

빠리의 뻥떼옹에는 현재 국가에 큰 공헌을 했다고 여겨지는 약 70여명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데, 사실 그 대부분은, 외국 사람들에게는 물론, 프랑쓰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입니다. 초기 공화국 시절들의 정치인들,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둔 장군들 등이 많고, 의외로 과학자들이 꽤 많습니다. 그나마 이름이 비교적 잘 알려진 사람들이라면, 작가들로서, 볼떼르, 루쏘, 위고, 말로, 뒤마 뻬르 등이 뻥떼옹에 들어가 있습니다.

누가 뻥떼옹에 안치될 자격이 있고 없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역사를 통해 자주 바뀌었는데, 현재는 순전히 대통령 개인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가끔씩 이 문제로 토론이 한판씩 벌어지고는 합니다. 누구는 들어갈 자격이 있다, 누구는 없다, 누구는 다시 끄집어 내야 한다, 등등. 가장 최근에 토론이 되었던 사람은 베를리오즈 (Hector Berlioz) 로써, 거의 들어가는게 확정되었었는데, 결국은 무효가 되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이유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베를리오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작곡가 한 명 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빠리의 뻥떼옹


한편 70명 이상의 인물 중 여자는 단 두 명인데, 그나마 그 중 한 명인 쏘피 베르뜰로 (Sophie Berthelot) 는 개인적인 업적 때문이 아니라, 화학자이자 정치가였던 남편 마르쓸랑 베르뜰로 (Marcelin Berthelot) 와 같은 날 거의 같은 시간에 죽었기 때문에 그냥 함께 매장을 해 준 것입니다. 따라서 순전히 개인적인 명목으로 뻥떼옹에 들어간 유일한 여자는 마리 뀌리 (Marie Curie) 뿐이지요. 어제 말했던 프랑쓰의 미조지니의 한 예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또다른 미조지니의 예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Pandore 의 신화입니다. 뻥도르는 그레쓰 신화에 등장하는 최초의 인간 여자인데, 신들로부터 온갖 (pan) 선물 (doron) 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미와 덕을 겸비했던 이 여자는 인간 세상에 보내졌는데, 절대로 한 항아리의 뚜껑을 열어서는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호기심이 났던 뻥도르는 항아리를 열고 말았고, 거기서 온갖 종류의 악 (전쟁, 병, 고뇌, 슬픔, 등등) 이 뛰쳐나와 세상에 퍼지게 되었답니다. 다만 가장 마지막에 희망 만은 항아리 안에 남아 있었다고 하지요.

다른 해석에 의하면, 그 항아리 안에 들어있던 것들은 악이 아니라 바로 신이 준 모든 선물들 (아름다움, 행복, 지혜, 등등) 이었는데, 뻥도르가 뚜껑을 여는 바람에 모두 뛰쳐나와 다시 하늘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상에는 나쁜 것들만 남게 된 것이구요.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희망만은 항아리 안에 남아 있었던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인간들은 아무리 힘들고 고달픈 일이 많아도 희망을 갖고 살고 있는 것이라지요. 에이구, 그 놈의 희망이 뭔지...

samedi 17 mars 2007

접두사 mis-, miso-

접미사 -phile 의 반대가 -phobe 이라면, 접두사 phil(o)- 의 반대는 mis-,miso- 입니다. 이 접두사는 고대 그리쓰어 misein = « 싫어하다, 미워하다, 증오하다 » 에서 왔습니다.

misanthrope = « 인류를 미워하는 »
misanthropie = 윗단어의 명사형. 그리쓰어 anthropos = « 인간, 사람 » (anthropologie = 인류학).
misanthrope, misanthropie
의 반대는 philanthrope, philanthropie (인류를 사랑하는, 박애주의자, 박애정신) 입니다.

인류 중에서 유독 여자만 싫어하면 misogyne, misogynie 라 하지요. 프랑쓰는 제가 볼 때 상당히 미조진한 사회입니다. 물론 상대적으로는 프랑쓰보다 더 심한 나라들도 많지만, 프랑쓰 역시 여자들에 대한 차별이 매우 심합니다. 특히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공연히 차별이 행해지지요. 아무튼 이 말의 어원은 miso- + gunê 또는 gunaïkos = 그리쓰어로 « 여자 ». gynécologie = « 여성학 (의학에서) », gynécologue = « 산부인과 의사 ».

남자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해당하는 단어도 있습니다 : misandre, misandrie.
anêr, andros
= 그리쓰어로 « 남자 ».

사람 이름 André (또는 다른 나라 말로 Andrea, Andrew, etc.) 는 별게 아니라, 단지 « 남자 » 라는 뜻입니다. 프랑쓰의 거의 대부분의 이름들은 남성형과 여성형이 있는데, André 도 예외가 아닙니다. 따라서 Andrée 라는 여자 이름이 있습니다 (발음은 같음 : [엉드레]). 딸한테 « 남자애 » 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이지만, 모든 부모들이 이름들의 기원을 다 알고 있거나, 이름을 지을 때 항상 기원을 생각하는 건 아니니까요. 단지 발음이 예쁘다거나, 성과 같이 발음했을 때 잘 어울린다거나, 부모나 친척 이름을 따거나 하는 경우들이 많지요. 아니면 이름에도 세대별로 유행이 있습니다. Andrée 라는 이름은 옛날에 유행했던 이름으로, 이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오늘날 극히 드물고, 그나마 다 할머니들이지요. 남자 이름 André 역시 젊은 층에서는 드문 편이나, 그래도 간혹 발견됩니다.

andro- 와 -gyne 를 합하면 androgyne 이 되지요. 이 말은 즉, 두 성을 모두 가졌다는 뜻입니다. 남자인데 여자처럼 생겼다거나, 여자인데 남자같은 특징을 지닌 사람들이 간혹 있지요. 하지만 이 말은 주로 외모로 성을 구분하기 힘들 때만 쓰이고, 의학적으로 실제로 두 성을 가진 경우는 hermaphrodite 이란 말이 더 자주 쓰입니다. 이 말은 사실은 고유명사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에르마프로딧 (Hermaphrodite) 은 그리쓰 신화의 인물로, 에르메쓰 (Hermès) 와 아프로딧 (Aphrodite) 의 아들이었는데, 어느날 쌀라마씨쓰 (Salmacis) 라는 이름의 낭프가 그의 미모를 보고는 사랑에 빠져, 그를 껴안고는 절대로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애원이 하도 간절해서 신들이 결국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도록 해 주었기 때문에, 에르마프로딧은 양성을 모두 가진 존재가 되었습니다.

vendredi 16 mars 2007

다양한 포비 (différentes phobies)

접미사 -phile 의 반대말을 만드는, -phobe 과 -phobie 라는 접미사가 있습니다 (고대 그리쓰어 phobia = « 겁, 두려움, 공포 »). 예를 들어,
  • francophile = « 프랑쓰 (프랑쓰의 언어, 문화, 사람...)를 좋아하는 »
  • francophobe = « 프랑쓰를 싫어하는 »
  • xénophile = « 외국(인)에 우호적인 »
  • xénophobe = « 외국(인)에 적대적인 »
-phobe 으로 끝나는 말은 원칙적으로 형용사이지만, 명사로 쓰이면 그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러한 성향 자체, 상태, 증상을 표현하려면 -phobie 라는 접미사를 써야지요. francophobie, xénophobie, etc.

사실 포비라는 것은 엄격하게는 병으로서, 심리학적 치료도 받고 그래야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그 지경까지 이르지 않는데도 좀 과장해서, « 무슨무슨 포비 » 라는 말을 자주 쓰지요. 많이 알려진 포비들로,
  • claustrophobie = (좁은) 공간에 갇히는데 대한 두려움 ;
  • agoraphobie = 넓은 공간에 대한 겁 ;
  • acrophobie = 높은 장소에 대한 공포, 현기증 ;
  • éreuthophobie = 얼굴이 빨개질까봐 걱정하는 두려움 ;
  • hydrophobie = 물에 대한 공포 ;
  • photophobie = 빛을 싫어함 ;
  • zoophobie = 동물에 대한 혐오.
동물 중에서도,
  • 뱀을 무서워하면 = ophiophobie ;
  • 개구리와 두꺼비를 싫어하면 = batrachophobie ;
  • 곤충이 겁나면 = acarophobie ;
  • 유달리 거미를 싫어하면 = arachnophobie
라고 합니다. 사람도 동물이니까, 계속해 볼까요 ?
  • 의사를 겁내면 = iatrophobie ;
  • 대머리 아저씨가 싫다면 = péladophobie ;
  • 써커쓰의 어릿광대가 무서우면 = coulrophobie ;
  • 관중, 대중에 대한 겁 = ochlophobie.
동물 뿐 아니라 야채를 겁내하는 증상도 있습니다 = lachanophobie.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공포 :
  • 괴물에 대한 겁 = tératophobie ;
  • 유령, 귀신에 대한 두려움 = phasmophobie ;
  • 지옥에 대한 두려움 = stygiophobie.
그 외에도 별별 포비가 다 있습니다 :
  • 털이 무서우면 = trichophobie ;
  • 그 중에서도 특히 수염에 대한 공포 = pogonophobie ;
  • 인공위성이 머리 위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 kéraunothnetophobie ;
  • 산 채로 매장당할까를 두려워하는 공포 = taphophobie ;
  • 변비 공포 = apophathodiaphulatophobie ;
  • 간지러움을 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 = ptéronophobie ;
  • 흰 종이에 대한 무서움 = leucosélophobie ;
  • 흰 눈 (하늘에서 내리는) 에 대한 공포 = chionophobie ;
  • 숫자 13에 대한 겁 = triskaïdékaphobie.
그리고 겁을 먹는 것에 대해 겁을 먹으면, phobophobie 라 하고, 이 모든 것을 다 겁내면 pantophobie 라 한답니다.

물론 이 중 많은 단어들은 억지로 어려운 어원을 찾아내서 만든 신조어로서 사실 일상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그치만 재밌지 않나요 ? (물론 이러한 포비를 겪는 사람들은 전혀 재밌어하지 않겠지만)^^

jeudi 15 mars 2007

접미사 -phile 과 수집가 (collectionneur)

얼마전 그리쓰어에서 유래한 접두사 phil- 에 대한 설명을 했는데, 같은 말이 접미사로도 쓰입니다. 다만 이 때는 -phile 이라는 형태가 됩니다. -phile 로 끝나는 말은 대부분 형용사 (a) 와 명사 (n), 두 용법으로 모두 쓰입니다. 예 : 어제 본 fabophile = « faba (라띠나어로 « 콩 ») 를 좋아하는 » (a) ; « 걀렛 데 르와의 페브를 모으는 사람 » (n).

말이 나온 김에, molafabophile 이라는 단어도 볼까요 ? mola (라띠나어로 « 맷돌 ») + faba. 이 말은 « 커피 원두를 가는 기구 또는 기계를 좋아하는 » (a), 그래서 « 그것들을 수집하는 사람 » (n) 을 말합니다.

또다른 재밌는 수집가 중에 arctophile 이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arktos 는 고대 그리쓰말로 « 곰 ». 따라서 « 곰인형을 좋아하는 », « 곰인형 수집가 ». 불어로 « 북극 » 을 arctique 라 하는데, 이 말의 원뜻은 « 곰에 관련된, 곰의 지역 » 입니다. 이것은 북극에 곰이 살기 때문이 아니라, 북쪽 하늘에 떠 있는 큰곰 별자리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 « 포도주병에 붙은 표딱지를 모으는 사람 » 은 éthylabélophile 이라 합니다. éthyle (알콜) + label (표딱지) + -phile ;
  • « 사진기를 모으는 사람 » = iconomécanophile = icône (그림) + mécano (기계) + -phile ;
  • « 나비 수집가 » = lépidoptèrophile. lépidoptères 는 라띠나어에서 온 말로, 나비 종류를 통칭하는 동물학 용어 ;
  • « 연필, 볼펜 수집가 » = calamophile. 라띠나어로 calamus, 불어로 calame 이라 부르는 것은, 갈대 줄기를 잘라 끝을 뾰족하게 다듬어서 사용하던 필기도구로, 오늘날에도 서예가들은 꺌람을 씁니다. 참고로 저의 꺌람 :

mon calame
마지막으로, 쉬운 단어, « 책을 모으는 사람 » = bibliophile (그리쓰어 biblion = « 책 »). 이 수집은 위의 다른 수집에 비하면 너무 쉽고 평범해 보이죠 ? 하지만 비블리오필은 옛날 책, 희귀한 책, 초판본 등만 모으는 사람이고, 아무책이나 다 모으는 사람은 bibliomane 이라 합니다.

mercredi 14 mars 2007

주의 공현 축일 (Épiphanie)

고대 그리쓰어에서 유래된 형용사 épiphane 의 뜻을 어제 설명했지요 ? 이 말의 명사형은 Épiphanie 라고 하고, 원뜻은 역시, « 모습을 드러냄, 출현 »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단어가 불어에서 실제로 일반 명사처럼 쓰이는 일은 드물고, 항상 대문자로 시작하여 고유 명사로 쓰입니다 (마치 Noël 과 Pâques 처럼). 이것은 « 주의 공현 축일 » 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날 꺄똘릭 신자들은 아기 예수가 세 명의 동방 박사 (rois mages) 에게 모습을 드러냈음을 기념합니다. 정확한 날짜는 1월 6일로 정해져 있는데, 프랑쓰에서는 1월 첫번째 일요일에, 따라서 매년 다른 날짜에 이 축일을 치룹니다.

이 날 프랑쓰에서는 galette des rois (왕들의 걀렛) 라는 과자를 먹습니다. galette 이라는 말은 galet (얇은 조약돌) 에서 온 말로, 대개 동그랗고 얄팍한 과자를 지칭하는데, 크기와 두께와 재료가 매우 다양합니다. 정말 조약돌만하고 바삭바삭한 걀렛이 있는가 하면, 삣짜만한 크기에 말랑말랑한 걀렛도 있습니다. 또 크렙 (crêpe) 이나 감자 부침 같은 것도 걀렛이라 부르기도 하구요.

galette des rois entourée de trois rois mages

걀렛 데 르와는 종잇장 반죽 (pâte feuilletée) 의 빵 속에 프렁지빤 (frangipane) 이라는 아몬드 크림을 넣은 과자로 (만드는 법), 크기는 매우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는 4-6 인용이 제일 많지요. 옛날에는 에삐파니 날만 먹었나본데, 이제는 성탄절 이전부터 시작해서 1월이 끝나도록 도처에서 팝니다. 저는 솔직히 이 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요즘은 점점, 프렁지빤을 넣은 전통 걀렛 외에도, 다양한 향과 좀 덜 달고, 덜 느끼하고, 더 가벼운, 변형 걀렛들이 나오는 추세입니다 (그 중 한 예).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자의 맛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있는 페브 (fève) 이므로, 매년 1월이면 먹기 싫어도 꾹 참고, 억지로 여러 판을 먹습니다.^^

페브라는 것은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콩인데, 걀렛 데 르와를 만들 때에 이 콩 하나를 숨겨 넣습니다. 나중에 식구들이나 친구들끼리 모여 과자를 나눠 먹다가 보면, 반드시 한 명이 페브를 발견하겠지요 ? 그러면 그 사람이 왕 또는 여왕이 됩니다. 그 때문에 걀렛 데 르와를 사면 꼭 왕관을 하나씩 줍니다. 왕이 된 사람은 왕비를, 여왕이 된 사람은 왕을, 같이 걀렛을 먹던 사람들 중 뽑습니다.

이를 위해 옛날에는 실제로 말린 페브 콩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콩 대신 사기로 된 작은 인형 따위를 숨기게 되었고, 그것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일년에 한 번, 걀렛 데 르와를 먹으면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페브를 모으는 사람들을 fabophile 이라 합니다. 저는 파보필이라 하기에는 너무 약소하나, voici ma collection :

ma collection de fèves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예뻐하는 페브 두 개 :

아스떼릭쓰의 날개달린 모자와 마법사 메를랑

mardi 13 mars 2007

로젯의 돌 (pierre de Rosette)

프똘레메 4세 필로빠또르의 아들이자, 프똘레메 6세 필로메또르의 아버지인, 프똘레메 5세에게는 Épiphane 이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이 말은 고대 그리쓰어로 « 조명을 받은, 모든 사람들의 눈에 드러난, 빛나는 », 따라서 « 유명한, 이름 높은 » 등등의 뜻입니다. 기원전 약 200년 무렵에 통치했던 이 파라옹이, 자신이 새로 제정한 법률 하나를 커다란 돌판에다 세가지 문자를 사용하여 새기게 한 적이 있는데, 이 돌판이 거의 이천년간 땅 속에 파묻혀 있다가, 1799년에 나뽈레옹 보나빠르뜨 수하의 한 장교인 부샤르 (Pierre-François-Xavier Bouchard) 라는 사람에 의하여, 에집트의 라쉬드란 도시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이 도시를 불어로는 Rosette 이라 부르기 때문에, 이 돌은 로젯의 돌이라 칭해지게 되었습니다.

로젯의 돌

로젯의 돌의 특징은 같은 내용의 문구가 두 가지 언어와 세 가지 문자 체계, 즉 고대 그리쓰어, 고대 에집트어 상형 문자 (hiéroglyphe), 고대 에집트어 데모틱 문자 (démotique) 로 새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데모틱 문자란, 말 그대로, demos, 즉 « 대중, 민중 » 이 쓰던 글자를 말합니다.

세 글자 중 당시에 학자들이 이해할 수 있던 유일한 언어는 고대 그리쓰어였는데, 이 그리쓰어로 쓰여진 마지막 문구에 의하면, 같은 내용을 다른 두가지 문자로 옮겨 쓴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상형 문자와 데모틱 문자가 같은 내용의 번역임은 확신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 학자들이 해독을 시도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결국은 셩뽈리옹 (Jean-François Champollion, 1790-1832) 에 의해서, 1822년 해독이 이루어졌습니다. 수세기 동안 해독이 불가능했던 상형 문자와 데모틱 문자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에집트학 (égyptologie) 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죠.

셩뽈리옹은 프랑쓰에서 매우 유명합니다. 그의 이름을 딴 길, 학교, 도서관, 박물관, 단체 등이 각 도시마다 즐비하고, 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프랑쓰의 에집트학은 상당히 수준히 높은 듯 합니다 (사실 저는 잘 모르지만). 또 일반 프랑쓰 사람들도 제가 보기에는 매우 놀라울 정도로 고대 에집트의 문명과 신화를 잘 알고들 있습니다. 그리고 빠리의 꽁꼬르드 광장 한복판에 서 있는 오벨리스크나 루브르 마당의 유리 삐라미드 등도 에집트에 대한 프랑쓰의 관심을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겠지요?

꽁꼬르드 광장의 오벨리스끄

그리고 한편, pierre de Rosette 이라는 말은 이제 숙어화 되어서, «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받침이 되는 열쇠, 기본 » 등의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뽐뀌

dimanche 11 mars 2007

좋아하는 (phil-, philo-)

고대 그리쓰어에서 philo 는 « 친구 » 라는 명사이고, philein 은 « 사랑하다 » 라는 동사입니다. 따라서 이 말이 들어가면 항상 « 좋아한다 » 는 의미가 있지요. 유명한 예가 philosophie (철학) 로, 이 말은 philo- 와 sophie (지식, 지혜) 로 구성되었습니다. Philippe 이라는, 오늘날 흔하디 흔한 이름이 애초에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어제 메싸쥬에서 얘기한 바 있구요. 그 외에도 philharmonique 이라고 하면, « 화음 (harmonie) 즉, 음악을 좋아한다 » 는 뜻이고, philatélie 는 « atelos 를 좋아한다 » 는 뜻인데, atelos 란, 세금 (telos) 을 면제받았음 (a-) 을 증명하는 작은 종이 딱지였습니다. 이것이 발전하여 인지 (timbre) 와 우표 (timbre-poste) 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philatélie 란 « 우표 수집 » 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미국에는 Philadelphia 라는 도시가 있지요 ? 이것은 « 형제애 » 라는 뜻입니다 (adelphos = 형제, 자매).

고대 에집트에는 그리쓰 출신의 프똘레메 (Ptolémée) 라는 이름의 왕들이 여럿 있었는데, 이들을 구별하기 위해 항상 별명을 붙였습니다. 그 중 프똘레메 2세는 Philadelphe 라 불리었는데, 이것은 그가 자기 누이 (adelphe) 와 결혼을 했기 때문에 붙은 별명입니다. 또, 프똘레메 4세는 Philopator 라 불리었는데, 이 말은 « 아버지를 사랑하는 » 이란 뜻입니다. 이것은 그가 자기 어머니를 살해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가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죽이지는 않았으니, 상대적으로 사랑했다고 보는 것일까요 ? 반면 프똘레메 6세는 Philométor 라 불리는데,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 어머니를 사랑하는 » 이란 뜻이지요. 이것은 그가 매우 어린 나이에 왕이 되는 바람에, 어머니인 끌레오빠트르 1세 (Cléopâtre Ire) 의 영향력 밑에 있었기 때문에 붙은 별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