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edi 15 novembre 2008

놀이용 카드 (cartes à jouer)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늘날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서양식 놀이용 카드는 그 기원이 프랑쓰 (보다 정확히는 루엉) 입니다. 물론 놀이용 카드 자체의 기원은 중국으로 짐작하고 있으며,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유럽에는 이슬람 문화권을 거쳐 1370년 경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중세의 놀이용 카드는 화가들이 일일이 손으로 그려야 했으므로, 매우 값비싼 예술품이었습니다. 따라서 귀족들이나 부유한 시민들만이 소유할 수 있었지요. (한 예로, 15세기에 제작된 샤를 6세의 따로 카드를 보세요.) 그런데 카드 한 장 한 장이 독창적인 « 작품 » 이나 다름없다 보니, 놀이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내가 가진 카드들과 상대방이 소유한 카드들의 크기와 모양, 색깔과 그림이 다 달랐으니까요. 따라서 15세기 무렵부터는 정해진 모양에 따라 통일된 카드를 만들어 내는 일을 전문 직업으로 삼는 cartier 들이 등장했습니다. (프랑쓰에는 Cartier 라는 성이 매우 흔한데, 필경 먼 조상들 중에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통일이 되었다고는 해도 처음부터 당장 유럽 전역에서 똑같은 카드를 사용할 수는 없었겠지요 ? 따라서 나라마다, 지방마다 고유의 카드가 있었습니다. 르네썽쓰 시대에는 크게 세 종류의 카드가 존재했습니다 : 라띤 무늬 카드 (couleurs latines), 제르마닉 무늬 카드 (couleurs germaniques), 그리고 프랑쓰 무늬 카드 (couleurs françaises). 라띤 카드는 프랑쓰 남부와 이딸리아, 에스빠냐 등에서 사용되었으며, 그릇, 칼, 막대기, 동전을 무늬로 가지고 있습니다. 제르마닉 카드는 심장, 나뭇잎, 도토리, 방울을 무늬로 하며, 두말할 나위 없이 오늘날의 독일어권 지역에서 사용되었습니다. 프랑쓰는 당연히 라띤 카드를 사용하였지만, 동시에 새로운 카드를 개발했습니다. 이때 채택된 무늬가 바로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무늬들을 지칭하기 위하여 영어를 사용하나, 다른 나라들은 당연히 자국어를 사용합니다. 불어로는 각각 cœur (심장), pique (창끝), trèfle (토끼풀), carreau (네모).

또한 10 이상의 값을 가진 카드들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불어로는 valet (시종), dame (부인), roi (왕) 라고 부르며, 따라서 카드에는 약자로 V, D, R 로 표기합니다 (J, Q, K 가 아니라). 이 초상들 역시 16세기 초반 빠리에서 처음 표준화되었다고 합니다. 그 전에는 각자 그리고 싶은 얼굴을 그렸지요.

그리고 1 점을 가진 카드의 원래 명칭도 ace 가 아닌 as 입니다. 아쓰는 로마 시대에 사용된 화폐이자 무게의 단위인데, 주사위에서 점이 하나만 찍혀진 면을 일컫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주사위 놀이에서 아쓰 동전을 내기돈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주사위 놀이에서나 카드 놀이에서나 아쓰는 그 표면값과는 달리, 가장 높은 점수로 자주 취급되었고, 그 때문에 테니쓰에서도 상대방을 어쩔 수 없게 만드는 강한 공을 as 라 칭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as 라고 하면 한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위의 특징들을 종합하여 16세기 초반 루엉 (Rouen) 에서 프랑쓰식 카드가 완성되었습니다. 루엉은 당시 유럽에서 매우 중요한 상업 도시였기 때문에 곧 프랑쓰 카드가 널리 전파되었습니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사용하는 카드도 사실상 루엉의 모델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두가지 차이점이라면, 우선, 당시에는 카드에 위아래가 있었습니다. 현재의 카드들은 아쓰 같이 몇몇 특정한 카드를 제외하면 위와 아래를 구분할 수 없지요. 이것은 인쇄술의 발전으로 19세기 이후에야 도입된 특징이라고 합니다. 두번째 차이점은 죠커 (joker) 입니다. 역시 19세기에 미국에서 도입된 죠커는 그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카드였습니다. 물론 죠커라는 개념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따로 카드에는 이미 광대 그림이 있었고, 이 카드는 다른 어떤 카드든지 대체할 수 있었지요. 아무튼 joker 는 프랑쓰 카드들을 지칭하는 이름들 중 유일하게 영어를 어원으로 하는 단어입니다.

죠르쥬 들 라 뚜르, 네모 아쓰를 가진 속임꾼
Le Tricheur à l'as de carreau, Georges de la Tour (vers 1635)
Musée du Louvre,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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