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로 « 사육제 » 라고 하는 carnaval 이 며칠 전 끝났습니다. 꺄르나발은 엄격히 말하면 주의 공현 축일 (Épiphanie, 1월 6일) 부터 기름진 화요일 (mardi gras, 2월 중하순) 까지의 기간을 의미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의미가 약간 변화하여, 기간 자체 보다는, 이 기간 동안 열리는 다양한 축제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축제를 여는 것이 전통이 된 것은, 이 기간이 끝나면 금육과 절제의 기간인 사순절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에 마음껏 먹고 신나게 놀자라는 생각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carnaval 이라는 말 자체도 « 고기를 금한다 » 는 뜻입니다. 불어의 이 단어는 이딸리아어 carnevale 에서 왔는데, 이 말은 carne (고기, 살) + levare (없애다, 탈취하다)의 합성어입니다. 옛날에는 유럽 곳곳에서 크고 작은 규모의 다양한 꺄르나발이 많이 있었지만, 꺄똘릭 교회의 전통을 엄격히 지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면서, 이제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현대에 « 앞으로 사십일간 고기를 안 먹겠다, 대신 미리 잔뜩 먹어두자 »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 그리하여 이제는 몇몇 정말 크고 화려한 꺄르나발만이 종교적 의미와는 거의 동떨어진 채 열리고 있습니다. 니쓰의 꺄르나발, 베네치아의 꺄르나발, 리오 데 쟈네로의 꺄르나발 등등.
원칙적으로 꺄르나발은 기름진 화요일 (mardi gras) 날 절정에 이르는 동시에 끝이 납니다 (현재는 예외도 있음). 이 날은 매년 날짜가 달라지지만 항상 화요일입니다. 올해에는 2월 20일었습니다. 이 날을 기름진 화요일이라 부르는 것은 역시 위에서 얘기한 것과 마찬가지 이유에서, 기름지고 풍요롭게 먹고 마시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나면 이튿날인 재의 수요일 (mercredi des cendres) 부터는 사십일간 금식을 해야하니까요.
이 사십일의 기간은 불어로 carême 이라 합니다. 이 말은 라띠나어 quadragesima 가 차차 변형된 것으로, « 40번째의 » 라는 뜻입니다. 즉 현대 불어 quarantième 과 같은 뜻이죠. 뭐가 사십번째냐 하면, 부활절로부터 사십번째 이전 날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 세어보면 알 수 있지만,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 사이의 정확한 날짜 수는 40이 아니라 46입니다. 여기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여섯번의 일요일을 빼면 된다고 답하기도 하는데, 이건 뒤늦게 제안한 해결책이 우연히 맞아 들은 것일 뿐, 정확한 이론은 아닙니다. 애초에는 일요일까지 다 쳐서 정확하게 사십일이었거든요.
어쨌건 오늘이 금요일이니 사순절이 시작된지 삼일 되었네요. 그럼 다들 금식 열심히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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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aires:
아, 한글로 돌아왔네. 나야 좋지만,
네가 좀 힘든 거 아니니? ^ ^
근데, 마지막에서 두번째 문장에 나온
40일에 관련된 이야기는 잘 이해가 안돼.
왜 46일인데, 넌 또 일요일까지 넣어서 40일이라는 거야?
점점 갈수록 아이큐가 떨어지는 병이 있는 게 틀림없어.
금식이라~ 지금, 쇠고기고추장볶음에 비빈 밥에다 볶음에 넣어던 와인까지 홀짝 마시면서 놀고 있다.(대낮임) 역시 예수님은 나에게 너무 멀고 먼 인물이야.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했을 때가 가장 가까웠던 듯.
와, 내 블록에 생긴 첫번째 꼬멍떼르 !!!
그런데 뭐가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어요 ? 옛날에는 사순절이 부활절로부터 정확하게 40일 이전에 시작되었는데, 이젠 46일전부터 시작된다니까요.
그러니까, 왜 애초에는 40일 이전인데, 이제는 46일이전이야? 왜, 언제부터, 그렇게 된거야? 거기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40과 46 사이에서
뭔가 퍼즐 푸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근데, 참 축하인사도 안했네.
블로그의 파란색 참 이쁘다. 앞으로 재밌는 글, 부탁~해요~ (쇼 엠씨였던 이덕화 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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