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oler 의 어원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데, 아마도 rire 와 riole 이 만나서 생긴 것이 아닌가 짐작만 하고들 있습니다. rire 는 현재 불어에서도 널리 쓰이는 « 웃다 » 라는 뜻의 동사이고, riole 은 지금은 사라진 옛 불어로, « 장난, 즐거움, 놀이판, 난장판 » 등의 뜻이었습니다. rire 가 보다 넓은 의미, 중립적 의미에서 « 웃다 » 라면, rigoler 는 « 깔깔거리다, 히죽거리다, 즐거워하다, 장난치다, 농담하다, 비웃다 » 등등의 뜻이 있지요.
Rigoletto 의 대본은 역시 삐아베가 썼는데, 그가 주인공의 이름을 불어에서 찾은 것은, 이 오뻬라의 원작이 프랑쓰의 희곡이었기 때문입니다 : 빅또르 위고의 왕이 즐거워하다 (Le roi s'amuse). 원작에서는 무대가 프렁쓰와 1세의 궁정이었고, 주인공의 이름은 트리불레 (Triboulet) 였습니다.
그런데 트리불레는 실존 인물로서 루이 12세와 프렁쓰와 1세, 두 왕을 섬기며 르네썽쓰 시대를 살았던 광대였습니다. 트리불레라는 이름은 궁정에서 붙여준 이름이고, 원래 이름은, 정확치는 않지만, Ferrial 또는 Févrial 또는 Le Févrial 또는 Le Feurail 였답니다. 원래는 농부였는데, 특이한 외모와 뛰어난 재치 덕에 유명해져서 심지어 왕의 눈에까지 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삶에 대해서는 몇몇 일화들을 빼고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며, 왕이 즐거워하다 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순전히 위고의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희곡은 초연 (1832년 11월 22일) 다음날로 즉시 공연 금지되었습니다, 왕정을 모욕했다는 핑계 하에. 그리고 이 금지는 오십여년 뒤에나 풀렸답니다.
1851년에 삐아베와 베르디가 이 희곡을 오뻬라로 만들려 했을 때도 역시 외스터라이히 제국으로부터 강한 압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무대를 만또바로 옮겼다지요 (당시에 이미 만또바 공국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그리고 프렁쓰와 1세는 이름이 명시되지 않은 만또바의 공작으로 바뀌었구요.
Gilda 역시 원작에서는 Blanche 라는 이름이었고, 질다를 죽이는 Sparafucile 는 Saltabadil 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프랑쓰 이름 Saltabadil 이 별다른 뜻이 없는데 비해, Sparafucile 는 번역이 가능한 이름입니다. sparare (= 쏘다) 의 3인칭 현재 + fucile (= 총). 게다가 그의 직업이 청부살인자니, 아주 어울리는 이름이죠. 하지만 그가 질다를 죽일 때, 총이 아니라 칼로 죽이는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아무튼 죽은 블렁슈/질다를 원작에서는 쎈 강에다 던지려 하는데, 오뻬라에서는 당연히 민치오 강에 던지려 합니다.
민치오 (Mincio) 강은 뽀 강으로 합류되기 전에 만또바에 세 개의 호수를 주었습니다. 이 호수들은 특별한 이름은 없고, 그저 물결의 흐름에 따라, Lago superiore (윗 호수), Lago di mezzo (중간 호수), Lago inferiore (아래 호수) 라 불립니다. 중간 호수와 아래 호수가 만나는 지점에 유명한 만또바 공작의 궁이 있습니다.
Palazzo ducale di Mantova = Palais ducal de Mantoue
이 중세 풍의 외모를 지닌 궁은 밖에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워낙 꼬불꼬불하고 복잡하여, 흔히 이딸리아말로 città-palazzo (도시-궁) 라고 부른답니다. 안에는 공중 정원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정원들이 있고, 본궁 외에도 중세의 요새였던 성 죠르죠 성과 특별히 음악적인 이유 때문에 지어진 성녀 바르바라 궁정 성당 (Basilica palatina di S. Barbara) 등 여러 건물들이 있습니다.
Castello di S. Giorgio = Château de St. Georges
실내 대부분은 안드레아 만떼냐 (Andrea Mantegna) 와 삐자넬로 (Pisanello) 에 의해 장식되었는데, 특히 만떼냐가 벽화를 그린 부부의 방은 매우 유명합니다.
Camera degli sposi = Chambre des époux
여기서 부부란 루도비꼬 3세 곤자가 (Ludovico III Gonzaga) 와 그의 부인 바르바라 디 브란데부르고 (Barbara di Brandeburgo) 를 말합니다. 호헨졸레른 (Hohenzollern) 가문의 이 공주와 결혼함으로써 루도비꼬 3세는 당시까지 별볼일 없던 만또바를 밀라노와 베네치아에 버금가는 위치로 올리고, 그 후로 4세기 동안 지속될 화려한 시대의 막을 열지요.
부부의 방 내부 북쪽 벽화. 왼쪽에 앉아 있는 두 남녀가 루도비꼬와 바르바라
또 현재 남아있는 오뻬라들 중 가장 오래된 오뻬라인 몬떼베르디 (Claudio Monteverdi) 의 오르페오 (L'Orfeo) 가 1607년 초연된 곳도 이 궁이었습니다. 그리고 80년대에 졍-삐에르 뽀넬 (Jean-Pierre Ponnelle) 이 연출한 오뻬라-영화 리골레또는 모든 장면이 실제로 만또바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공작의 궁 외에도 떼 궁전 (Palazzo di Tè) 등, 만또바의 유적지들을 볼 수 있지요. (하지만 관광용으로나 보면 모를까, 연출 자체는 뽀넬답게 무척 지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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