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 학문과 지식의 보금자리라 믿어지는 빠르나쏘쓰 산은 빠리의 한 구역과 프랑쓰의 문학 운동에 그 이름을 주었을 뿐 아니라 gradus ad Parnassum [그라두쓰 아드 빠르나쑴] 이라는 라띠나어 표현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직역하면 « 빠르나쏘쓰로 오르는 계단 », 의역하면 « 예술의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 밟아야 할 체계적인 과정 » 을 뜻하는 이 표현은 사실상 교본, 사전, 자습서, 연습문제 같은 책의 제목으로 자주 쓰였고, 더 나아가 그런 부류의 책을 포괄하는 일반 용어가 되었습니다. 불어에서도 gradus ad Parnassum [그라뒤쓰 아드 빠르나썸] 또는 그저 gradus [그라뒤쓰] 라고 하면, 특별히 라띠나어 시 작법을 설명한 책과 라띠나어 운율 사전 등을 칭합니다.
시 외에도 이 표현은 종종 음악 분야에서도 쓰였습니다. 특히 유명한 저술 하나는 외스터라이히의 작곡가 푹쓰 (Johann Joseph Fux) 가 지은 Gradus ad Parnassum 입니다 (1725). 스승과 제자의 대화 형식으로 쓰여진 이 대위법 설명서는 많은 유명 작곡가들의 교본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끌레멘띠 (Muzio Clementi) 의 Gradus ad Parnassum (1817) 은 글로된 저술이 아니라, 피아노를 위한 실제 음악 작품입니다. 총 100 곡으로 구성된 이 피아노 연습집은 갈수록 난이도를 높여가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게끔 엮어졌기 때문에, 이 백 곡을 차근차근 연마하면 이론적으로는 피아노의 정상, 즉 빠르나쓰의 꼭대기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지요. 피아노를 배워 보신 분들은 아마 아농 (Charles-Louis Hanon) 이나 체르니 (Carl Czerny) 의 연습곡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 교본들이 바로 그라두쓰 아드 빠르나쑴의 일종입니다.
드뷔씨의 유명한 Doctor Gradus ad Parnassum 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의 구석 (Children's Corner) 의 첫 곡인 이 작품은 피아노를 배우는 어린이들이 지겨워하는 연습곡을 의인화하여 박사라는 호칭을 붙였고, 그럼으로써 제목만 들어도 따분하고 현학적인 느낌을 줍니다. 곡 자체도 음계 연습을 연상시키지만, 물론 이 작품은 연습곡이 아니라 재미있는 풍자곡이지요.
아르뚜로 베네데띠 미껠란젤리가 연주하는 그라뒤쓰 아드 빠르나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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