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의 정원이 니끼 드 쌍-팔 (Niki de Saint-Phalle) 의 필생의 대작이기는 하나, 사실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그녀의 작품은 빠리의 스트라빈스끼 연못일 것입니다. 비록 쌍-팔의 작품이 세계 도처에 설치되어 있기는 하나, 빠리가 워낙 국제적인 관광 도시인 까닭이지요. 더군다나 많은 관람객을 모으는 뽕삐두 쎈터 바로 옆에 있는 관계로, 빠리를 방문한 전세계의 관광객들에게 이 연못은 꽤 친숙합니다.
그런데 빠리에는 니끼 드 쌍-팔의 작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하여 훨씬 덜 알려진 이 조각은 사실 예술 작품으로서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라, 리꺄르도 므농 (Ricardo Menon) 이라는 친구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한 개인적인 조각입니다. 리꺄르도 므농은 1977년 이후로 십여년간, 쌍-팔의 조수이자 비서, 그리고 친구로서, 그녀에게 더없이 소중한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 바로 이듬해부터 시작된 따로의 정원의 건축에도 그는 활발히 참여했지요.
하지만 1986년, 그는 개인적인 예술가로 독립하고자, 니끼와 따로의 정원을 떠나, 빠리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그 후 채 3년이 못되어 씨다로 사망하고 맙니다. 1952년 출생이니, 서른 일곱의 나이에 죽은 것입니다. 씨다 퇴치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쌍-팔은 이미 몇년전 AIDS: You Can't Catch It Holding Hands (en français, Le sida, tu ne l'attraperas pas, 1986) 라는 책을 쓰기도 했는데, 므농이 죽은 후 필립 매튜스 (Philippe Matthews) 와 공동 감독으로 이 책을 영화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필립은 니끼가 첫남편 해리 매튜스로부터 얻은 아들). 또한 그녀는 빠리의 몽빠르나쓰 묘지에 마련된 리꺄르도의 무덤을 장식할 기념비를 조각했습니다. 커다란 고양이의 모습을 한 이 조각은 쌍-팔의 작품답게,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깔의 모자익으로 장식되어 있어, 몽빠르나쓰 묘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무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밝은 느낌에도 불구하고, 쌍-팔이 자필로 쓴 비문을 읽으면 인생의 허무함을 상기하게 됩니다 : « 젊고, 사랑받고, 아름다왔으나, 너무나 일찍 죽은 우리의 절친한 친구 리꺄르도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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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aire:
오랜만이다. 컴을 딴 거 쓰느라 여기도 정말 오랜만에 들어오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돌아왔으면 연락줘. hb전화번호는 알지? 아니면 내 gmail로 연락줘도 되고~
서울은 이제 춥단다. 여러가지로 사람들 마음도 많이 춥고.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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