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로 « 해변 » 을 뜻하는 plage 는 이딸리아말 piaggia 로부터 수입되었습니다. 이딸리아말 piaggia 는 라띠나어 plaga (땅, 지역, 토지) 와 고대 그리쓰어 plagios (기울어진, 비스듬한) 가 겹쳐지고 혼돈되면서 생겨난 말로, « 경사진 넓직한 땅 » 을 지칭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비롯되어, 바다와 강, 호수 등 « 물가 주변의, 얕게 경사지고 넓게 펼쳐진 땅 » 을 일컫게 되었지요. (참고로 오늘날 piaggia 는 이딸리아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이며, 이딸리아말로 « 해변 » 을 뜻할 때는 spiaggia 라고 합니다.)
그리쓰어 plagios 는 고대 로마에서는 사람의 인격을 묘사하는 데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즉, « 성격이 삐딱한, 곧지 못한... » 이 단어가 라띠나어로 수입되면서 plagiarius 라는 독특한 형용사를 낳았지요. 라띠나어에서 이 단어는 « 남의 노예를 훔치는 », 또는 명사화 되어 « 남의 노예를 훔치는 도둑 » 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여기에 «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저작을 표절하는 (사람) » 이라는 새로운 뜻이 첨가되었습니다. 이 단어가 변하여 불어의 plagiaire 가 되었고, 여기서 명사 plagiat (표절) 과 동사 plagier (표절하다) 가 차차 유래되었습니다.
그리쓰어 plagios 에서 유래된 또다른 단어 중에,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plagal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양의 중세 음악, 그리고 서양 외의 다른 여러 문화권의 음악에는 선법 (mode, modalité) 이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이것은 간단히 말해, 음정 간격이 일정한 원칙에 따라 정해진 음계 체계입니다. 중세 서양 음악에는 모두 여덟 개의 선법이 있었는데, 이 중 네 개는 정격 선법 (modes authentes) 이라 하고, 정격 선법을 « 기울여서 » 만든 네 개의 새로운 선법은 변격 선법 (modes plagaux) 이라 부릅니다. 변격 선법들은 각각에 상응하는 정격 선법과 동일한 종지음을 공유하지만, 낭송음은 3도 낮으며, 전체 음역은 4도가 낮은 선법들입니다. 중세 후기에는 여기에 네 개의 선법이 첨가되어 모두 열 두 개의 선법이 쓰였던 적도 있었으나, 결국에는 그 중 단지 두 선법 만이 살아 남아 오늘날 장조 (majeur) 와 단조 (mineur) 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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