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대부분의 낭만주의 오뻬라들이 그러하듯, 노르마에서 골은 그저 이국적인 색채를 주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지요. 따라서 모순들과 피상적인 암시들로 가득합니다. 예를 들어 오뻬라의 첫 장면은 드뤼이드들이 황금낫으로 기 (gui) 를 따는 예식으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아스떼릭쓰 만화에도 자주 등장하지만, 골 종교의 가장 잘 알려진 측면이지요. 또 오뻬라의 마지막에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것이나, 달을 향한 기도 (유명한 아리아 « Casta diva ») 등도 대표적인 끌리셰들입니다.
황금낫과 기를 손에 들고 메니르 기념물 앞에 서 있는 여자 드뤼이드 (La Druidesse). 19세기 화가 라 로슈 (La Roche) 의 그림.
1831년 밀라노 초연에서 아달지자를, 1835년 빠리 초연에서 노르마를 노래한 쥴리아 그리지 (Giulia Grisi)
한편 노르마의 역할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상당히 모호합니다. 오뻬라 대본에서 그녀는 때로는 여자 드뤼이드 (druidessa) 라 칭해지고, 때로는 예언녀 (veggente) 라 불리는데, 쎌트 종교에서 이 둘은 서로 다른 역할, 다른 계층에 속했습니다. 그리고 드뤼이드라고 해서 반드시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은 없었고, 지역마다, 부족마다, 조금씩 달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드뤼이드가 순결을 지켜야 한다면, 어째서 노르마만 지켜야하고 그녀의 아버지인 오로베조 (Oroveso) 는 지키지 않았는지 궁금해집니다. 왜냐면 오로베조야말로 « 드뤼이드들의 우두머리 (capo dei druidi) » 인 것으로 명시되니까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진짜 우두머리는 마치 노르마인 것으로 그려집니다. 모두들 노르마의 한마디에 부들부들 떨고, 노르마가 전쟁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리며, 기를 따는 것도, 희생 예식을 집전하는 것도 노르마입니다.
여자 드뤼이드인 것으로 보이는 나무 조각 (기원후 1세기). 프랑쓰 중부 샤말리에르 (Chamalière, Puy-de-Dôme) 에서 발견.
또한 프로꼰쑬인 뽈리오네가 노르마와, 그리고 뒤이어 아달지자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사실 좀 억지스럽습니다. 로마가 파견한 프로꼰쑬 (proconsul) 은 골 전체를 다스리는 매우 높은 직책 (오늘날의 대통령에 비할 수 있는) 으로서, 혼자서 밤에 숲 속을 거닐며 일개 식민 부족의 드뤼이드와 몰래 사랑을 나누는 것은 거의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뽈리오네 (프랑꼬 꼬렐리) 와 노르마 (마리아 꺌라쓰).
제피렐리의 연출. 1964년 빠리 오뻬라.
제피렐리의 연출. 1964년 빠리 오뻬라.
물론 이 모든 것은 로마니 혼자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오뻬라의 원작이었던 알렉썽드르 쑤메 (Alexandre Soumet) 의 운문 희곡, 노르마 또는 유아살인 (Norma ou l'infanticide) 에서 이미 설정되었던 상황들이었지요. 중요한 차이점이라면, 원작에서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노르마가 실제로 아이들을 살해합니다. 즉, 원작에서는 노르마의 분노와 절망이 훨씬 더 극단적이고, 골인들과 오로베조의 태도도 훨씬 더 격렬하며, 숲 속에 귀신과 유령이 난무합니다. 그나마 로마니의 각색본이 보다 절제되고 이성적인 셈입니다.
전형적인 19세기 초반 이딸리아 오뻬라인 노르마는 음악적으로도 큰 독창성은 별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비록 잘 작곡된 음악이고, 나름대로 아름다운 대목들이 여기저기 있긴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눈을 쥐어짜도, 쇼빵이 노르마를 보고서 흘렸다는 눈물은 나오지 않네요. 하지만 골을, 그리고 더 넓게는 쎌트 문화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들이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노르마는 흥미를 가져볼 수 있는 오뻬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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