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24 septembre 2008

중세의 오르간 (orgues médiévaux)

그리쓰의 수학자이자 기술자였던 에롱 (Héron) 에 의하면, 오르간은 기원전 250년 무렵 알렉썽드리의 크테지비오쓰 (Ctésibios d'Alexandrie) 라는 사람에 의해 발명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언급을 하고 있는 에롱의 저술 (Les Pneumatiques) 자체가 기원전 120년 정도에 쓰여졌으므로, 그의 말을 무조건 믿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그의 저술이 오르간의 원리를 상당히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오르간이 매우 오래된 악기 중의 하나라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고대 오르간 (orgue hydraulique) 과 굽은 트롱뺏 (trompette courbe) 의 연주자. 기원후 2세기.
네니히 (Nennig) 의 로마 빌라.

위의 로마 시대 모자익에서도 볼 수 있듯이, 초기의 오르간들은 오늘날의 오르간들과는 달리, 이동이 가능한 « 비교적 » 작은 악기였습니다. 15세기 이전까지 프랑쓰를 비롯한 서유럽에서 사용된 오르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우선, orgue positif 라고 부르는 것은, 이름 그대로, poser (놓다) 할 수 있는 오르간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며, 원하는 자리에 내려 놓을 수 있을 만한 크기였습니다. 어떤 것은 탁자 위에 놓을 만큼 작았으며, 또다른 것은 오늘날의 풍금이나 피아노처럼 바닥에 직접 놓아야 할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이동이 가능하며, 음량이 컸기 때문에 오르그 뽀지띠프는 실제로 야외에 들고 나가서도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그래도 이 악기는 최소한 두 명의 연주자를 필요로 하는 상당히 번거로운 악기였습니다. 한 명은 주연주자로서 실제로 건반을 연주하였으며, 다른 한 명 (또는 그 이상) 은 바람을 불어 넣는 조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귀부인과 유니콘 (La Dame à la licorne) 따삐쓰리 연작 중
« 청각 » (L'Ouïe).

빠리, 끌뤼니 중세 박물관.
(주인 마님이 탁자 위에 놓인 뽀지띠프를 연주하는 동안 하녀가 바람을 넣고 있습니다.)
뽀지띠프를 연주하는 두 멧돼지 (?).
스딸 (stalle) 에 새겨진 조각.
빠리, 끌뤼니 중세 박물관.
또하나의 부류는 orgue portatif 라고 부르는데, 즉 porter (손에 들다, 몸에 지니다) 할 수 있는 오르간이라는 뜻이지요. 뽀르따띠프는 바닥에 내려 놓을 필요 없이, 무릎에 얹거나, 아니면 끈으로 어깨에 둘러 메고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벼운 오르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도, 왼손으로는 풀무를 작동하여 바람을 불어 넣고, 오른손으로는 건반을 연주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습니다. 뽀르따띠프는, 물론 건반의 크기, 음역, 관의 수와 종류, 음색, 음량 등 모든 면에서 뽀지띠프보다 제한된, 어찌보면 장남감 같은 악기였지만, 그래도 사용의 편리성 때문에 중세에 널리 이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세 말기의 유명한 작곡가였던 프란체스꼬 란디니 (Francesco Landini) 는 장님 오르간 연주자로도 명성을 떨쳤는데, 거대한 오르간을 장엄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오산입니다. 15세기에 작성된 스꽈르챨루삐 필사본 121 장 뒷면은 란디니의 초상을 담고 있되, 뽀르따띠프를 연주하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보다 아래쪽에도 뽀르따띠프 연주 장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Ms. Laur. Med. Palat. 87, dit Squarcialupi, f° 121v
Florence, Biblioteca Medicea Laurenziana

현대의 오르간과 닮은 악기들이 등장하는 것은 15세기 이후로, 오르그 뽀지띠프가 점점 더 커지다보니 더이상 이동을 삼가하고 한 장소에 고정시키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세속 음악에도 사용되었던 오르간이 점점 더 교회 음악과 밀접해짐으로 해서 더이상 교회 밖에서 쓸 일이 없어지자 오르그 뽀르따띠프는 차차 사라졌습니다.

2 commentaires:

Anonyme a dit…

오랜만에 들린다. 메일도 잘 받았어.
이사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언제 이곳으로 오는지. 여기도 많이 추워졌어. 따뜻한 곳을 원하는 네가 오면 많이 싫어하겠다.
언제 오는지 모르지만, 너 오는 거 기다리고 있단다. 뒷정리 힘들지? 힘내서 마무리 잘 하고 오길~

ange dubitatif a dit…
Ce commentaire a été supprimé par l'aute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