뻬로 (Charles Perraul) 가 쓴 동화의 정확한 제목은 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 (썽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 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유리신 한 짝이 결말을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은 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요. 그런데 자연주의 (naturisme) 작가들이나 실증주의 (positivisme) 철학가들은 유리로 구두를 만든다는 생각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나 봅니다. 대표적으로 발작 (Honoré de Balzac) 과 리트레 (Émile Littré) 가, 이 구두를 만든 재료는 verre (유리) 가 아니라 vair 라는 설을 내세웠습니다. vair 는 petit-gris 라 불리는 특별한 종류의 다람쥐로부터 얻은 가죽으로, 은회색 빛이 나고, 보는 각도에 따라 짙은 색깔로도 보이고 옅은 색깔로도 보이는, 고급 모피였습니다.
사실 비슷한 줄거리를 가진 다른 나라의 전설들을 보면, 썽드리용이 신었던 신발이 특별히 유리로 만들어졌다는 말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신발이 훨씬 더 이치에 맞기는 합니다만, 그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이 동화에서 이치에 안 맞는 요소가 어디 유리 구두 뿐인가요 ?
아무튼, 이 예는 유난히 동음이의어 (homonyme) 가 많은 불어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verre 와 vair 외에도 vers (싯구의 단수), vers (싯구의 복수), ver (벌레의 단수), vers (벌레의 복수), vers (-를 향하여, 또는 -경에. 전치사), vert (초록색 또는 초록색의), verts (앞 단어의 복수) 등이 모두 똑같이 발음됩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프랑쓰 학교에서는 어릴 때부터 받아쓰기 (dictée) 를 엄청나게 시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프랑쓰 사람들이 끊임없이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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