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독창적으로 보이는 테니쓰의 점수 계산법 역시 이미 손바닥 놀이에서 사용되던 점수 계산 방식을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입니다. 손바닥 놀이가 프랑쓰에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이 13세기인데, 두 세기가 지나기 전에 벌써 더 이상 점수계산법의 유래가 완전히 잊혀졌습니다. 그래서 15세기 무렵부터 많은 학자들이 어째서 이런 특이한 점수 계산법이 생겼을까를 궁금해하고, 나름대로 많은 가정들을 내놓았다는군요. 16세기에는 심지어 에라스무쓰 (Érasme) 마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결론을 내리기를, 프랑쓰 사람들마저 전혀 기원을 기억 못하는 손바닥 놀이의 점수 계산 방식은 영원한 비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답니다. 하지만 19세기까지도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가설들을 제시했고, 그 때문에 오히려 지금은 더욱더 혼란이 가중되었을 따름입니다. 그 중 자주 언급되는 세가지 가설은 :
1. 천문학에서 사용되던 육십진법 : 이것은 매우 복잡한 이론으로, 중세 천문학에서 각도를 계산할 때 60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즉 원을 60도로 나누고, 각 도를 60분으로, 각 분을 60초로. 시간을 나누는 방법도 이것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튼 테니쓰 및 손바닥 놀이에서도 60이 완벽한 수처럼 여겨져, 한 판을 이기기 위해서는 60이라는 수에 도달해야 했던 거지요. 그리고 한 판에는 네 번의 점수가 있으므로, 각각 15, 30, 45, 60 으로 세분되었다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설득이 되지 않는 이론입니다.
2. 화폐 단위 : 옛 프랑쓰에는 드니에 도르 (denier d'or) 라는 금화가 있었는데, 이것은 15 쑤 (sou) 에 해당하는 돈이었습니다 (쑤는 드니에 보다 하위 단위). 그리고 네 개의 드니에 도르가 모이면 두블 도르 (double d'or) 라는 금화가 되구요 (마치 오늘날 미국의 1 달러가 네 개의 쿼터 동전으로 나뉠 수 있듯이). 그리고 손바닥 놀이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항상 내기를 했다는군요. 즉 한 점수 당 한 드니에, 즉 15 쑤를 따거나 잃었겠지요 ?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점수를 아예 돈의 가치로 환산해서 부르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한편 « 손바닥 놀이 경기장 » 을 불어로 tripot 라고 불렀었는데, 이 말에는 « 도박장 » 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가설은 황당무계하지만은 않은 듯 싶습니다. 하지만 또 달리 보면, 드니에 도르라는 금화는 상당히 큰 돈이었으므로 한 점수 당 15 쑤씩 내기를 했다가는 여러 판으로 구성된 경기 전체에 거래되는 돈의 양이 엄청났을 것입니다. 내기 돈의 액수가 그렇게 컸다면 실제로 그것이 유행이 되고 습관으로 굳어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3. 놀이 방식과 걸음 거리 : 또다른 가설에 의하면, 애초에는 손바닥 놀이의 규칙이 지금과는 달랐다고 합니다. 즉 한 점을 딸 때마다 열다섯 걸음을 앞으로 나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총 네 점을 따서 중앙 그물에까지 이르면 이기는 것이지요. 이 설은 19세기의 유명한 손바닥 놀이 선수였던 샤를 들라에 (Charles Delahaye) 가 내세운 가정인데, 일단 너무 시대가 너무 뒤늦으며, 도대체 앞으로 걸어나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손바닥 놀이든 테니쓰든, 상대방보다 더 앞에 나가 있다고 해서 별다른 이득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왜 굳이 열 다섯 걸음씩 걸어야 하나 하는 것도 의문이구요. 하지만 들라에는 자기가 어린 시절 이런 방식으로 손바닥 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니, 이걸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
그리고 이 모든 경우에, 어째서 45가 40이 되었나는 설명이 안되고 있는데, 이것은 그저 quarante-cinq 라는 말이 세월이 지나다 보니 quarante 로 줄은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trente (30) 와도 운이 맞구요.
결국, 에라스무쓰의 말대로 테니쓰 점수계산법의 비밀은 영원히 지켜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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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aire:
mm.. cognitively th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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