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만 소개하면, 어찌어찌하여 한 왕자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의 반지를 얻게 되고, 그녀를 되찾기 위해 전국의 여자들을 모두 궁으로 불러 한 명씩 반지를 끼워보게 한 결과,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추하디 추한 뽀단, 즉 « 당나귀껍질 » 이라는 이름의 하녀가 그 반지의 소유자였더라는 얘기... 물론 그 앞뒤로 썽드리용과는 전혀 다르며, 상당히 복잡하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줄거리가 더 있긴 하지만 여기서 다 설명할 필요는 없을 테구요. 썽드리용과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뽀단이 썽드리용 보다 더 먼저 발표되었으니, 굳이 영향의 방향을 정하자면 썽드리용이 뽀단의 영향을 받아서 씌어졌다고 말해야 겠지요 ?
그리고 산문인 썽드리용과는 달리 뽀단은 운문으로 쓰여졌습니다. 사실 오늘날 당나귀가죽을 아는 프랑쓰 사람들 중 17세기 운문 불어로 쓰여진 뻬로의 원작을 읽은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온갖 종류의 동화책, 소설책, 그림책, 만화책, 신문 연재 만화, 종이 인형, 인형극, 카드 놀이, 영화, 만화 영화, 오뻬라 등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아녜쓰 바르다 (Agnès Varda) 가 17세기 부터 현대까지 당나귀껍질을 주제로한 다양한 매체의 각색판들을 수집해서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정말 놀랍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재미있고, 가장 잘 만들었고, 가장 유명한 각색판은 쟉 드미 (Jacques Demy) 의 동명 영화일 것입니다. 정말,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 음악을 사랑하시는 분, 불어를 사랑하시는 분, 미술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 꼭 보셔야 합니다 !!! 이 영화에서 당나귀가죽의 아빠인 파란 나라의 왕 역을 맡았던 졍 마레 (Jean Marais)는 이런 말을 했지요 :
« 내가 백만장자라면 난 일을 그만 하겠다. 하지만 내가 백만장자더라도 난 이 영화만은 찍을 것이다. »
(Si j'étais milliardaire, je m'arrêterais de travailler, mais si j'étais miliardaire, je ferais quand même ce film).
2 commentaires:
그렇게 재밌다니, 한번 봐야겠는걸. 근데, 제목이 당나귀껍질이라니. 놀랍다.
네, 누나, 꼭 보세요. 정말 재밌어요. 영어 제목은 동키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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