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고전 라띠나어로 « 살구 » 는 armeniacum 이라고 했습니다. 고대 로마 사람들은 이 과일이 아르메니 (Arménie) 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 지금도 « 살구나무 » 의 학술명은 prunus armeniaca (아르메니의 자두나무) 입니다. 그런데 살구는 다른 자두들에 비해 더 일찍 익기 때문에, 대중적으로는 praecoquum 이라는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그리쓰어를 거쳐 아랍어로 수입되면서 barqoûq 이란 형태가 나온 것이지요. 아랍어에는 라띠나어나 불어의 p, 즉 우리말의 ㅃ 에 해당하는 글자가 없기 때문에, 대개는 b, 즉 한글의 ㅂ 에 해당하는 글자로 옮겨 적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정관사가 붙어 al barqoûq 이 되었으며, 방금 보았듯, al barqoûq 은 불어에서 abricot 가 되었습니다. 결국 praecoquum 은 다른 라띠나어 단어들처럼 곧장 불어로 올 수도 있었을텐데, 매우 많은 여행을 한 끝에야 불어가 된 것이지요.
한편 영어의 apricot 은 두말할 나위 없이 불어의 abricot 로부터 차용된 말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영어에서는 b 가 다시 p 로 변한 것일까요 ? 이것은 죤 민슈 (John Minsheu) 라는 영어학자가 17세기 초에 잘못된 어원을 내세우는 바람에 생긴 결과입니다. praecoquum 이 아랍 문화권을 거쳐 불어로 온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는 abricot 의 어원을 라띠나어 apricus (해를 좋아하는, 해를 향한) 에서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실수가 결국 굳어지면서 영어에서는 apricot 이라는 철자가 생겨났고, 또한 이 영어 단어는 그 자체가 다시 독어에 영향을 주어 독어로도 Aprikose 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작은 과일 이름 하나가 정말 많은 여행을 했지요 ?
un abricotier « 살구나무 »
2 commentaires:
pourquoi l' abricot aujourd'hui?
Pourquoi pas ? Si tu avais suivi chaque message tous les jours, tu aurais compris pourquoi. Fais-le maintenant, c'est pas trop tard. Et félicitation pour la création de ton comp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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