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보아온 울리뽀의 몇가지 구속과 놀이들 (쏠리씨뛰드, 마튜스의 알고리틈, 문체 연습, 바오밥, 아나에로비, 아크로님, 빨랑드롬, 리뽀그람, 뻥그람, 에떼로그람, 등등) 의 첫시작은 바로 레몽 끄노의 백조 편의 시 (Cent mille milliards de poèmes, 약칭 CMMP) 였습니다. 1961년, 즉 울리뽀의 창시 후 1년 뒤에 발간된, 울리뽀의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이 시집에서 끄노는 독자 스스로 백조 (100 000 000 000 000) 편의 쏘네를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쏘네 (sonnet) 란 간단히 말해, 14행으로 구성된 시인데, CMMP 에서 끄노는 각 행 당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열 개의 선택을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10의 14승, 즉 백조 편의 서로 다른 시를 조합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이 책은 열 네 개의 띠로 잘라진 특이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 이 띠들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독자는 매번 조금씩, 또는 완전히 다른 시를 읽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조합을 이루든 간에 의미가 통하고 문법에 맞는 쏘네가 만들어지며, 운의 구조 역시 완벽하게 규칙에 들어 맞습니다.
Cent mille milliards de poèmes, de Raymond Queneau, Paris, Gallimard, 1961.
1961년 초판본 서문에서 끄노는 자신의 책을 스스로 « machine à fabriquer des poèmes (시를 만드는 기계) » 라고 칭했는데, 이제는 컴퓨터 덕분에 이 책은 실제로 기계화되었습니다. 즉 걀리마르사는 1999년에 이 책의 쎄데롬 판을 내었습니다. 열 네 줄로 잘린 종이 조각들을 가지고 씨름하지 않아도 되는 쎄데롬판은 훨씬 편리하고, 끌릭 한 번으로 재깍 새로운 시를 조합시켜 줌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사실 백조 편의 시를 모두 읽기 위해서는 시간 절약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면 쏘네 한 편을 읽는데 대략 45초가 걸린다 치고, 종이 띠들을 넘기고 조합하는데 넉넉잡아 15초가 걸린다고 했을 때, 백조 편의 쏘네를 모두 읽기 위해서는 하루 24시간씩 일년 내내 읽는다고 해도 총 190 258 751 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무리 쎄데롬을 이용한다고 해도 백조 편의 모든 조합을 다 읽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요.
울리뽀 회원들은 CMMP 의 규칙을 쏘네 외의 다른 형식의 시들과 다른 문학 졍르에 적용하기도 하였으며, 영국인 울리삐앙인 스땐리 찹만 (Stanley Chapman, 1925-) 은 끄노의 시집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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