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백만 개의 므뉘 (1 000 000 de menus, Octopus, 2004) 라는 요리책이 있습니다. 울리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이 책은 끄노의 백조 편의 시와 똑같은 원칙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즉 이 책의 모든 페이지는 전채 (entrée), 본요리 (plat), 후식 (dessert) 으로 삼등분 되어 각 부분을 독립적으로 넘길 수 있으며, 매번 100가지 씩의 요리법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서로 다르게 조합하면, 100의 3승, 즉 백만 가지의 서로 다른 므뉘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지요.
menu 란 바로 이렇게 « 한 끼의 식사를 구성하는 여러 음식의 조합 » 을 뜻하는 말입니다. « 한 식당에서 파는 모든 음식의 이름과 값을 적은 표 » 라는 뜻도 사전에는 기록되어 있지만, 현대 불어에서 menu 를 이런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거나 드뭅니다. 이럴 때 보다 적당한 말은 carte 이지요. 프랑쓰 식당에서 menu 라고 하면 식당 측에서 일정한 가격에 맞춰 미리 짜놓은 식사 프로그람을 뜻합니다. 따라서 au menu 로 먹으면 훨씬 선택의 폭이 좁지요. 반대로 à la carte 라고 하면 꺄르뜨에 제시되어 있는 음식들 모두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선택해서 먹는 방식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알 라 꺄르뜨로 먹는 것이 오 므뉘로 먹는 것보다 값이 많이 나오지요.
menu(e) 는 사실은 형용사로 « 작은, 잘게 쪼개진, 또는 자세한 »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사의 구성을 뜻하는 menu 는 menu détail, 즉 « 자세한 세부 사항 » 이라는 표현이 줄어들면서 명사화된 단어입니다.
여기서 비롯된 menuiser 라는 동사도 있습니다. 이 말은 즉 « 잘게 자르다 », 특히 « 나무를 토막내다 » 라는 뜻인데, 현대 불어에서는 사실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반면 이 동사에서 파생된 menuiserie 라는 말은 매우 자주 쓰입니다 :
« 목공업, 목공 기술, 가구 제조, 가구 공장... » 그리고 « 목공, 목수, 가구 제조업자 » 는 menuisier, -ière 라고 합니다.
한편 menu 에 축소접미사 -et 를 붙인 menuet 는 루이 14세 시대에 프랑쓰 궁정에서 유행했던 춤으로, 작은 발걸음으로 추는 춤이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므뉘에는 또한 이 춤을 반주하던 삼박자 풍의 음악을 뜻하기도 하는데, 훗날 춤하고는 상관없는 독립적인 음악 형식으로 발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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