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오르간 (orgue hydraulique) 과 굽은 트롱뺏 (trompette courbe) 의 연주자. 기원후 2세기.
네니히 (Nennig) 의 로마 빌라.
네니히 (Nennig) 의 로마 빌라.
위의 로마 시대 모자익에서도 볼 수 있듯이, 초기의 오르간들은 오늘날의 오르간들과는 달리, 이동이 가능한 « 비교적 » 작은 악기였습니다. 15세기 이전까지 프랑쓰를 비롯한 서유럽에서 사용된 오르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우선, orgue positif 라고 부르는 것은, 이름 그대로, poser (놓다) 할 수 있는 오르간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며, 원하는 자리에 내려 놓을 수 있을 만한 크기였습니다. 어떤 것은 탁자 위에 놓을 만큼 작았으며, 또다른 것은 오늘날의 풍금이나 피아노처럼 바닥에 직접 놓아야 할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이동이 가능하며, 음량이 컸기 때문에 오르그 뽀지띠프는 실제로 야외에 들고 나가서도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그래도 이 악기는 최소한 두 명의 연주자를 필요로 하는 상당히 번거로운 악기였습니다. 한 명은 주연주자로서 실제로 건반을 연주하였으며, 다른 한 명 (또는 그 이상) 은 바람을 불어 넣는 조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귀부인과 유니콘 (La Dame à la licorne) 따삐쓰리 연작 중
« 청각 » (L'Ouïe).
빠리, 끌뤼니 중세 박물관.
(주인 마님이 탁자 위에 놓인 뽀지띠프를 연주하는 동안 하녀가 바람을 넣고 있습니다.)
또하나의 부류는 orgue portatif 라고 부르는데, 즉 porter (손에 들다, 몸에 지니다) 할 수 있는 오르간이라는 뜻이지요. 뽀르따띠프는 바닥에 내려 놓을 필요 없이, 무릎에 얹거나, 아니면 끈으로 어깨에 둘러 메고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벼운 오르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도, 왼손으로는 풀무를 작동하여 바람을 불어 넣고, 오른손으로는 건반을 연주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습니다. 뽀르따띠프는, 물론 건반의 크기, 음역, 관의 수와 종류, 음색, 음량 등 모든 면에서 뽀지띠프보다 제한된, 어찌보면 장남감 같은 악기였지만, 그래도 사용의 편리성 때문에 중세에 널리 이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청각 » (L'Ouïe).
빠리, 끌뤼니 중세 박물관.
(주인 마님이 탁자 위에 놓인 뽀지띠프를 연주하는 동안 하녀가 바람을 넣고 있습니다.)
중세 말기의 유명한 작곡가였던 프란체스꼬 란디니 (Francesco Landini) 는 장님 오르간 연주자로도 명성을 떨쳤는데, 거대한 오르간을 장엄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오산입니다. 15세기에 작성된 스꽈르챨루삐 필사본 121 장 뒷면은 란디니의 초상을 담고 있되, 뽀르따띠프를 연주하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보다 아래쪽에도 뽀르따띠프 연주 장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Ms. Laur. Med. Palat. 87, dit Squarcialupi, f° 121v
Florence, Biblioteca Medicea Laurenziana
Florence, Biblioteca Medicea Laurenziana
현대의 오르간과 닮은 악기들이 등장하는 것은 15세기 이후로, 오르그 뽀지띠프가 점점 더 커지다보니 더이상 이동을 삼가하고 한 장소에 고정시키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세속 음악에도 사용되었던 오르간이 점점 더 교회 음악과 밀접해짐으로 해서 더이상 교회 밖에서 쓸 일이 없어지자 오르그 뽀르따띠프는 차차 사라졌습니다.
2 commentaires:
오랜만에 들린다. 메일도 잘 받았어.
이사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언제 이곳으로 오는지. 여기도 많이 추워졌어. 따뜻한 곳을 원하는 네가 오면 많이 싫어하겠다.
언제 오는지 모르지만, 너 오는 거 기다리고 있단다. 뒷정리 힘들지? 힘내서 마무리 잘 하고 오길~
Enregistrer un commenta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